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문명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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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던 것이다. 몽고족의 세계정복은 뛰어나 기마술과 궁술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차라리 피정복민의 기술과 인력을 동원하여 이를 전쟁에 투입시킬 수 있는 그들의 능력에 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몽고인들을 움직였던 가장 커다란 힘은 정복전이 그들의 재산을 증식시키는 공동의 사업이라는 인식이었다. 특히 칭기스 일가는 제국 전체를 자신의 소유로 간주하는 관념을 갖고 있었고 이것이 몽고제국에게 가산제적 성격을 부여해 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몽고제국은 피정복지에 대한 거대한 수탈기구였다고 할 수 있다. 실로 몽고제국의 흥망이 인류역사에 미친 영향이 심대한 것만은 사실이다. 이러한 여러 요소들로 인해 몽골은 세계제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거기에 더해 세계제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것은 어떠한 제도적인 면보다 그 시대상에 담겨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몽고족이 동북방에서 몽고초원으로 내려올 수 있었던 것도 9세기 중반 위구르제국의 붕괴가 없었다면 어쩌면 일어나지 않은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적 상황과 변화라는 틈 사이에서 몽고족이 세계제국으로 성장하여 다른 여러 민족을 지배할 수 있었던 건 시대상을 잘 이용한 몽고족의 제도적 특징과 지배체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미 세계는 민주화되어가고 이런 세계를 칭기스칸처럼 다시 세계정복을 이루기란 어려운 일인 듯 하다. 합법적이지 못한 일이다. 세계정복의 꿈은 이룰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몽고의 제도적 측면을 잘 파악하여 우리 시대에 어떠한 역사적 교훈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키워드

칭기스칸,   유라시아,   몽골제국,   동서문명의 만남,   우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