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자 시인과 작품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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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의미 이외의 의미들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본다. 그러한 의미들은 최승자라는 작가를 여성주의 작가라고 규정할 때, 반감될 수밖에 없다. 시대에 맞서 민중들을 고민한 작가의 시야와 아픔을 여성주의라는 잣대만을 적용하여 민중의 반, 시야의 반, 아픔의 반으로 줄여버리는 것은 아닐까.
#4. 아버지의 나라
이제 앞에서 읽은 ‘아버지의 나라’의 의미를 다시 살펴볼 때가 된 것 같다.
나는 다시 한번
아버지의 나라
그 물빛 흔들리는 강가에 다다르고 싶다
[기억의 집] 부분
그가 지속적으로 저항하는 대상은 군사독재일 것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다. 군사독재란 곧 다시 말해서 가부장제의 극단적인 발현이다. 그러나, 그러한 가부장제의 극단은 이미 남성들에게까지 억압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본 최승자는 [귀여운 아버지]에서 또한 억압받으며 작아지는 소시민적 남성들을 되돌아본다.
눈이 안 보여 신문을 볼 땐 안경을 쓰는
늙은 아버지가 이렇게 귀여울 수가
박씨보다 무섭고
전씨보다 지긋지긋하던 아버지가
저렇게 움트는 새싹처럼 보일 수가
내 장단에 맞춰
아장아장 춤을 추는
귀여운 아버지
오, 가여운 내 자식
[귀여운 아버지] 전문
그러한 인식을 통해 그가 도착하는 곳이 ‘물빛 흔들리는 강가’의 ‘아버지의 나라’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결국 그러한 ‘아버지의 나라’ 는 비정상적인 군사독재의 남성성이 제거된, ‘제대로 된’ 남성성이 있는 나라는 아닐까. 군사독재가 거세하는 남성성 역시도 그에게는 진정한 민중의 세상, 진정한 평등의 세상을 위해서 필요한 요소는 아니었을까. 여성성의 회복과 아울러 남성성의 회복 또한 이루어지는 것이 진정한 회복이고, 해방이라고 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귀여운 아버지]에서 볼 수 있듯이 소통과 이해의 시작이기도 하며, 또한 군사독재와 폭압적이고 비인간적인 현실에 맞서서 인간성의 회복을 외치는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진정한 평등이란 여성이 여성다울 때나, 남성이 남성다울 때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이 인간다울 때 남성은 남성답고 여성은 여성다울 수 있다.
80년대의 ‘치욕’을 거쳐 나온 시인은 결국 위악적이고 끔찍한 언어들을 뱉어내면서도 타자와의 연대를 끊으려 들지 않는다. 아니, 그 끈을 놓아버리는 순간 그가 지켜오고 저항한 80년대의 시들은 의미를 잃는다. 결국 그가 구토하고 자학하고 조롱하며 지켜 온 것은 인간성의 회복이고, 정상적인 남녀의 관계이며, 진정한 의미의 인권 회복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지렁이처럼 기어서라도([청파동을 기억하는가]) 도달해야 할 그 곳을 위해서 치욕과 고통을 인내하며 버텨 오고 있으며, 또한 그 소통의 끈이 끊어질까 두려워 자신을 비하하고, 매질당하는 매저키즘적인 행위를 통해서라도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이런 시인의 모습을 볼 때, 그가 바라는 이상적인 세계가 실현 가능한가라는 질문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숲은 없는데,
숲이 없다는 것을 익히 아는데,
오늘 아침 창 밖에서 느닷없이
터지는 도시 새들의 울음 소리가
내 눈앞에 천연덕스럽게
숲을, 숲의 배경을 구성해내고
미처 깨어나지 못한
내 머릿속 공장에서는 뇌세포들이
샛된 새소리들을 실(絲) 삼아
꿈과 생시를 넘나드며
황홀한 환상의 숲을 짜고 있다.
[없는 숲] 전문
그에게는 그가 꿈꾸는 이상향이 실현 가능한 것이냐,라는 것보다, 그것을 이루려 노력하는 과정과, 그리고 그 이상향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황홀한 환상의 숲’ 과 ‘물빛 흔들리는 강가 아버지의 나라’ 라는 것이 비록 현실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최승자의 고통과 인내가 애처로와 보일지라도, 그것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그 환상은 현실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5. 마치며
처음 최승자 발표를 맡았을 때, 이 발표가 이렇게까지 힘들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여기저기서 찾아본 자료들은 모두 최승자의 시를 여성주의, 라고 못박아 놓는 것들 뿐이었고, 더욱 황당한 것은 여성주의 자체에 대해서도 이것은 이것이다, 라는 규정된 내용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어쩌면 그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의 삶 한 가지를 주제로 얼마나 많은 철학 사조들이 존재하는가. 마찬가지로 여성주의라는 것은 여성에 대한 한 가지 이론이 아니라, 여성의 삶에 대한, 그리고 남녀의 관계에 대한 수없이 많은 철학과 고민의 방식들에 대한 총칭이었던 것이다. 당연히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사상들이 존재하고, 여성주의에 대한 그런 다양한 논의가 미처 정리되지도 않은 현실에서 여성주의 문학까지를 정확하게 규정한다는 것도 사실 힘든 일일 것이다.
결국 어찌어찌 발표문을 완성하기는 했지만, 사실 겁이 많이 난다. 어쩌면 내가 엄청나게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앞에서 말한 바, 에우리피데스를 여성주의 작가로 규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최승자의 우연한 시 한두 구절을 가지고 최승자의 시 전체를 규정하려는 잘못된 시도는 아닌가, 라는 고민이 자꾸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아직 90년대의 정체성이나 여성주의 문학에 대하여 규정한다는 것도 성급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러한 다양하고, 또한 오해일 수도 있는 작업 역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 참고문헌 목록
[섹슈얼리티 강의] 한국성폭력상담소 엮음. 1999. 동녘
[페미니즘 문학 이론] 레나 린트호프. 이란표 역. 1998. 인간사랑
[문학동네 95년 겨울호] 최승자 특집 중 [악기와 무기의 사이]-이문재
[한겨레 21 340호] 시시vs비비 - 송경아
[페미니즘의 경계와 여성문학 다시 읽기] 유제분. 2001. 서울대학교출판부
[페미니즘, 어제와 오늘] 한국영미문학페미니즘학회. 2000. 민음사
# 참고 인터넷 사이트
[금요일의 문학 이야기] (http://www.kcaf.or.kr/lecture/munhak/munhak.htm)
[여성문화 이론 연구소] (http://www.gofeminist.org)
[시인 고정희 홈페이지] (http://www.gohjunghee.net)
[언니네 자료창고] (http://www.unninet.co.kr/database) -회원가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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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4.08.06
  • 저작시기2004.08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62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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