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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를 부인으로 맞으니 변한국부인(卞韓國夫人)에 봉해졌다. 고(故) 지첨의(知僉議) 승(陞)의 딸인데, 이 분이 부인을 낳았다. 권씨는 실로 영가군(永嘉郡)의 망족(望族)으로 친인척의 여러 사람이 귀하게 되었다.
부인이 시집가기 전에는 온순하고 총명하여 부모로부터 가장 귀여움을 받았으며, 15세에 배필을 골라 이씨(李氏) 집안에 시집가게 되었다. 이공은 연우(延祐) 초에 선왕인 대위왕(大尉王, 忠宣王)을 수행하여 원(元)의 서울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고려와 원을) 오가느라 집에 머무르지 않은 것이 10여 년이나 되었다. 부인은 남편의 집안을 섬기면서 며느리의 도리를 다하여 시부모가 돌아가실 때까지 그분들의 마음을 매우 기쁘게 해드렸다. 어른을 받들고 아래 사람들을 거느리면서 살림을 마련하고, 손님을 접대하면서 반드시 삼가며 반드시 조심하며, 항상 법도를 갖추었으니 평생 아무 탈이 없이 편안하였다. 바깥채[堂]에 나가지 않고 안채[閤]에 있으면서도 하루도 길쌈하지 않는 날이 없었고, 일가 친척을 모시기를 즐겨하면서 비록 화목함은 돈독하게 하였어도 또한 더불어 서로 시기하지 않았으니, 대개 그 부인[閨門]이 내외의 구분을 엄하게 하여서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지 억지로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다.
이공은 나이 어려서부터 벼슬하여 정부(政府, 相府)에 오르기까지 집안일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오로지 학문에만 전념하여 나라의 이름난 신하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내조로 말미암아 그렇게 된 것이다. 아, 착한 일을 한 사람에게 반드시 복을 내리지 않고, 악한 일을 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재앙이 미치지 않게 하니, 하늘의 책임이 여기에 있도다. 누가 부인의 수명이 길지 못하고 여기에서 그칠 줄 어찌 알 수 있었겠는가.
자녀로 모두 아들은 세 명을 낳았는데, 장남 서종(瑞種)은 통직랑 전 홍복도감판관(通直郞 前 弘福都監判官)이고, 차남 달존(達尊)은 승봉랑 봉거서령(承奉郞 奉車署令)이며, 막내는 돌이 되기도 전에 부인이 병이 들어 젖을 먹이지 못하니 열흘 만에 죽었다. 딸은 네 명인데 장녀는 좌우위호군(左右衛護軍) 임덕수(任德秀)에게 시집갔고, 세 명은 아직 어리다.
명(銘)하여 이른다.
훌륭한 집안에서 태어나 명문의 집안으로 시집가고
여러 해 동안 덕을 쌓았으며, 가정을 바르게 하였다.
예법을 지키고 아녀자의 도리를 따랐으니
아, 부인과 같아야 하도다.
오직 (하늘이) 그 수명을 아꼈으니 하소연할 데도 없이
다만 아득할 뿐이네.
부인이 시집가기 전에는 온순하고 총명하여 부모로부터 가장 귀여움을 받았으며, 15세에 배필을 골라 이씨(李氏) 집안에 시집가게 되었다. 이공은 연우(延祐) 초에 선왕인 대위왕(大尉王, 忠宣王)을 수행하여 원(元)의 서울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고려와 원을) 오가느라 집에 머무르지 않은 것이 10여 년이나 되었다. 부인은 남편의 집안을 섬기면서 며느리의 도리를 다하여 시부모가 돌아가실 때까지 그분들의 마음을 매우 기쁘게 해드렸다. 어른을 받들고 아래 사람들을 거느리면서 살림을 마련하고, 손님을 접대하면서 반드시 삼가며 반드시 조심하며, 항상 법도를 갖추었으니 평생 아무 탈이 없이 편안하였다. 바깥채[堂]에 나가지 않고 안채[閤]에 있으면서도 하루도 길쌈하지 않는 날이 없었고, 일가 친척을 모시기를 즐겨하면서 비록 화목함은 돈독하게 하였어도 또한 더불어 서로 시기하지 않았으니, 대개 그 부인[閨門]이 내외의 구분을 엄하게 하여서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지 억지로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다.
이공은 나이 어려서부터 벼슬하여 정부(政府, 相府)에 오르기까지 집안일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오로지 학문에만 전념하여 나라의 이름난 신하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내조로 말미암아 그렇게 된 것이다. 아, 착한 일을 한 사람에게 반드시 복을 내리지 않고, 악한 일을 한 사람에게는 반드시 재앙이 미치지 않게 하니, 하늘의 책임이 여기에 있도다. 누가 부인의 수명이 길지 못하고 여기에서 그칠 줄 어찌 알 수 있었겠는가.
자녀로 모두 아들은 세 명을 낳았는데, 장남 서종(瑞種)은 통직랑 전 홍복도감판관(通直郞 前 弘福都監判官)이고, 차남 달존(達尊)은 승봉랑 봉거서령(承奉郞 奉車署令)이며, 막내는 돌이 되기도 전에 부인이 병이 들어 젖을 먹이지 못하니 열흘 만에 죽었다. 딸은 네 명인데 장녀는 좌우위호군(左右衛護軍) 임덕수(任德秀)에게 시집갔고, 세 명은 아직 어리다.
명(銘)하여 이른다.
훌륭한 집안에서 태어나 명문의 집안으로 시집가고
여러 해 동안 덕을 쌓았으며, 가정을 바르게 하였다.
예법을 지키고 아녀자의 도리를 따랐으니
아, 부인과 같아야 하도다.
오직 (하늘이) 그 수명을 아꼈으니 하소연할 데도 없이
다만 아득할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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