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사고방식이 있는데, 저것 때문에 갑자기 작품의 주제가 바뀐다고 말하는 건 무리가 있다. 제비 한 마리가 날아왔다고 하여 곧 봄이 오는 것은 아니듯이 갈매기가 표상하는 상징적 의미가 조금 바뀌어졌다고 하여 작품의 주제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김욱동 『‘광장’을 읽는 일곱 가지 방법』p.122
4. 광장과 밀실의 의미
이명준은 남한의 정치 사회 현실을 광장과 밀실에 비유하여 비판한다. 광장은 개인들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공간이고 밀실은 개인들이 구축할 수 있는 각자의 공간이다. 그는 남한 사회를 탐욕과 반윤리로 가득 찬 혐오스러운 곳이라고 비판하고 ‘광장을 버리고 밀실만을 가꾸는 곳’ 이라고 규정한다. 광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밀실만 꾸민다는 것은 남한 사회가 자본주의 체제로 급격히 전환하면서 전통적인 공동체 사회가 붕괴되고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팽배한 사회로 변했음을 의미한다. 양윤모 「최인훈 소설의 ‘정체성 찾기’ 에 대한 연구」
그가 북한으로 가는 도중 꿈에서 본 맑은 분수, 꽃, 페이브먼트는 개인들을 위한 사회적 광장이 보존되어 있음을 상징한다. 그러나 막상 도착해서 경험한 북한의 실상은 잿빛 공화국이었으며, 개인은 사라진 당만이 존재하는 텅 빈 광장이었다.
결국 이명준은 어느 곳에서도 광장과 밀실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 세계를 발견할 수 없었으며, 이는 결국 그의 죽음으로 귀결된다.
♠ 나가며
최인훈 소설의 주인공들은 모두 자아와 세계의 합일로 고뇌하는데, 초기 작품인 『GREY 구락부 전말기』에선 그 고뇌의 공간이 좁은 집과 개인의 문제로 한정된다. 그리고 이제까지 최인훈이 고민해왔던 문제들이 완벽하게 집약된 『광장』에선 주인공의 고뇌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당시 남북한 정치 상황과 맞물려 민족의 문제로 확대되어서,
마지막으로 최인훈이 『광장』일역판 서문에 쓴 글을 인용하며 발표를 마칠까 한다.
소설의 주인공이란, 정말 사람보다는 얼마쯤 분명한 걸음걸이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뜻에서 이 주인공이 걸어간 길도 그 나름대로 상황을 밝혀내는 몫만은 해낸 셈이라 볼 수 없을는지. 남은 일은, 살아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스스로 풀지 않으면 안 될 숙제다.
♠ 참고문헌
최인훈 『광장/구운몽』/ 1993 / 문학과 지성사
임달환 「‘광장’ 에 나타난 갈등양상 연구」
양윤모 「최인훈 소설의 ‘정체성 찾기’ 에 대한 연구」
김욱동 『‘광장’을 읽는 일곱 가지 방법』
4. 광장과 밀실의 의미
이명준은 남한의 정치 사회 현실을 광장과 밀실에 비유하여 비판한다. 광장은 개인들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공간이고 밀실은 개인들이 구축할 수 있는 각자의 공간이다. 그는 남한 사회를 탐욕과 반윤리로 가득 찬 혐오스러운 곳이라고 비판하고 ‘광장을 버리고 밀실만을 가꾸는 곳’ 이라고 규정한다. 광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밀실만 꾸민다는 것은 남한 사회가 자본주의 체제로 급격히 전환하면서 전통적인 공동체 사회가 붕괴되고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팽배한 사회로 변했음을 의미한다. 양윤모 「최인훈 소설의 ‘정체성 찾기’ 에 대한 연구」
그가 북한으로 가는 도중 꿈에서 본 맑은 분수, 꽃, 페이브먼트는 개인들을 위한 사회적 광장이 보존되어 있음을 상징한다. 그러나 막상 도착해서 경험한 북한의 실상은 잿빛 공화국이었으며, 개인은 사라진 당만이 존재하는 텅 빈 광장이었다.
결국 이명준은 어느 곳에서도 광장과 밀실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 세계를 발견할 수 없었으며, 이는 결국 그의 죽음으로 귀결된다.
♠ 나가며
최인훈 소설의 주인공들은 모두 자아와 세계의 합일로 고뇌하는데, 초기 작품인 『GREY 구락부 전말기』에선 그 고뇌의 공간이 좁은 집과 개인의 문제로 한정된다. 그리고 이제까지 최인훈이 고민해왔던 문제들이 완벽하게 집약된 『광장』에선 주인공의 고뇌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당시 남북한 정치 상황과 맞물려 민족의 문제로 확대되어서,
마지막으로 최인훈이 『광장』일역판 서문에 쓴 글을 인용하며 발표를 마칠까 한다.
소설의 주인공이란, 정말 사람보다는 얼마쯤 분명한 걸음걸이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뜻에서 이 주인공이 걸어간 길도 그 나름대로 상황을 밝혀내는 몫만은 해낸 셈이라 볼 수 없을는지. 남은 일은, 살아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스스로 풀지 않으면 안 될 숙제다.
♠ 참고문헌
최인훈 『광장/구운몽』/ 1993 / 문학과 지성사
임달환 「‘광장’ 에 나타난 갈등양상 연구」
양윤모 「최인훈 소설의 ‘정체성 찾기’ 에 대한 연구」
김욱동 『‘광장’을 읽는 일곱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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