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반점> - 원초적 본능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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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반점> - 원초적 본능을 찾아서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단지 '그'가 찾고자 하는 한 이미지를 통해 몸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고, 식물적이고 고요하며 깊은 그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라고만 보기가 어려운 것은 '처제를 설득하는 일이 남아 있었다,' 라는 부분에서 시작된다. 필자는 작가가 '그'라는 한 인물의 내면세계에 대한 세세한 묘사로 보여주고 있는 것을 통해 '그'의 행위를 중심으로 작품을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단지 '그'가 찾고 있는 하나의 '이미지'에만 초점이 맞춰진다면 '그'는 굳이 처제만을 고집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작품을 이끌어가는 사건이 '그'가 처제가 아니면 안 된다는, 그리고 거기에 자신이 개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이 미친 것으로부터 출발하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작품 속에서 '그'는 점차 자기 속으로 빠지고 있으며 본능을 억제하는 자제력의 빗장이 느슨해지고 풀려가고 있다.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욕망을 '그'는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 행동으로 옮긴다. 그렇게 '그'는 예술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자신 내부로의 탐색을 통해 겉돌고 있던 본연의 자신에게로의-지극히 동물적인 인간의 모습으로의-회귀를 시작하며 그 속으로 한 걸음씩 내딛기 시작한다.
P는 '그'의 몸을 보고 흥분을 했다고 한다. 줄곧 혐오스럽게 바라보던 몸이 여자인 P에게는 충분히 흥분을 제공할 수 있었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육체 자체의 강력한 매력이 아닐까 한다. 그것이 육식성 동물을 상징할 지라도, 사람의 몸이기에 서로가 신비로움을 느끼고 성욕을 느끼고 하는 근원이 될 수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그'는 그 몸에 그림을 그려 꽃과 줄기를 입히려 한다. 그것은 새로운 옷을 입히는 작업이라 생각된다. 다시 한 번 '그'는 몸을 가리는 것이며 그것이 아무리 식물적 이미지라고 하더라도 인간의 몸이기에 동물의 원초적 본능마저 가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녀 역시 마지막에는 육신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는 여지를 남기기도 하고, 울음을 터뜨리며 섹스를 몸으로 느끼게 된다. -옷이라는 것이 섹쉬얼리즘의 강조를 이룬다고 봤을 때 그가 그리는 새로운 옷 입히기 과정은 보다 강력한 섹쉬얼리즘의 적극적 표현이라 볼 수 있다. 섹스가 아름다운 것은 무엇인가에 덧입혀져서가 아니다. 섹스 그 자체가 성스럽고-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작업이므로- 강렬하기에-강력한 쾌락의 중심이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그'는 자신의 삐뚤어진 욕망에 변명을 하듯 그녀에게 식물적 이미지를 심어 두었으며 꽃과 줄기 등을 그려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덮으려 했다. '그'의 섹스는 더 이상 예술일 수 없었으며 단지 '그'의 머릿속에서 태어난 단순한 이미지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그림을 다 그려 넣은 후 '그'의 몸을 보며 P가 불쌍하다고 느꼈는지도 모른다. - 곧바로 처제의 집을 찾아와 행한 첫 번째 섹스의 모습은 짐승의 그것보다도 더 동물적 인상이 풍긴다. 식물의 이미지를 부여받아 몸에 꽃을 그려 넣고 있었으나 그것은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 채 그저 입혀져 있었을 뿐이다. 아니 어쩌면 '그'의 몸을, '그'의 정신을 보다 자극해 버린 하나의 옷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5분도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짧은 섹스는 끝도 없이 뿜어져 나오는 '그'의 욕망과 욕정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아름다움을 갈구하는 예술가와 본능의 발견, 발현에 눈뜨기 시작한 한 인간의 몸부림. 식물적 이미지가 부여된 두 몸으로 인해 아름답게 느낄 수 있게 트릭이 부여된 그들의 섹스, 인간이 동물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행위인 섹스를 과감하게 그림으로써 인간의 욕망, 원초적 본능 발현을 나타내 주고 있다. 결국 이 작품의 작가는 예술을 했지만 '그'는 예술을 하지 못했다.

키워드

몽고반점,   문예 비평,   비평문,   국문학과,   이상문학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