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없음
본문내용
분히 두뇌를 활동시켰소. 그리하여 아내에게 묵인시키고 도와 주도록 하게 만들어. 색안경을 쓰고서 날카로운 눈초리를 감추고 콧수염과 더부룩한 볼수염으로 변장하고 맑은 목소리도 일부로 죽여 끈끈한 속삭임 소리로 만들었으며, 다시 딸이 근시라는 것도 계산에 넣고서 호즈머 엔젤로써 딸 앞에 나타났소. 그리하여 딸에게 스스로 구혼하여 달리 애인이 생기지 않도록 꾀었소."
"처음에는 그저 장난스런 속셈이었습니다." 우리들의 손님은 신음하듯이 말했다.
"설마 딸이 그렇듯 열중하리라고는 둘 다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랬을 테지요. 그러나 그것은 어쨌든, 젊은 아가씨는 완전히 열중해 버리고 게다가 의붓아버지는 프랑스에 있다고만 믿었었기 때문에 그런 음모가 꾸며지고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았소. 남자가 사랑을 속삭여 온 줄로만 알고서 그만 기뻐 어쩔 줄을 몰랐고 또 어머니가 남자에 대해서 갖은 말로 칭찬하므로 더욱 더 들뜨고 말았소. 그리고 엔젤 씨는 딸을 방문하게끔 되었소. 계획된 효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물론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모두 해 둘 필요가 있었을 거요. 데이트를 몇 번 거듭하고 그리고서 약혼이라는 것도 하여 딸이 달리 사나이를 사랑할 염려가 없는 데까지 끌고 갔소. 그러나 언제까지나 속임수를 쓰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고 프랑스에 가는 척하는 것도 번거로 왔소. 무엇보다도 바람직한 것은 이 연애를 극적인 형태로 끝장을 내고 마는 일이었을거요. 그렇게 하면 아가씨의 마음에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추억이 남을 것이므로, 그녀는 얼마 동안은 다른 사나이하고 결혼하려 하지 않을 테지요. 그래서 그는 딸에게 성서에 걸고서 변치않는 사랑을 맹세케 하고 결혼식 날 아침이 되자 무엇인가 변고가 있을 듯하다는 걸 암시했소. 즉 제임스 윈디뱅크는 사저란드 양이 호즈머 엔젤과 굳게 맺어져 있고 더욱이 그의 생사를 모르기 때문에 적어도 앞으로 10년쯤은 다른 사나이에게 마음을 돌리지 않을 것을 기대했던 것이오. 그는 딸을 교회 앞까지 끌어내 놓고, 자기는 그 이상 갈 수 없으므로 4륜 마차의 한쪽 입구로 올라타 다른 쪽 문으로 빠져나가는 낡은 수법으로 보기 좋게 모습을 감추고 말았소. 윈디뱅크 씨, 어떻습니까? 이것이 각본이겠죠?"
홈즈가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우리들의 손님은 얼마쯤 침착을 되찾고 있었으며, 창백한 얼굴에 냉소를 띠고서 일어섰다.
"홈즈씨, 그대로일지도 모르고 또 그렇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당신은 그렇듯 현명한 사람이므로 지금 법률을 어기고 있는 건 제가 아니라 당신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겠죠? 나는 처음부터 위법이 되는 짓은 하지 않았소. 하지만 당신 쪽은 이 문을 열어 주지 않는 한 불법 감금과 협박죄를 저지르고 있는 거요."
홈즈는 열쇠로 문을 열어 주면서 말했다.
"그러나 당신만큼 처벌해 마땅한 인간은 달리 또 없을 것이오. 만일 사저란드 양에게 형제나 남자친구가 있으면 반드시 당신의 등을 채찍으로 후려갈길 것이오."
