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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 자살해 버렸다. 세칭 고 3 수험생의 자살소동이다. 사실 이 해에는 유난히 입시생 자살이 많았는데, 그 유서에는 ‘시험 없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거나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거나 ‘대학에는 꼭 가야만 하나요’같은 것으로 사회적인 물의를 빚었다. 그러나 정부는 중고교 보충학습 규제를 풀어 자유화했고, 입시는 연옥에서 지옥으로 악화되어가기만 했다. 겉보기에는 현재가 그렇게 보일지 모르나 그녀는 ‘성의 해방’이 아니라 ‘입시의 억압으로부터의 탈출’적 측면이 강하다는 뜻에서, 그리고 종국에는 향락의 향유가 아닌 자살이라는 비극적 결말이란 점에서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조형적 성이라기보다는 현실 도피적인 밀실의 성애에 가까웠던 현재와 같은 유형의 여고생은 비극적 종말을 내포하고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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