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상섭과 '삼대'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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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염상섭과 '삼대'에 관하여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사랑의 장면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이다. 상훈의 타락의 계기가 되기도 했던 홍경애와의 사랑의 장면은 '추억'이라는 장(章) 속에 불과 몇 줄로 어리벙벙하게 취급하고 있을 뿐이다.
가슴을 두근거리며 몰래 펴던 경애는 도리어 김이 빠지었다. 좀 더 무슨 뼈진 말이 있을 것같이 생각되었고, 또 그런 말이 없는 것이 이상히도 섭섭하였던 것이다.
한편 덕기와 필순 사이의 감정의 교류와 필순의 덕기 방문이 다루어져 있는 장에 '애련'이란 프랑스 영화의 제멋대로 번역해 놓은 것 같은 표제가 붙여져 있는 것도 오늘의 독자들은 수긍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필순 편에서 덕기에 대한 막연한 기대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전후 사정으로 이해가 갈 것이다. 그러나 기혼한 부잣집 아들과 반찬 가게집 딸의 심상한 대화가 어째서 '애련'이 될 것인가. 위와 같은 말은, 그러나 염상섭이 남녀 관계를 그리는데 무능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남녀 관계를 다룰 때 그것은 사랑이 아니고 대개 치정이 되어 버린다. 염상섭에게 본격적인 사랑의 정경이 없다는 것은 그의 어른스러움과 작가로서의 성숙을 의미할 수도 있다. 적어도 염상섭은 이광수(李光洙)처럼 비록 천박한 유혹자의 경우라도 아래와 같은 구절을 적어 놓고 태연할 정도로 뻔뻔스러운 작가는 아니다('삼대'와 이광수의 '흙'은 거의 같은 시기에 똑같이 신문 연재로 발표되었다.)
아아, 내 순례여. 이 세상에 오직 하나인 내 순례여. 그대는 어떻게 이렇게도 내 피를 끓게 하는가. 내게서 사라졌다고 생각하였던 정열이 어떻게도 그대의 고운 눈자위, 보드라운 살의 감촉으로 이렇게도 불이 타게 하는가. 아 그대의 살의 감촉, 그 체온!
―'흙'에서―
가정 속의 일상인을 그리는 데 명수(名手)인 염상섭은 끝내 뿌듯한 사랑과 정열을 다룬 작품을 쓰지 못하고 말았다. 그것은 한 시대의 살림살이와 그 습속(習俗)을 그리는 작가로서는 치명적인 불구 현상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그것은 밋밋한 사랑의 표현을 금기(禁忌)로 삼았던 구도덕과 그 구도덕의 기반이 되었던 구질서가 빚어내게 마련인 인간성의 망측스러운 왜곡의 결과였을 것이다. 그가 사랑을 그리지는 못하되 치정을 그리기는 했다는 것은 그의 어른스러움이 사실은 구도덕인, 패쇄적인 사랑관(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한 것이다. 한편 구도덕이 지배적이었던 상황에서 사랑과 구애(求愛)의 공인된 형식이 없었고 그 때문에 사랑과 구애는 어쩔 수 없이 연극적인 우스꽝스러움을 수반하지 않을 수 없었고, 염상섭의 점잖음과 어른스러움은 이 우스꽝스러움을 견디어 낼 수 없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사랑의 정열을 정면으로 다루지 못한 그가 반비극적이고 반영웅적인 삶의 작가로 일관하였음은 우연이 아니다. 이리하여 그는 고양(高揚)된 인생 의식을 보여주지는 못했으나, 가정 속의 일상인의 반영웅적인 삶을 통해 이러한 반영웅적인 삶의 터전이 되어 있는 가족제를 비롯한 구질서의 탁월한 비평가가 될 수가 있었다. 이것이 염상섭 문학이 품고 있는 소극적 가치의 중요 국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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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7페이지
  • 등록일2007.08.24
  • 저작시기2006.10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426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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