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를 읽고

본문내용

찢어 죽여버렸다. 군중들 누구도 살인 했다는 불쾌감은 없었고 대신 "달콤한 행복의 빛"을 띄었다.
소설은 이렇게 환상적으로 끝나고, 이제 더 이상 지상에 그 마력의 향수는 존재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대체 이런 황당무계한 이야기가 왜 현대인을 끄는가. 연금술에 현혹 당하듯이 현대인은 고도의 환상적인 기술에 언제나 매혹 당할 준비가 되어있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 하면서도 미래의 과학이라면 전혀 불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는 환상은 산업사회의 불만 투성이 인간을 사로잡기에 딱 좋은 소재다.
여기서의 향수란 인간을 지배하는 힘의 상징으로 읽을 수도 있다. 그르누이의 향수 제조기술은 다른 어떤 걸로 대체해 읽어도 상관 없다. 축재술, 용병술 같은 것이나 그림, 음악 등의 재능도 그 신기의 단계에 이르면 여기서의 향수처럼 세상을 지배 못할 바도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세상을 지배할만한 재능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무엇을 했느냐는 사실이다. 그르누이는 결국 자신의 능력만 시험했을 뿐 세상을 구원하지 못하고 자신을 죽였다. 현대인들 대다수가 바로 그르누이와 같은 운명이 아닐까. 그 재능을 자랑 말고 어디에다 썼던가를 반성하라고 이 소설은 말한다.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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