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바깥일 태평, 자기일엔 고집
2. 아름다운 동거-가족관계
3. 사람 사귈 지역모임 활성화를
4. 자식 의존 않고 친구 사귄다
5. 가족사랑-부부애가 장수 만든다
6. 바위처럼 느긋하라
7. 마음속의 지팡이를 부러뜨려라
2. 아름다운 동거-가족관계
3. 사람 사귈 지역모임 활성화를
4. 자식 의존 않고 친구 사귄다
5. 가족사랑-부부애가 장수 만든다
6. 바위처럼 느긋하라
7. 마음속의 지팡이를 부러뜨려라
본문내용
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가족들은 말했다.
도쿄(東京)의 전문대를 졸업한 ‘오키나와 프로 무선통신사 1호’인 히라야스씨는 1936~45년 유조선 선원 생활을 할 당시 부산항에서 꿩을 잡아다 구워 먹은 얘기를 할 정도로 기억력이 좋았다. 배를 타고 보르네오,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세계 곳곳을 돌았다고 한다. “지난해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세계 각국 요트들이 오키나와 나하(那 )시에 모였어. 배에 관심이 많아 직접 가보지 않았겠어.” 할아버지는 “배들이 인천(仁川)을 거쳐 왔다는데, 거기가 한국 어디쯤 있느냐”고 되물었다.
“밤 10시면 잠자리에 들고, 오후엔 꼭 독서·낮잠·산책을 하지.” 히라야스씨는 세 끼 식사도 딱 정해진 시간에 하고, 10여년 전 폐 기능이 떨어져 병원 신세를 진 것과 2년 전 백내장 수술을 한 것 외에는 건강에 큰 탈이 없었다고 했다.
“고교 교사로 일하는 동안 스트레스가 많았어. 60대까지 술도 많이 하고 담배도 하루 한 갑 반을 태웠다니까.” 할아버지는 “정년을 맞은 뒤 술·담배 딱 끊고, 노래를 부르면서 번잡한 기억을 잊는 데 적응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4월 한 살 아래 부인을 떠나 보낸 뒤 노래에 대한 애착이 더 많아졌다고 했다
6. 바위처럼 느긋하라 (2002.01.31)
한국인 평균 수명은 30여년 만에 만 62세(71년)에서 만 75.6세(99년)로 13세나 늘었다. 하지만 남녀간의 평균 수명 차이는 7~8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런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여성은 남성보다 왜 오래 사는 것일까?
이는 노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중요한 화두이다. 이런차이를 설명하는 방법론에는 생물학적 시도와 사회학적 시도가 있다.
생물학적 시도로는 우선 남녀의 특성을 결정짓는 성 호르몬의 영향이 주목된다. 남성호르몬은 무산소성 운동으로 공격적이고 단속적 행동을 일으키는 반면, 여성호르몬은 유산소성 운동으로 지속적이고 유연한 행동을 주도한다. 따라서 남성의 행동패턴에서 보다 많은 유해산소가 발생하여 생체에 손상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가설이다.
여성 고유의 생리현상도 관심을 모은다. 생체 안에 과다하게 축적되는 철분은 유해산소를 많이 생성시키고 조직 손상을 가져온다. 그러나 여성은 매월 일정량의 혈액을 체외로 배출함으로써 철분을 감량시켜 이런 손상을 줄인다. 따라서 남성의 경우 헌혈이 바람직하다는 이론이 가능하다.
X성염색체로 설명하는 가설도 있다. 남성은 X성염색체를 한 개만 갖고 있는 반면 여성은 두 개를 갖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 X염색체 상에 DNA가 손상됐을 때 복구수선하는 효소의 유전자가 있으며, 여성이 이런 유전자 손상에 대한 복구능력이 강하다는 내용이다. 이외에도 여러 가설이 있지만, 일률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사회적 요인을 검토해 보면 좀더 복잡해진다. 전세계 인류의 남녀간 평균수명 차이는 대체로 7세쯤 된다. 하지만 일부 민족이나 지역민에서는 이런 편차가 극히 낮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모르몬 교도들이나 북미 뉴잉글랜드 지역의 애미쉬인들의 남녀간 평균 수명 차이는 2세 정도에 불과하다. 아랍권과 중국 신강성 지역에서는 여성보다 남성의 평균수명이 높다. 따라서 남녀간의 생물학적 특성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환경의 영향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볼 때 우리나라가 선진화되는데도 불구하고 남녀간의 평균 수명 차이가 여전한 것은 단순한 생물학적 요인뿐 아니라 60대 이상의 남성이 사회적 기능을 상실하고 방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따라서 60대 이상 남성이 기능을 갖고 방황을 덜 한다면 정말로 부부가 함께 늙고 함께 세상을 떠날 수 있는 날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7. 마음속의 지팡이를 부러뜨려라 (2002.01.17)
늙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한 마디로 나이를 먹고, 몸이 쇠약해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이 앞에는 장사가 없다’고 여기고, 나이가 들면 그만큼 늙고 쇠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체념한다.