상대편의 얼굴에 씁쓰레한 비웃음이 떠올라 있음을 보고서 홈즈는 얼굴을 상기시키며 말을 이었다. "나는 거기까지는 부탁 받지 않았지만, 그러나 여기에 사냥용 채찍이 있으므로 한번 분발하여..."
그는 채찍 쪽으로 두 걸음 재빨리 다가갔으나, 그가 아직 그것을 잡기도 전에 계단에 허둥대는 발소리가 울리고 현관의 무거운 문짝이 소리를 내며 닫혔다. 창문에서 보았더니 제임스 윈디 뱅크가 거리를 재빨리 달아나는 것이 보였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악당이군."
홈즈는 웃으면서 말하고 다시 의자에 몸을 던졌다.
"저런 사나이는 차례 차례 나쁜 일을 거듭하다가 마침내는 교수대에 오를 만한 엄청난 죄를 저지르게 되지. 아무튼 이번 사건에는 얼마쯤 재미있는 점이 있었지만."
"나로서는 자네의 추리과정을 아직도 잘 알 수가 없는데..." 하고 나는 말했다.
"그래? 호즈머 엔젤은 뚜렷한 목적이 있어서 수상한 행동을 하고 있었을 것이 틀림없다고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네. 그리고 또 아가씨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이 사건에서 실제로 이득을 보는 것은 의붓아버지뿐이라는 것도 명백했었지. 그리고 이 두 사나이는 결코 동시에 나타나지 않았네. 한쪽이 나타날 때에는 다른 한쪽이 반드시 어딘가에 가있었다는 사실이 암시되었었지. 또 색안경을 쓰고 색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것도 그러했고 그것이 더부룩한 볼수염과 갖추어지면, 변장이로구나 하는 것이 곧 머리에 오는 법일세. 서명을 타이프로 찍는다고 하는 것은 자기의 필적이 딸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어 그와 같은 작은 일부터라도 발각될 염려가 있었다는 뜻이므로 이 상식에 어긋나는 일을 보게 되자 나의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네. 이것들 하나 하나의 사실이며 그 밖의 여러 가지 자질구레한 사실이 모두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을 테지?"
"하지만 어떻게 확인을 할 수 있었나?"
"일단 이 사나이라고 눈독을 들이자, 증거를 수집하기란 쉬운 일이었어. 그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는 알고 있지. 그래서 신문광고에 나온 인상 특징을 보고 볼 수염이나 색안경이나 목소리 등 변장이라고 생각되는 특징을 제거하고 나머지 인상 특징을 회사에 써 보내어 외교 사원 중에 여기에 해당되는 자가 있는지 없는지를 문의했지. 그밖에 연애 편지에 사용한 타이프 라이터의 특징은 알고 있었으므로 따로 회사 앞으로 윈디뱅크에게 편지를 보내 이곳으로 와 주었으면 하고 형편을 물었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타이프로 친 답장이 오고 그 글자에 틀림없는 똑같은 특징이 나와 있었던 셈이지. 그것과 함께 팬처어치 거리의 웨스트하우스 앤드 마아뱅크 상회로부터의 답장도 왔는데 <문의하신 인물은 온갖 점에 있어 당 상회의 고용인 제임스 윈디뱅크 씨에 해당합니다.>고 씌어져 있었어. 그걸로서 만사 해결이지."
"사실을 가르쳐 주어도 믿지 않을 테지. 페르시아의 옛날 속담에도 있지 않은가. <호랑이 새끼를 얻으려고 하는 자에게는 위험이 있도다.> 또 <여자로부터 그 환영을 빼앗으려고 하는 자에게는 위험이 있도다.> 하피즈(1320∼1389. 페르시아의 서정시인)는 호레이스(기원전 65∼ 기원후 8. 로마의 시인) 못지않게 분별이 있고 세상일을 잘 알고 있다네."
"처음에는 그저 장난스런 속셈이었습니다." 우리들의 손님은 신음하듯이 말했다.
