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칼 구스타프 융의 생애
2. 분석심리학과 종교
2. 분석심리학과 종교
본문내용
체험 속에 신의 현존이 나타날 때 그 존재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다만 “아, 내 곁에 신이 임재하셨구나!”하는 현존감만 느끼고 있을 뿐이다. 이때 체험자에게 그 존재는 다만 절대자일 뿐이다. 그가 “그리스도이다, 불타이다”라고 구분 짓는 것은 체험자가 가지고 있는 신앙이다. 물론, 체험자의 체험이 점점 깊어질수록 체험자는 그의 체험 속에 나타나는 존재가 처음의 막연했던 절대자에서부터 그가 믿고 있는 신앙의 대상으로 뚜렷이 바뀌기는 한다. 처음에는 다만 절대자의 현존 앞에서 그 현존에 사로잡히고 있을 뿐이다. 그 현존의 성격을 규명하는 것은 그러므로 그가 가진 신앙의 해석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나님의 이미지(또는 신앙)와 종교체험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종교체험과 개성화과정에서의 자기 체험 내용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 역시 그 두 체험 사이의 하나님의 이미지 또는 절대 존재 관념의 차이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이 둘 사이에 있는 유사성을 말하자면, 이 두 체험은 모두 인간의 영혼을 치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종교체험이나 개성화 과정은 모두 인간 영혼의 아픔이라는 상황에서 출발하여 절대자를 만나서 그 절대자의 빛을 통하여 분열되어 있던 자신의 영혼을 통합하는 체험이다. 그런 의미에서, 융이 정신 치료자와 신학자들은 영적인 문제들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공동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동감한다. 사실, 현대 사회에는 정신적인 문제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그런데 신학자들은 정신의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정신 치료자들은 인간의 영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영적인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종교생활 가운데서 가장 깊은 체험인 종교체험은 이 두 영역이 서로 만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영혼의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혼자 있게 해서는 안되고 그들의 곁에 있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융의 다음과 같은 말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목사와 상담하기를 거부하는 교양인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철학자에게는 더욱더 가지 않는다. 철학이란 그저 차가운 것이며, 그들의 문제가 지적인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삶과 이 세상의 의미에 대하여 이야기를 같이 나눌만한 사람은 누구인가?
영적 고뇌의 문제와 가장 깊이 관계하고 있는 사람은 의사라기보다는 사제와 목사이다. 그러나 목회자와 상담할 때 그 문제가 심리적인 것이라면, 그는 환자를 설득할 수가 없다. 대체로 그에게는 전문 지식이 없기 때문에 그는 병의 심리적 요인을 식별해 내지 못하며, 그의 판단에는 권위가 없다..... 반면에, 우리는 의사에게 영혼의 궁극적인 문제에 대해서 말을 해달라고 요구할 수가 없다. 영적인 문제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의사가 아니라 목회자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 오늘날이야말로 정신치료자와 목회자가 힘을 합쳐 영혼의 과제를 해결해야 할 때이다.
2) 둘째로, 실제의 하나님을 도저히 알 수 없는 존재로 규정하고, 사람들은 하나님의 이미지에 관해서만 알뿐이라고 주장하여 하나님을 무의식의 영역에 국한시킨 것이다. 그러나 성서와 신비체험자들이 말하는 하나님은 그런 하나님이 아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어서 그 체험자들을 좀 더 높은 단계의 삶으로 이끌어 가는 분이다.
종교적 경험이 후퇴를 의미하느냐 아니면 전진을 의미하느냐, 환상이냐 계시냐, 신경 질환적인 것이냐 치유적인 것이냐, 억압적이냐 해방적이냐, 죄책을 동기로 하느냐 아니면 성장을 동기로 하느냐, 강박적인 것이냐 목적을 향한 것이냐, 도피적이냐 공격적이냐, 자아 중심이냐 아니면 확대된 관계를 통해서 앞으로 발전하는 것이냐 하는 문제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어져 왔다. 이러한 두 갈래의 노선에서 프로이드와 융은 정반대의 입장에 서 있었다.
