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서양건축기술사

본문내용

, 비슷한 제목의 책이 이후에도 나왔다는 것을 이 책에서 알게 되었으며, 따라서 이것이 한 전통이 되어서 그런 번역어가 나오기 쉬웠겠구나 하는 이해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 책이란, 르네상스 시대에 나온 안드레아 팔라디오의 "건축사서(I Quattro Libri dell' Architettura)"(294쪽)란 것으로, 여기도 "네 권"이란 말이 아예 제목에 들어가 있다. 이 사실을 진작에 알았다면, 지난 번의 글에 양보구문을 하나 더 넣었을 것이다.
건축이나 미술사 전공자들은 별 어려움 없이 볼 수 있는 책을 괜히 흠 잡은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한데, 다 책을 소개하자는 좋은 의도에서 글을 시작했다가, 그저 조금 빗나간 것이니, 이 책의 관계자들은 널리 용서하시기 바란다. 그리고 이과학문을 하시는 분들도 인문학 분야에 더러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권고한다. 이 책의 저자도 마지막 결론 부분에 성 베드로 성당의 종탑 건축문제를 놓고 있었던, 보로미니와 베르니니의 논쟁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베르니니가 현장경험은 부족했지만 그가 받은 인문적 교육과, 건축 디자인에 대한 지적 접근으로 해서 결국은 보로미니를 능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강조된 "지적 접근"이란 것이 단지 특정 분야의 이론적 지식이란 뜻은 아니리라고 믿는다. 반면에, 아마도 이른바 "문과학문"의 전공자들일 이 글의 주된 독자들에게는, 이런 좋은 책을 통해, 우리가 좀 거리를 두고 있는 '현실'에 대해 보다 폭넓은 이해를 얻으시길 권고한다. 그러니 이번엔, '서평'아닌, '주례사'도 아닌, 노골적인 '권독문'(勸讀文)으로 글을 마치는 셈이다.

키워드

서평,   감상,   비평,   평론,   서양건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