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관계를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들의 생명은 각각 다른 한쪽과 밀접하게 관련 있게 되는 것이다. 한쪽이 죽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역설적이게도 서로의 삶을 이어가게 만든다. 결국 상대방보다 자신이 먼저 죽으면 복수에 실패하는 것, 이것이 비참한 심정에도 목숨을 끊지 못하는 이유였다. 프랑켄슈타인은 가족들의 묘지 앞에서 오열하며 복수를 맹세한다. 그 때 울려 퍼지는 창조물의 섬뜩한 웃음소리에 그는 복수를 위해 살아남겠다는 서약을 하지 않았었다면 그 자리에서 자신의 비참한 존재를 끝장내 버렸을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생명을 부여한 존재 때문에 반대로 자신의 생명을 이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역설적인 관계, 과연 누가 주인이고 누가 노예인지에 대해서 섣불리 단정 내릴 수 없다. 또한 누가 정당한지에 대한 가치판단 또한 어렵다. 프랑켄슈타인이 생명을 부여하는 행위는 그의 복제품인 또 다른 프랑켄슈타인을 세상에 낳았다. ‘또 다른 나’와의 싸움, 그에 대한 애증, 애착을 가지고 만든 지식의 결정체를 죽여야 하는 운명 등 프랑켄슈타인이 겪는 창조물과의 이러한 기묘한 관계는 소설의 비극성을 심화시키면서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는 요인이 되기에 충분하다.
소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