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법의 철학적 기초
본 자료는 4페이지 의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여 주세요.
닫기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해당 자료는 4페이지 까지만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4페이지 이후부터 다운로드 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목차

I. 서 론

II. 문제의 제기: 동물, 무생물에 대한 재판

III. 자연법과 자연법칙

IV. 고대 중국의 자연법(예?), 자연법칙

V. 신유학의 유기체철학의 완성

VI. 결 어

본문내용

함께 (조화를 이루어), 진순이 말하듯이 조금도 지나침과 부족함이 없이 정확히 그 장소에 알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어떤 통제자의 명령같은 것이 없다. 신유학자에게 있어서 칙이란 지상의 군주와 유사한 천상의 입법자가 발령한 것이 아니라 우주의[622] 본성으로부터 직접 나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혼돈속에서 오직 통계적 확률만을 생각할 수 있는 원자들의 우연한 집합이나, 어떤 패턴도 없이 움직이는 자연의 변화무쌍한 우연적 연속을 상기시키는 것도 아니다.
_ ①에서 도는 비록 내적인 일관성은 가지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일정한 변화의 폭이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전우주적 차원의 유기체(cosmic organisation)는 불변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②에서 전우주적 차원의 유기체는 보다 저차원의 패턴이 포함되어 있는 거대한 패턴이고 거기에 내재하는 칙이란 복잡성의 정도에 관계없이 외재적인 것이 아니라 내재적인 것이고 인간사회의 칙이 개인을 구속하듯 갖가지의 패턴을 지배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칙이란 이처럼 모든 수준에서의 개별유기체에 내재적인 것인데 그것은 마치 후대의 서양철학에서 이상국가의 법이 책상위에 쓰여질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마음속에 쓰여져야 하는 것으로 느껴진 것과 동일하다. 이라하여 칙으로부터 패턴이 나온다. 그러므로 주자와 신유학의 理와 則의 개념은 뉴튼적인 법칙개념과는 전혀 다르다. 왜냐하면 주요 구성요소는 패턴(살아 있고 동적인 패턴을 포함하는)주13) 이었고 결국 유기체였기 때문이다(이상 pp.565-567). 유기체 철학에 있어서 윤리는 어떻게 파악되고 있는가? 주자는 유기적 조직의 제단계에서 있어서 무엇이 윤리개념에 도달되었는가를 표명한다. 전체의 패턴 중에서 비교적 낮은 위치에 놓여 있는 물(예컨대 무기물 동물)에는 仁이나 義라는 구별이 필요하지 않으며 높은 수준의 유기적 조직체에서만 윤리적 도덕적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여기서 유기물과 무기물 구별의 단초가 보이는데 화학적 물질의 성질을 기술하려고 할 때에도 '본래의 자질'이라든가 '心'이라든가 하는 말만 쓰고 있어서 그것은 '보편적 성질'이 아니라 개개 사물의 '특성'정도로 생각되고 있음이 분명하다(pp.569-570).
주13) 「理는 定立된 法이라기 보다는 자연 속에서 있는 질서 또는 패턴에 가깝다. 그러나 그것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모든 살아있은 物, 인간관계, 최고의 인간적 가치 속에 구체화된 동적인 패턴이다. 그러한 동적인 패턴은 오직 '유기체'란 말로서만 표현될 수 있고 신유학의 철학이란 사실 유기체철학을 지향하는 사고체계였다(p.558).」 참조.
_ 자연관과 우주관이 이러하기 때문에 인간사회에 있어서의 질서로서의 理와 則(따라서 예와 법)의 개념도 보편추상적인 것이 아니고 극단적으로 개별적 구체적인 것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_ 여기서 최초의 질문으로 되돌아 가보자. 유교법에서는 왜 동물이나 무생물에 대한 재판이 없었는가? 유교법에서는 서양적이고 법가적인 법개념 즉, 보편추상성(여기서는 특히 인간과 비인간적 자연을 모두 규율대상으로 하는)을 갖는 불변의 규칙으로서의 주권자의 명령이라는 개념이 수용될 수 없었다. 인간사회의 질서는[623] 전체 유기체조직의 하위유기체 중에서 고도의 수준에 도달한 인간에게만 타당하고 그러한 인간사회의 질서조차도 보편추상적인 규칙이 아니라 개별적인 경우에 고유한 (1회적 성향이 강한) 내재적 질서(理)에 따라 규율되는 것이었다.
VI. 결 어
_ 위에서 우리는 유교법의 우주관은 유기체철학이고(니덤), 그 인식론적 입장은 소박실재론 또는 철저한 경험주의 단계라는 점(Northrop)을 밝히고자 애썼다. 신유학의 우주관이 고도의 유기체철학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특히 그 사회적 의미가 무엇일까? 그것은 계층적 사회를 지향하고 정당화하는 최고의 이데올로기적 형태이다. 여기서 禮記注疏의 다음과 같은 말이 생생하게 이해된다.
_ 「樂은 동질성을 지향한다; 예는 차별을 지향한다. 악은 공평한 것을 포용한다; 예는 다른 것을 다르게 구별한다. 악은 같은 것을 결합시킨다; 예는 다른 것 사이에서 구별한다. 예는 같은 것이 아니다.」주14)
주14) T'ung - Tsu Ch'u Law' and Society in Traditional China(Paris: Mouton & Co, 1965). p.232에서 재인용.
_ 「예는 군신 부자간의 상호작용이다. 그것을 통하여 귀한 자와 천한자, 덕있는 자와 야비한 자가 구별된다(淮南鴻烈解)」주15)
주15) Ibid., p.233에서 재인용.
_ 따라서 어떤 임의의 사람에 대한 관계(예)는 천차만별이고 동일인 사이에서도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르게 되는 것이 예이다.
_ 서양의 근대법은 유신론적 우주관에 입각한 자연법론과 기계적 유물론에 입각한 실정법론(법실증주의)사이에 벌어지는 영속적인 논쟁속에서 형성되었고, 아직도 그것들은 논쟁적 요소를 간직한 채 근대법질서 안에서 커다란 맥을 형성하고 있으며, 자연과학의 발전과 평행하여 그 인식론적 위치는 논리적 실재론에 입각해 있다. 서양의 근대법에 원천을 둔 한국의 근대법질서가 도입된지 근 10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것이 이질적인 것으로 느껴지고 한국사회에 뿌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사실, 그리고 심지어는 이상한 괴물처럼 배척되는 이유 중의 하나로서 우리는 전통법과 근대법의 우주관과 인식론의 차이를 간과할 수 없다. 그리고 지금까지 전통적인 유교법을 고찰할 때 예와 법을 법과 도덕이라는 서양법학적 파라다임 내부에서의 특수한 문제설정과 비슷하게 유추하여 생각한 경향이 없지 않은데, 이러한 태도는 필연적으로 전통법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스스로 제한하[624] 는 결과를 초래했다. 보다 총체적인 시각은 동양적 법개념전체(예와 법)와 서양적 법개념 전체(자연법실정법)를 대비하는 구조적 시각일 것이다. 본고에서는 니덤의 업적을 번역하다시피 하면서 이를테면 유교법 일반의 문제를 구조적 시각에서 다룬 셈인데 그렇다면 앞으로 남은 과제는 한국적 상황에서는 이러한 일반론이 어느 정도의 편차를 보이면서 나타나는가를 구체적으로 세밀하게 검토하는 작업일 것이다.
  • 가격1,000
  • 페이지수13페이지
  • 등록일2004.09.08
  • 저작시기2004.09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265863
본 자료는 최근 2주간 다운받은 회원이 없습니다.
청소해
다운로드 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