"설마 딸이 그렇듯 열중하리라고는 둘 다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랬을 테지요. 그러나 그것은 어쨌든, 젊은 아가씨는 완전히 열중해 버리고 게다가 의붓아버지는 프랑스에 있다고만 믿었었기 때문에 그런 음모가 꾸며지고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았소. 남자가 사랑을 속삭여 온 줄로만 알고서 그만 기뻐 어쩔 줄을 몰랐고 또 어머니가 남자에 대해서 갖은 말로 칭찬하므로 더욱 더 들뜨고 말았소. 그리고 엔젤 씨는 딸을 방문하게끔 되었소. 계획된 효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물론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모두 해 둘 필요가 있었을 거요. 데이트를 몇 번 거듭하고 그리고서 약혼이라는 것도 하여 딸이 달리 사나이를 사랑할 염려가 없는 데까지 끌고 갔소. 그러나 언제까지나 속임수를 쓰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고 프랑스에 가는 척하는 것도 번거로 왔소. 무엇보다도 바람직한 것은 이 연애를 극적인 형태로 끝장을 내고 마는 일이었을거요. 그렇게 하면 아가씨의 마음에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추억이 남을 것이므로, 그녀는 얼마 동안은 다른 사나이하고 결혼하려 하지 않을 테지요. 그래서 그는 딸에게 성서에 걸고서 변치않는 사랑을 맹세케 하고 결혼식 날 아침이 되자 무엇인가 변고가 있을 듯하다는 걸 암시했소. 즉 제임스 윈디뱅크는 사저란드 양이 호즈머 엔젤과 굳게 맺어져 있고 더욱이 그의 생사를 모르기 때문에 적어도 앞으로 10년쯤은 다른 사나이에게 마음을 돌리지 않을 것을 기대했던 것이오. 그는 딸을 교회 앞까지 끌어내 놓고, 자기는 그 이상 갈 수 없으므로 4륜 마차의 한쪽 입구로 올라타 다른 쪽 문으로 빠져나가는 낡은 수법으로 보기 좋게 모습을 감추고 말았소. 윈디뱅크 씨, 어떻습니까? 이것이 각본이겠죠?"
홈즈가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우리들의 손님은 얼마쯤 침착을 되찾고 있었으며, 창백한 얼굴에 냉소를 띠고서 일어섰다.
"홈즈씨, 그대로일지도 모르고 또 그렇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당신은 그렇듯 현명한 사람이므로 지금 법률을 어기고 있는 건 제가 아니라 당신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겠죠? 나는 처음부터 위법이 되는 짓은 하지 않았소. 하지만 당신 쪽은 이 문을 열어 주지 않는 한 불법 감금과 협박죄를 저지르고 있는 거요."
홈즈는 열쇠로 문을 열어 주면서 말했다.
"그러나 당신만큼 처벌해 마땅한 인간은 달리 또 없을 것이오. 만일 사저란드 양에게 형제나 남자친구가 있으면 반드시 당신의 등을 채찍으로 후려갈길 것이오."
상대편의 얼굴에 씁쓰레한 비웃음이 떠올라 있음을 보고서 홈즈는 얼굴을 상기시키며 말을 이었다. "나는 거기까지는 부탁 받지 않았지만, 그러나 여기에 사냥용 채찍이 있으므로 한번 분발하여..."
그는 채찍 쪽으로 두 걸음 재빨리 다가갔으나, 그가 아직 그것을 잡기도 전에 계단에 허둥대는 발소리가 울리고 현관의 무거운 문짝이 소리를 내며 닫혔다. 창문에서 보았더니 제임스 윈디 뱅크가 거리를 재빨리 달아나는 것이 보였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악당이군."
홈즈는 웃으면서 말하고 다시 의자에 몸을 던졌다.
"저런 사나이는 차례 차례 나쁜 일을 거듭하다가 마침내는 교수대에 오를 만한 엄청난 죄를 저지르게 되지. 아무튼 이번 사건에는 얼마쯤 재미있는 점이 있었지만."
