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본주의의 위기와 축척체제의 구조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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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에 따른 예측하기 어려운 위기 상황에 직면하여 일국의 경제구조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조절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갈수록 그 중요성이 더해가고 있다.
둘째, 한국의 국가 주도 발전전략은 초기 산업화에는 효율적이었을지도 모르나, 내적인 경직성으로 인해 그 성장의 잠재력은 이미 고갈된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아 국가 주도 성장모델 가운데 유독 한국의 경제위기가 심각한 이유는 재벌 중심의 성장전략에 있다. 양적 팽창만을 위한 재벌 중심의 발전전략은 기술혁신을 소홀히 한 채 문어발식, 백화점식 확장을 낳았으며, 이러한 재벌의 고속성장에 금융자본을 집중 투자한 것이 현재 경제위기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에서 한국의 발전전략은 그것이 바람직한 모델은 아니라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기술혁신을 이루어온 일본의 사례와 중소기업을 상대적으로 중시한 대만의 사례와 비교되고 또 구별된다.
셋째, 지난 40여년 간 성장 및 안정 이데올로기의 물적 토대인 재벌의 성장과 중간계급의 풍요라는 연결이 약화되고 있다. 고도성장이 막을 내린 시점에서 나타나는 경기 양극화 및 재벌의 유연화 전략은 이제 노동자계급은 물론 중간계급의 점진적인 쇠퇴를 낳고 있다. 1997년 1월 노동법 날치기 통과에 대한 중간계급의 대응은 절차적 민주주의의 훼손에 대한 도덕적 분노를 넘어선 생존의 위협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이라 볼 수 있다. 선진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우울한 전망, ‘모래시계형 사회’(리피에츠) 또는 ‘20 대 80 사회’(마르틴?슈만)에 대한 예견은 수사(修辭)이상의 의미로 한국사회 현실에 다가오고 있다.

키워드

한국자본주의,   축척체제,   구조변화,   고속성장,   잠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