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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성이 여성보다 우월한 입장에서 행사하고 있는 이 소설은 페미니스트들에게 비판을 받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성은 남자, 열성은 여자 이렇게 설정된 상황은 비판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여성성의 문제를 누군가가 표면화시키고 은유와 상징으로 드러냈다는 사실에는 의의가 있다고 본다. 이 소설은 여성성의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또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우성에서 밀려나 열성에 포함되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열성인자라고 느끼고 상처 받고 아픔을 느끼는 모든 이들의 아픔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우성이라 자부하며 그 아픔에 둔감하고 자각하지 못하는 우성인자들에게도 나름대로의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는 것 같다. 아내의 상자는...그 상자는 삶의 모든 현상에서 남겨지고 지나치고 한번쯤은 겪게되는 아픔과 장애를 폐쇄적 닫힘의 표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불완전한 존재며 비상식적이고 열성인 아내는 그 상자의 소유주인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은 나는 우리 모두에게는 닫아 두고 있는 그 폐쇄적인 표상의 상자를 마음속에 하나씩은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모두가 그 상자의 주인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