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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줄거리

Ⅱ. 감상평

본문내용

의 처녀성 상실을 의미했다. 일본의 패전 직후 맥아더 사령부가 일반에 공개한 사진― 뒷짐을 지듯 양손으로 허리를 받치고 약간 거만한 포즈로 서있는 군복 차림의 맥아더 원수와 그 옆에 그의 가슴 정도 밖에 오지 않는 왜소한 체구에 퀭한 눈초리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히로히토 천황의 사진의 의미는 다름 아닌 ‘결혼기념사진\'이었다고 더글러스 라미스는 말한다. 그는 일본인을 가장 잘 이해했으며 누구보다도 우호적이었던 라이샤워가 그의 저서 『일본인』 에서 일본인을 ’자립심이 강하고 온화하고 협조적이고 충성심이 있는\'사람들로 치켜세웠을 때 그것은 ‘일본=여성‘을 자명한 사실로 보는 일반적 미국인의 시각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분석한다.
에도 말기의 개항과 태평양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통해 미국은 유일하게 국가로서의 순결을 위협하고 유린한 거칠고 강력한 존재로서 각인되었고 이를 통해 차별적 남녀 관계에 준한 양국관계의 틀이 형성되었지만, 사실 미국이 일본을 ‘여성‘으로 보는 시각은 단순히 힘의 세력 균형과는 무관하게 서양인들이 아시아에 대해 품어 온 차별적 타자관, 즉 오리엔탈리즘의 범주에 접맥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에는 남녀관계로서의 미일관계의 원형이 담겨있다.
나가사키에 기항한 미합중국 해군 링컨호의 바람둥이 장교 핑커턴과 궁핍한 형편 때문에 단 돈 백 엔으로 열다섯 살의 앳된 나이에 파란 눈의 이국인의 ‘현지처’가 되어 ‘나비부인\'이란 이름을 얻은 일본여성 사이에서 전개되는 극이다. 낯선 이국인을 진정으로 사랑한 나비부인은 다시 돌아온다는 남자의 약속을 믿고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와 함께 기나긴 세월을 기다렸지만 결국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미국인 아내와 함께 나타나 아이를 돌려달라는 비정한 요구뿐이었고 상심한 나비부인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여기에서 나비부인은 순박하긴 하지만 달콤한 사랑의 노예가 되어 높은 곳만을 바라보다 자멸하고 마는 어리석은 여자의 한 전형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 이야기의 골격을 이루는 것은 ‘서양=남성/동양=여성’이라는 하는 여성과 동양에 대한 차별적인 타자인식이다. 그러나 나비부인의 비극적인 삶은 서양에 문호를 개방한 후부터 태평양전쟁의 패전에 이르기까지의 일본 근대사의 자화상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나비부인은 서양인의 이국취미 또는 관음증적인 시선에 의해 그려진 초상이면서 한편으로는 근대 일본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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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나비부인,   오페라감상문,   나가사키,   동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