"나로서는 자네의 추리과정을 아직도 잘 알 수가 없는데..." 하고 나는 말했다.
"그래? 호즈머 엔젤은 뚜렷한 목적이 있어서 수상한 행동을 하고 있었을 것이 틀림없다고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네. 그리고 또 아가씨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이 사건에서 실제로 이득을 보는 것은 의붓아버지뿐이라는 것도 명백했었지. 그리고 이 두 사나이는 결코 동시에 나타나지 않았네. 한쪽이 나타날 때에는 다른 한쪽이 반드시 어딘가에 가있었다는 사실이 암시되었었지. 또 색안경을 쓰고 색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것도 그러했고 그것이 더부룩한 볼수염과 갖추어지면, 변장이로구나 하는 것이 곧 머리에 오는 법일세. 서명을 타이프로 찍는다고 하는 것은 자기의 필적이 딸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어 그와 같은 작은 일부터라도 발각될 염려가 있었다는 뜻이므로 이 상식에 어긋나는 일을 보게 되자 나의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네. 이것들 하나 하나의 사실이며 그 밖의 여러 가지 자질구레한 사실이 모두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을 테지?"
"하지만 어떻게 확인을 할 수 있었나?"
"일단 이 사나이라고 눈독을 들이자, 증거를 수집하기란 쉬운 일이었어. 그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는 알고 있지. 그래서 신문광고에 나온 인상 특징을 보고 볼 수염이나 색안경이나 목소리 등 변장이라고 생각되는 특징을 제거하고 나머지 인상 특징을 회사에 써 보내어 외교 사원 중에 여기에 해당되는 자가 있는지 없는지를 문의했지. 그밖에 연애 편지에 사용한 타이프 라이터의 특징은 알고 있었으므로 따로 회사 앞으로 윈디뱅크에게 편지를 보내 이곳으로 와 주었으면 하고 형편을 물었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타이프로 친 답장이 오고 그 글자에 틀림없는 똑같은 특징이 나와 있었던 셈이지. 그것과 함께 팬처어치 거리의 웨스트하우스 앤드 마아뱅크 상회로부터의 답장도 왔는데 <문의하신 인물은 온갖 점에 있어 당 상회의 고용인 제임스 윈디뱅크 씨에 해당합니다.>고 씌어져 있었어. 그걸로서 만사 해결이지."
"사실을 가르쳐 주어도 믿지 않을 테지. 페르시아의 옛날 속담에도 있지 않은가. <호랑이 새끼를 얻으려고 하는 자에게는 위험이 있도다.> 또 <여자로부터 그 환영을 빼앗으려고 하는 자에게는 위험이 있도다.> 하피즈(1320∼1389. 페르시아의 서정시인)는 호레이스(기원전 65∼ 기원후 8. 로마의 시인) 못지않게 분별이 있고 세상일을 잘 알고 있다네."
키워드
추천자료
제인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읽고 쓴 독후감
'현명한 부모들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를 읽고
한국 노동계급의 형성(2002, 구해근)을 읽고...
빌 클린턴의 기빙(giving)을 읽고난 느낌과 감상
[도서감상문]'시크릿'을 읽고(A+리포트)
서브프라임 크라이시스 (Sub-prime Crisis)를 읽고 - 변화하는 패러다임
[독서록] 중딩 고딩들을 위한 대중매체 읽고 쓰고 생각하기
앤 무어, 데이비드 제슬의 브레인 섹스를 읽고
[독후감, 감상문] <단기선교 퍼스펙티브>를 읽고 _ 백신종 저
[독후감] ‘오래된 미래’를 읽고
[독후감] ‘관계의 재구성’을 읽고 _ 하지현 저
[독후감] ‘도요타처럼 경영하라를 읽고 - 니시무라 가츠미 지음
[독후감] 『블랙레인』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