하지만 노화(老化)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면 할수록, 사람을 늙게 하는 제1의 요인은 ‘마음’이라는 확신을 점점 강하게 얻는다. 즉 사람은 ‘스스로 늙었다고 생각하는 만큼’ 늙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 연합회에서 제1회 ‘멋진 노인’ 선발대회를 개최했다. 응모할 수 있는 기본 자격은 ‘85세 이상’이었다. 이 나이를 학계에서는 초고령자로 정의한다. 또 다른 조건은 이 연세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일을 하면서 건강한 분으로 지역사회 단체장으로부터 추천을 받는다는 조건이었다.
처음 공고를 하고 나서는 사실 조마조마했다. 과연 얼마나 많은 분이 추천을 받아 나올 수 있을까? 그러나 접수된 추천자들의 면면을 보면서 노화 전문가인 필자도 깜짝 놀랐다.
90세를 휠씬 넘기고도, 올림픽 성화봉송 마라톤에 참여하는 분, 여전히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 각종 지역행사에 참가해 봉사하는 어르신, 온갖 문화행사에 앞장서 참여하며 테니스를 즐기는 실버…. 주최하는 입장에서 당황할 정도로 ‘활발한 초고령 노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분은 90세를 넘기고도 종교단체의 원로로 활약하면서, 안구기증운동을 전개하고 계신 분이었다. 한 모임에서 그 분이 원로로서 좌중을 자상하게 타이르듯 설득하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에는 이렇게 멋진 노년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안할 수 없었다. 이 모든 분들은 최소한 20~30년 이상 젊은 정신과, 그에 따른 젊은 신체로 인생을 즐기고 있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회가 그 분을 소외시키는 것도 문제지만, 사람이 시드는 더 심각한 이유는 바로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스스로 세상일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 버리는 일이다. ‘멋진 노인’ 대회에 나온 분들의 ‘멋지고 당당한 모습’이야말로 어설픈 중늙은이들이 진정 표상으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나이는 물러서야 할 이유도, 사라져가야 할 명분도 아니다. 70세가 넘고, 80세가 넘어도, 아니 90세가 넘어도 할 일을 찾아서 몸소 적극적으로 실천해나가는 의지야말로 ‘노화 방지’의 첫 번째 비결이다. 의지가 있으면 사람은 최소한 천천히 늙는다.
도쿄(東京)의 전문대를 졸업한 ‘오키나와 프로 무선통신사 1호’인 히라야스씨는 1936~45년 유조선 선원 생활을 할 당시 부산항에서 꿩을 잡아다 구워 먹은 얘기를 할 정도로 기억력이 좋았다. 배를 타고 보르네오,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세계 곳곳을 돌았다고 한다. “지난해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세계 각국 요트들이 오키나와 나하(那 )시에 모였어. 배에 관심이 많아 직접 가보지 않았겠어.” 할아버지는 “배들이 인천(仁川)을 거쳐 왔다는데, 거기가 한국 어디쯤 있느냐”고 되물었다.
“밤 10시면 잠자리에 들고, 오후엔 꼭 독서·낮잠·산책을 하지.” 히라야스씨는 세 끼 식사도 딱 정해진 시간에 하고, 10여년 전 폐 기능이 떨어져 병원 신세를 진 것과 2년 전 백내장 수술을 한 것 외에는 건강에 큰 탈이 없었다고 했다.
“고교 교사로 일하는 동안 스트레스가 많았어. 60대까지 술도 많이 하고 담배도 하루 한 갑 반을 태웠다니까.” 할아버지는 “정년을 맞은 뒤 술·담배 딱 끊고, 노래를 부르면서 번잡한 기억을 잊는 데 적응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4월 한 살 아래 부인을 떠나 보낸 뒤 노래에 대한 애착이 더 많아졌다고 했다
6. 바위처럼 느긋하라 (2002.01.31)
한국인 평균 수명은 30여년 만에 만 62세(71년)에서 만 75.6세(99년)로 13세나 늘었다. 하지만 남녀간의 평균 수명 차이는 7~8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런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여성은 남성보다 왜 오래 사는 것일까?
이는 노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중요한 화두이다. 이런차이를 설명하는 방법론에는 생물학적 시도와 사회학적 시도가 있다.