프로이드는 과학자로서 신비적 신앙을 의심했다면, 융은 신비가로서 영혼의 더 큰 신비와 의미를 해석하는 데 과학적 이론이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누가 더 종교의 편에 서 있는 가라는 질문에 대해 융을 종교의 편에 선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에리히 프롬이 신랄한 비난을 퍼부었던 것처럼, 융은 분명히 종교를 두둔하는 것 같이 보이지만, 그는 종교를 심리학적 주관주의의 늪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대주의로 축소시키고 말았다는 비판을 결코 면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이 둘 사이에 있는 유사성을 말하자면, 이 두 체험은 모두 인간의 영혼을 치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종교체험이나 개성화 과정은 모두 인간 영혼의 아픔이라는 상황에서 출발하여 절대자를 만나서 그 절대자의 빛을 통하여 분열되어 있던 자신의 영혼을 통합하는 체험이다. 그런 의미에서, 융이 정신 치료자와 신학자들은 영적인 문제들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공동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동감한다. 사실, 현대 사회에는 정신적인 문제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그런데 신학자들은 정신의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정신 치료자들은 인간의 영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영적인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종교생활 가운데서 가장 깊은 체험인 종교체험은 이 두 영역이 서로 만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영혼의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혼자 있게 해서는 안되고 그들의 곁에 있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융의 다음과 같은 말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목사와 상담하기를 거부하는 교양인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철학자에게는 더욱더 가지 않는다. 철학이란 그저 차가운 것이며, 그들의 문제가 지적인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삶과 이 세상의 의미에 대하여 이야기를 같이 나눌만한 사람은 누구인가?
영적 고뇌의 문제와 가장 깊이 관계하고 있는 사람은 의사라기보다는 사제와 목사이다. 그러나 목회자와 상담할 때 그 문제가 심리적인 것이라면, 그는 환자를 설득할 수가 없다. 대체로 그에게는 전문 지식이 없기 때문에 그는 병의 심리적 요인을 식별해 내지 못하며, 그의 판단에는 권위가 없다..... 반면에, 우리는 의사에게 영혼의 궁극적인 문제에 대해서 말을 해달라고 요구할 수가 없다. 영적인 문제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의사가 아니라 목회자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 오늘날이야말로 정신치료자와 목회자가 힘을 합쳐 영혼의 과제를 해결해야 할 때이다.
2) 둘째로, 실제의 하나님을 도저히 알 수 없는 존재로 규정하고, 사람들은 하나님의 이미지에 관해서만 알뿐이라고 주장하여 하나님을 무의식의 영역에 국한시킨 것이다. 그러나 성서와 신비체험자들이 말하는 하나님은 그런 하나님이 아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어서 그 체험자들을 좀 더 높은 단계의 삶으로 이끌어 가는 분이다.
종교적 경험이 후퇴를 의미하느냐 아니면 전진을 의미하느냐, 환상이냐 계시냐, 신경 질환적인 것이냐 치유적인 것이냐, 억압적이냐 해방적이냐, 죄책을 동기로 하느냐 아니면 성장을 동기로 하느냐, 강박적인 것이냐 목적을 향한 것이냐, 도피적이냐 공격적이냐, 자아 중심이냐 아니면 확대된 관계를 통해서 앞으로 발전하는 것이냐 하는 문제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어져 왔다. 이러한 두 갈래의 노선에서 프로이드와 융은 정반대의 입장에 서 있었다.
프로이드는 과학자로서 신비적 신앙을 의심했다면, 융은 신비가로서 영혼의 더 큰 신비와 의미를 해석하는 데 과학적 이론이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누가 더 종교의 편에 서 있는 가라는 질문에 대해 융을 종교의 편에 선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에리히 프롬이 신랄한 비난을 퍼부었던 것처럼, 융은 분명히 종교를 두둔하는 것 같이 보이지만, 그는 종교를 심리학적 주관주의의 늪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대주의로 축소시키고 말았다는 비판을 결코 면할 수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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