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 비밀은 그 방에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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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창작소설] 비밀은 그 방에서 추락했다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적으로 외쳤다. "그래요. 이제 그게 나인게 다행이에요. 만약 사랑이면 어때요. 난 이렇게 당신만을 사랑하는 종이 되어 버렸는걸요. 시작이야 어찌 되었건 나는 이제 당신을 떠날 수 없어요. 나를 믿어요. 이제 과거를 버리고 저랑 새롭게 시작해요. 네?" 한동안 침묵이 흘렀고 내 등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말없이 내 누에 흐르는 눈물을 바라보던 그가 말했다. 지금이 무슨 계절이냐고 물었지? 지금은 가을이야. 그러더니 그는 내게 손을 내 민다. 나의 오랜 노력들이 한 순간에 결실을 맺는 순간이다. 그는 나를 믿고 있다. 그의 잔인성은 나로 인해 드디어 무너졌다. 그는 나의 손발을 풀어 주었다. 그는 나를 이끌고 이 방의 문을 나선다. 어둠에 익숙한 내게 빛은 새로운 문이었다. 그 문이 열리고 나는 계속 올라갔다. 그리고 어느덧 지하실 방을 아래에 두고 서 있었다. 그의 이끌림에 따라 그 집 문을 나섰다. 순간 어지럼증을 느껴 휘청거렸다. 내 눈이 햇빛에 적응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이곳은 너무도 한적하다. 인가는 저 멀리 그 형태만 아주 작게 보이고, 집은 산 속에 홀로 있다. 이 집 주변에는 은행나무가 많이 보인다. 커다란 은행나무들은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도록 감추려는 듯이 이 집을 빙 두르고 있다. 가을바람이 은행나무를 흔들고 유혹을 이기지 못한 잎들은 자꾸 떨어지고 있다. 그 모습이 내 눈에는 노란 나비 떼들이 비바람에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은행나무에 잎들은 봄, 여름에는 초록색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나무는 유혹을 받는다. 은행나무의 진정한 색깔은 노란 색이다. 가을바람은 은행나무에게 속삭인다. 노른 은행잎은 가을에 모든 잎들을 지배한다. 은행나무가 유혹에 넘어가고 나면 가을바람은 어느덧 차가운 모습으로 변해 버린다. 가위 같이 차가운 가을바람은 노른 잎들을 모두 잘라 버린다. 변화를 가져온 것이 결국에는 추락시키고 말았다. 나는 갑자기 은행잎이 측은해졌다. 그 순간 근처에서 풀 밟는 소리가 들렸다. 그의 지하실에 갇혀있는 동안 제일 발달한 기관은 그의 발자국 소리를 긴장하며 듣던 귀다. 나무 사이로 고개 숙이고 나물을 캐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는 은행나무를 바라보며 상념에 잠긴 듯하다. 나는 소리치며 달리기 시작했다. 그에게 잡혀있던 내 손이 그 곳에서 빠져 나온다. 나는 이 집을 감싸던 은행나무들 사이를 지나 그 곳에서 멀어져 간다. 나는 산을 향해 뛰어 올라갔고, 사람들은 놀라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본다. 그들에게 가까워졌을 때 나는 뒤를 돌아 봤다. 그는 보이지 않는다. 아래에는 은행나무들에 둘러싸인 그 집이 있다. 나는 수없이 추락하고 있는 은행잎들 속에서 어미에게 버려진 아이를 보았으며 연인에게 버려진 남자도 보았다. 그리고 나는 모든 것에게 버려진 한 추락하는 인간을 보았다.
"이게 전부예요. 당신이 원하던 것을 모두 알아내서 기쁜가요? 나는 당신이 원하던 대로 모든 걸 털어놨어요. 이렇게 털어놓은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될까요? 어쩜 나보다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지 모르지만. 어쨌든 고마웠어요. 아, 그리고 한 가지만 더 말할게요. 다시는 날 그렇게 위에서 내려다보지 말아요."
야누스는 누구일까?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나는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박 검사는 보내준 자료를 잘 받았다면서 한참동안 나를 추켜세웠다. 그의 달콤한 말들은 왠지 나를 피곤하게 만들었다. 그 남자에게는 중형이 부과될 것이라고 한다. 박 검사의 말로는 그 남자는 반박도하지 않고 그저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하나. 나는 다시 머리가 아파졌다. 그 날 그녀는 모든 이야기를 마치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는 그대로 가버렸다. 그 방에 문을 나서는 그녀의 뒷모습이 자꾸만 눈에 걸렸다. 그녀는 더 이상 유리컵에 갇힌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모두 들었지만, 웬일인지 그녀가 속이 보이지 않는 갈 색 컵 속으로 깊숙이 숨어버린 것만 같이 느껴졌다. 그 날 박 검사에게 줄 자료를 정리하던 중에 나는 우연히 내 책장에 숨어있는 듯한 책 한권에 손이 갔다. 『야누스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에서 나는 묘한 이끌림을 느꼈다. 내가 상담일을 시작하던 초기에 읽은 적이 있는 책이었다. 그러나 그 후에 일이 점점 많아지면서 나는 다른 책들을 읽었고 예전에 것들은 잊혀져갔다. 그 책 맨 앞장에는 야누스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야누스는 그리스신화에 대응하는 신이 없는 유일한 로마신화의 신이다. 고대 로마인들은 문에 앞뒤가 없다고 생각하여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겼으며, 미술 작품에서는 4개의 얼굴을 가진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하였다. 집이나 도시의 출입구 등 주로 문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한다…」
야누스에 대한 이 설명들은 내게 무척이나 많은 생각을 안겨주었다. 야누스에게 대응하는 신이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야누스는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대응 신을 이미 만났다. 자신이 두 개의 얼굴인지 모를 때 야누스에게는 대응하는 신이 없게 되지만 그가 자신의 또 다른 얼굴을 알게 되었을 때 그는 피할 수 없는 대적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반쯤 열린 내 사무실 방문 사이로 옆에 방문이 보였다. 나는 그 뒤편에 야누스가 날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너, 이 신문기사 봤어? 이것 좀 봐. 어쩌면 사람이 이럴 수가 있지? 세상이 정말 어떻게 돌아가려는 건지…"
저녁을 사주겠다고 찾아온 친구 녀석이 신문을 내밀며 말한다.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불을 질러 화재로 위장한 딸이 경찰에 검거됐다. 천일공노 할 범죄를 저지른 딸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김 모 양은 범행과정이나 범행 후 행적을 보면 순간적인 충동을 못 이겨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이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고 은폐하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신문을 덮어버렸다.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봤다. 건물들이 빽빽하게 솟아있다. 저 건물들은 얼마나 많은 방들을 가지고 있을까? 그 안에 숨어 있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은 방들을 숨기고 있을까? 앙상해진 나무에서 잘 버티고 있던 노란 나비 한 마리가 저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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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15페이지
  • 등록일2007.07.03
  • 저작시기2007.5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418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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