생물학적 시도로는 우선 남녀의 특성을 결정짓는 성 호르몬의 영향이 주목된다. 남성호르몬은 무산소성 운동으로 공격적이고 단속적 행동을 일으키는 반면, 여성호르몬은 유산소성 운동으로 지속적이고 유연한 행동을 주도한다. 따라서 남성의 행동패턴에서 보다 많은 유해산소가 발생하여 생체에 손상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가설이다.
여성 고유의 생리현상도 관심을 모은다. 생체 안에 과다하게 축적되는 철분은 유해산소를 많이 생성시키고 조직 손상을 가져온다. 그러나 여성은 매월 일정량의 혈액을 체외로 배출함으로써 철분을 감량시켜 이런 손상을 줄인다. 따라서 남성의 경우 헌혈이 바람직하다는 이론이 가능하다.
X성염색체로 설명하는 가설도 있다. 남성은 X성염색체를 한 개만 갖고 있는 반면 여성은 두 개를 갖고 있다. 그런데 바로 이 X염색체 상에 DNA가 손상됐을 때 복구수선하는 효소의 유전자가 있으며, 여성이 이런 유전자 손상에 대한 복구능력이 강하다는 내용이다. 이외에도 여러 가설이 있지만, 일률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사회적 요인을 검토해 보면 좀더 복잡해진다. 전세계 인류의 남녀간 평균수명 차이는 대체로 7세쯤 된다. 하지만 일부 민족이나 지역민에서는 이런 편차가 극히 낮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모르몬 교도들이나 북미 뉴잉글랜드 지역의 애미쉬인들의 남녀간 평균 수명 차이는 2세 정도에 불과하다. 아랍권과 중국 신강성 지역에서는 여성보다 남성의 평균수명이 높다. 따라서 남녀간의 생물학적 특성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환경의 영향이 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볼 때 우리나라가 선진화되는데도 불구하고 남녀간의 평균 수명 차이가 여전한 것은 단순한 생물학적 요인뿐 아니라 60대 이상의 남성이 사회적 기능을 상실하고 방황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따라서 60대 이상 남성이 기능을 갖고 방황을 덜 한다면 정말로 부부가 함께 늙고 함께 세상을 떠날 수 있는 날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7. 마음속의 지팡이를 부러뜨려라 (2002.01.17)
늙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한 마디로 나이를 먹고, 몸이 쇠약해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이 앞에는 장사가 없다’고 여기고, 나이가 들면 그만큼 늙고 쇠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체념한다.
하지만 노화(老化)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면 할수록, 사람을 늙게 하는 제1의 요인은 ‘마음’이라는 확신을 점점 강하게 얻는다. 즉 사람은 ‘스스로 늙었다고 생각하는 만큼’ 늙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 연합회에서 제1회 ‘멋진 노인’ 선발대회를 개최했다. 응모할 수 있는 기본 자격은 ‘85세 이상’이었다. 이 나이를 학계에서는 초고령자로 정의한다. 또 다른 조건은 이 연세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일을 하면서 건강한 분으로 지역사회 단체장으로부터 추천을 받는다는 조건이었다.
처음 공고를 하고 나서는 사실 조마조마했다. 과연 얼마나 많은 분이 추천을 받아 나올 수 있을까? 그러나 접수된 추천자들의 면면을 보면서 노화 전문가인 필자도 깜짝 놀랐다.
90세를 휠씬 넘기고도, 올림픽 성화봉송 마라톤에 참여하는 분, 여전히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 각종 지역행사에 참가해 봉사하는 어르신, 온갖 문화행사에 앞장서 참여하며 테니스를 즐기는 실버…. 주최하는 입장에서 당황할 정도로 ‘활발한 초고령 노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었던 분은 90세를 넘기고도 종교단체의 원로로 활약하면서, 안구기증운동을 전개하고 계신 분이었다. 한 모임에서 그 분이 원로로서 좌중을 자상하게 타이르듯 설득하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에는 이렇게 멋진 노년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안할 수 없었다. 이 모든 분들은 최소한 20~30년 이상 젊은 정신과, 그에 따른 젊은 신체로 인생을 즐기고 있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회가 그 분을 소외시키는 것도 문제지만, 사람이 시드는 더 심각한 이유는 바로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스스로 세상일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 버리는 일이다. ‘멋진 노인’ 대회에 나온 분들의 ‘멋지고 당당한 모습’이야말로 어설픈 중늙은이들이 진정 표상으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나이는 물러서야 할 이유도, 사라져가야 할 명분도 아니다. 70세가 넘고, 80세가 넘어도, 아니 90세가 넘어도 할 일을 찾아서 몸소 적극적으로 실천해나가는 의지야말로 ‘노화 방지’의 첫 번째 비결이다. 의지가 있으면 사람은 최소한 천천히 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