목차
<아담이 눈 뜰 때>
- 근(현)대 사회에서 잃어버린 혁명적 사고
1. 아담이 눈 뜰 때
2. 혁명적 사고에 도달할 수 있는 철학적 준거
2-1 플라톤 주의
2-2. 근대적인 것 : 데카르트부터 칸트/헤겔까지
3. 대항 문화의 해체 -정세적 규정력을 중심으로
- 근(현)대 사회에서 잃어버린 혁명적 사고
1. 아담이 눈 뜰 때
2. 혁명적 사고에 도달할 수 있는 철학적 준거
2-1 플라톤 주의
2-2. 근대적인 것 : 데카르트부터 칸트/헤겔까지
3. 대항 문화의 해체 -정세적 규정력을 중심으로
본문내용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내가 학교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보여줄까? 자, 봐」
그러면서 오른손을 얼굴 위로 들어올렸다가, 자신의 젖가슴 위로 서서히 내려뜨렸다. 그녀의 엄지 손가락과 집게 손가락 사이엔 불붙여진 담배가 들려 있었다.
「아, 안돼!」
말릴 틈도 없이, 그녀는 자신의 오른쪽 젖가슴에 담뱃불을 비벼 눌렀다. 그러면서 현재는 얼굴 하나 찡그리지 않는 것이었다. 살이 타는 노리끼리한 연기가 공중으로 피어 올랐다. 나는 황급히 그네에게 달려가 오른손에 든 담배를 뺏들어 팽겨쳤다.
「죽을려고 그래!」
나는 욕실로 달려가 수건에 찬물을 적셔, 화상을 입어 짓물러진 오십 원짜리 동전만한 상처에 갖다 댔다. 그제서야 현재는 울음을 쿨적이기 시작했다.
「내일부터 모의고사야. 나가 학교에 가기 싫어!」
「그래, 가지 말자. 모의고사야 치든 말든 하고싶은대로 하는거다」
……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대학에 들어가긴 해야겠는데 자신이 없어」
「차근차근히 해봐」
「나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 계단 한계단 내려오는데 다른 친구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무섭게 위로 올라가고 있어. 이렇게 해서는 서울의 삼류 대학에도 들어가기 힘들어」
이렇게 가족과 학교를 필두로 한 제도를 매개로 대중들의 형식적/실질적 포섭이 강화되면서, 다른 한편으로 '소비 대중문화'가 전면에 부상한다. 이는 88서울 올림픽을 전후로 한, 초 거품경제 시기에 본격적으로 개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대중문화가 누리고 있는 '대중성'의 비결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첫째, 신자유주의하에서 더욱 강화되는 일상생활의 부담과 고된 노동으로부터의 이탈 욕구. 때문에 이것은 체념과 순종의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산출한다. 둘째,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한 문화매체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문화산업의 발달과 이들에 의한 문화상품 생산과정 및 시장의 통제. 이같은 문화시장의 확대는 전통적인 고급문화/대중문화의 구분을 해체하는데, 따라서 예컨데 고급문화는 학자나 아카데미즘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보존되고, 이들에 의해 매기된 대중문화 형태가 된다.
영화가 히트하면 그것을 각색시킨 연극이 따라 나온다. 다음에는 르포집과 스틸 사진집이 뒤따라 나온다. 아니, 순서는 뒤바뀌어도 좋다. (중략) 중요한 것은 그것이 자본주의의 존재 방식이라는 거다. 어떤 사건이든 자본은 그것을 센세이셔녈하고 상업적인 것으로 바꾼다. 자본은 추잡한 사건을 가지고 산업을 만들고, 흥미하게 만든다. 사건은 충분히 소비된 다음. 잊혀진다. 다은 흥미를 찾아, 개발해야 하니까 '무전유죄, 유전무죄' 따위는 심각하게 취급뒤지 않을뿐더러 더 이상 연구거리가 되지 못한다. 언제 그런 일이 있기나 했느냐는 식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비판적 지식, 문화 정치의 과잉결정된 형태로서 대항-문화/제도는 그 설 자리를 원천적으로 봉쇄당하고 있으며, 그러한 대항-문화/제도에 의해 지지되던 정치적 주체성 역시 심각한 위기에 빠진다. 하지만 '과정'과 관련된 어떤 일반적인 처방은 있을 수 없는 바, 그것은 결국 무정부주의(심지어 反지성주의)로 흐르게 되었다.
