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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낳은 우울함이 가득할 수밖에 없다. 이것들은 사람이 살아 숨쉬는 삶의 공간에 꼭 필요한 투명성과 평등, 창의력, 생명력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가치이다. 아직도 우리는 이미 유통기한이 지난, 진작에 폐기처분해 버렸어야 할 봉건제적 망령과 함께 숨쉬고 있다. 지금 그 망령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고 또다시 주권을 잃고 동족 상잔을 겪고, 경제 파탄에 이르고 말 것이다. 아니 꼭 생존의 논리에서가 아니라 인간적 삶을 위해서라도 이제 공자로 대표되는 유교문화는 마땅히 지양해야 한다. 이처럼 공자에 의해 도덕으로 추대 받아 오던 모든 것으로의 탈피만이 한국인 모두가 세계 시장에 당당히 설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은 가능성이 충분하다. 정말로 이제는 더 이상 애국심이라는 타이틀 아래에서 사실을 왜곡해서 인정해야하는 강요는 없어져야만 할 것이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그 동안 무엇을 위해 살았을까, 단순한 유교의 폐단만이 의식의 끈을 지탱하고 있었던 것일까, 유교에 의해 지배만 당한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옳은 방향으로 살지 않았을까 하는 서글픔이 남는다. 나라를 살리기 위해서 공자가 죽어야만 한다는 주장에서 어느 정도 민족의 의식 속에서 유교가 완전히 썩어 버린 상태가 아닌 새로운 발판을 만들기 위해 어느 정도-단 몇 가지라도-는 과거로부터 건져 낼 것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서글픔. 이것이 이 책 안에서 비판의 화살을 받는다 하더라도 새로움을 위해서 과거를 무조건적으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경험도 필요하지 않는가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