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논리 현실의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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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문제의 제기

Ⅱ. 붕괴된 세계 혹은 실존의식

Ⅲ. 내면 탐구와 불교적 상상력

Ⅳ. 난해성 혹은 시적 모더니티

Ⅴ. 맺음말

본문내용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다. 신비평류에서 말하는 뜻겹침같은 시적 장치에서 오는 단순 소박한 난해성과는 근본적으로 거리가 먼 현상인 것이다. 오히려 지난 20세기초 유럽 중심으로 전개된 모더니즘시의 갖가지 실험적 기법이나 미학적 장치들에 근사한, 또는 근사해지려는 그의 시의 모더니티 기획에서 연유된 것이다. 시인 자신의 말을 신뢰한다면 "시대의 어지러움"이나 "정신의 혼란상"을 드러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미학의 선택인 셈이다.
시는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이라고 어느 외국시인은 말했다. 과거시처럼 작품의 핵심사항들을 쉽게 산문으로 되짚어 설명하고 독해할 수 없는 현대시―그렇다. 그것도 이미 20세기의 일이 되었다―의 숙명을 두고 한 말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김구용의 정말 좋은 시들은 (그의 초기 대표작인 「腦炎」은 얼마나 아름다운 시인가) 이제 서서히 난해의 장막을 걷고 독자들 앞에 본모습을 드러내게 되리라.
Ⅴ. 맺음말
이상의 검토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김구용은 대략 반세기에 걸친 장기간의 시력(詩歷)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의 지나치리만큼 철저한 은둔적 자세 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시작품이 갖는 고도의 난해성 때문이었다. 그 난해성은 작품 속의 풀기 어려운 개인방언이나 문맥 속에 장치된 고도의 뜻겹침같은 작품 독해상의 통상적인 장애나 난관 때문에 결과된 단순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와 같은 언어 구사나 시적 장치에서 오는 장애보다는 시인 나름으로 시에서의 현대성을 기획하고 추구한 근본적인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는 우리의 전통적인 대부분의 시와는 다르게 '추상명사의 사용', 그것도 환유와 같은 고도의 비유를 거침없이 잘 사용하였다. 뿐만 아니라, 일상 규범을 벗어난 말의 운용에서 빚어진 시문장 통사의 심한 왜곡이나 해체까지를 서슴치 않았다. 그리고 한학의 소양을 바탕으로 한 난해한 한자어의 빈번한 사용 역시 그의 시를 난해하게 만드는 데 일정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난해성은 결국 20세기 서구의 전위적 시운동이 발견한 현대시의 여러 가지 기법과 관련된 것으로 김구용시의 시적 모더니티를 확인시켜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그는 해방에서 6·25 전쟁까지 극심한 시대의 어지러움을 통과하면서 남다른 현실의식을 보여주었다. 그 현실의식은 그러나 여느 현실주의시가 보여준 직설적인 언술 형태와는 다르게 내면 심리의 탐구라는 담론 형식을 취하는 탓에 상당 부분이 작품의 심층으로 침전되고 말았다. 따라서 통상적인 독법으로는 그와 같이 침전된 현실의식이나 정황을 확인하고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같은 시 독해의 장애나 난점을 김구용은 대화 형식의 도입으로 어느 정도 완화시켜주고 있다. 곧 직접화법 형식의 대화를 시 문맥 속에 삽입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내면 의식 세계에서 외면 세계를 내다보고 확인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아무튼 김구용시가 지니고 있는 중층적이고 복잡한 기교와 기이하기까지 한 통사의 형태는 그의 시를 우리 모더니즘시의 독특한 한 유형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들고 있다.
김구용의 시집 『詩』에는 산문시들이 절반 넘는 편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산문시 가운데 「消印」, 「꿈의 理想」, 「不協和音의 꽃 Ⅱ」 와 같은 작품들은 여느 단편소설을 지나치는 양적 규모를 가진 특이한 것이기도 하다. 이들 산문시는 현실에 대한 즉응력 때문에 씌어진 것으로 주로 기계적인 일상의 소외 현상, 가난과 굶주림, 성의 상품화 현상, 수금의식 등을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생존만이 유일한 미덕으로 통용되던 전란 중의 극삼한 사회 혼란 가운데서 김구용은 성의 상품화 현상을 집중적으로 추구하며 담론화하고 있다. 이는 성의 매매가 기존 사회의 기본 가치 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단적인 현상으로 인식한 결과였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 시에서 불교를 기반으로 하는 상상력이나 세계 인식은 두루 폭넓게 발견되는 현상이다. 김구용의 일련의 시작품들 역시 불교적 세계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 「祝」, 「圓虛大師」 등은 물론이고 「觀音讚 Ⅱ」, 「充實」, 「九月 九日」 같은 산문시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작품들은 불교적 제재나 대상을 심미적으로 인식하고 형상화한 불교시의 보편적 수준의 작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세계와 삶을 불교적 인식틀에 의해서 해석하고 있는 최근의 선취적 서정시 작품들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그의 시는 선적인 방법론을 작품의 미학으로 삼고 있다고 보아야 할 터이다. 말하자면, 작품 가운데 빈번히 나타나는 비논리적 언술 형식이나 비약, 이질적인 이미지들의 폭력적 결합 등과 같은 기법들의 구사에서 선적인 방법론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김구용의 작품 세계를 두루 밝히기 위해서는 장시 「九曲」, 연작시 「頌 百八」, 「居」 등을 아울러 검토했어야 할 것이다. 이들 작품들의 분석 결과까지 아우르게 될 때 우리는 보다 심도 있게 김구용시의 핵심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작업은 기회를 달리 할 수밖에 없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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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3.11.17
  • 저작시기20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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