「내가 학교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보여줄까? 자, 봐」
그러면서 오른손을 얼굴 위로 들어올렸다가, 자신의 젖가슴 위로 서서히 내려뜨렸다. 그녀의 엄지 손가락과 집게 손가락 사이엔 불붙여진 담배가 들려 있었다.
「아, 안돼!」
말릴 틈도 없이, 그녀는 자신의 오른쪽 젖가슴에 담뱃불을 비벼 눌렀다. 그러면서 현재는 얼굴 하나 찡그리지 않는 것이었다. 살이 타는 노리끼리한 연기가 공중으로 피어 올랐다. 나는 황급히 그네에게 달려가 오른손에 든 담배를 뺏들어 팽겨쳤다.
「죽을려고 그래!」
나는 욕실로 달려가 수건에 찬물을 적셔, 화상을 입어 짓물러진 오십 원짜리 동전만한 상처에 갖다 댔다. 그제서야 현재는 울음을 쿨적이기 시작했다.
「내일부터 모의고사야. 나가 학교에 가기 싫어!」
「그래, 가지 말자. 모의고사야 치든 말든 하고싶은대로 하는거다」
……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대학에 들어가긴 해야겠는데 자신이 없어」
「차근차근히 해봐」
「나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 계단 한계단 내려오는데 다른 친구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무섭게 위로 올라가고 있어. 이렇게 해서는 서울의 삼류 대학에도 들어가기 힘들어」
이렇게 가족과 학교를 필두로 한 제도를 매개로 대중들의 형식적/실질적 포섭이 강화되면서, 다른 한편으로 '소비 대중문화'가 전면에 부상한다. 이는 88서울 올림픽을 전후로 한, 초 거품경제 시기에 본격적으로 개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대중문화가 누리고 있는 '대중성'의 비결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첫째, 신자유주의하에서 더욱 강화되는 일상생활의 부담과 고된 노동으로부터의 이탈 욕구. 때문에 이것은 체념과 순종의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산출한다. 둘째,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한 문화매체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문화산업의 발달과 이들에 의한 문화상품 생산과정 및 시장의 통제. 이같은 문화시장의 확대는 전통적인 고급문화/대중문화의 구분을 해체하는데, 따라서 예컨데 고급문화는 학자나 아카데미즘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보존되고, 이들에 의해 매기된 대중문화 형태가 된다.
영화가 히트하면 그것을 각색시킨 연극이 따라 나온다. 다음에는 르포집과 스틸 사진집이 뒤따라 나온다. 아니, 순서는 뒤바뀌어도 좋다. (중략) 중요한 것은 그것이 자본주의의 존재 방식이라는 거다. 어떤 사건이든 자본은 그것을 센세이셔녈하고 상업적인 것으로 바꾼다. 자본은 추잡한 사건을 가지고 산업을 만들고, 흥미하게 만든다. 사건은 충분히 소비된 다음. 잊혀진다. 다은 흥미를 찾아, 개발해야 하니까 '무전유죄, 유전무죄' 따위는 심각하게 취급뒤지 않을뿐더러 더 이상 연구거리가 되지 못한다. 언제 그런 일이 있기나 했느냐는 식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비판적 지식, 문화 정치의 과잉결정된 형태로서 대항-문화/제도는 그 설 자리를 원천적으로 봉쇄당하고 있으며, 그러한 대항-문화/제도에 의해 지지되던 정치적 주체성 역시 심각한 위기에 빠진다. 하지만 '과정'과 관련된 어떤 일반적인 처방은 있을 수 없는 바, 그것은 결국 무정부주의(심지어 反지성주의)로 흐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