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히트 소격효과

목차

1부 브레히트와 소격효과
1. 베르톨트 브레히트
2. 소격효과
3. 브레히트 소격효과의 특징

2부 소격효과를 가져오는 방법
1. 낯설게 하기
2. 패러디
3. 키치
4. 그로테스크
5. 몽타주

3부 현대인과 소격효과

본문내용

기 등을 잘게 썰어 삶은, 우리나라의 고기찌개와 비슷한 요리-역주)나 라구(프리카세와 비슷하나 주재료가 채소로 우리의 야채찌개와 비슷함-역주)에 써도 못지 않게 좋을 것이다./따라서 본인은 우리 모두 다같이 심각히 고려해 보자고 겸손하게 제안하거니와 이미 산정된 십이만 명의 어린아이 가운데 이만 명은 번식용으로 남겨두는데 그중에 사내아이는 사분의 일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사실 이것은 우리가 양이나, 검은 소 혹은 돼지에게 허락하는 것보다 많은 비율이고 이 어린애들은 우리의 야만인들이 그리 대단치 않게 생각하는 결혼이라는 상황의 산물인 경우가 드물 것이기 때문에 본인의 판단으로는 사내 하나에 여자 넷 꼴이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남은 십만 명은 한 살 때쯤 되어 나라 안의 지체 높으신 부자나리들이 사가도록 포동포동 찌개해서 훌륭한 식탁에 오를 수 있게 하라고 늘 충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친구들을 초대한 식탁에는 애 하나면 두 접시가 나올 것이고, 식구끼리만 오붓하게 저녁을 먹을 경우, 앞뒤 사분의 일이면 괜찮은 음식이 마련될 터이고, 후추와 소금을 약간 쳐 두었다가 특히 겨울일 경우 나흘째 되는 날 삶아먹으면 썩 훌륭할 것이다.
- 소설, 스위프트 『겸허한 제안』
▶ 유아를 먹는 고기처럼 취급하는 것을 보며 우리는 괴기스러움과 끔찍함을 느낀다. 또한 이런 제안이 합리적인 이야기인 듯이 주장하는 것을 보면서 어이없음을 동반한 웃음, 희극적인 요소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익사자는 북어처럼 금세 뻣뻣해져서 강물 밖으로 끌려나온/다. 수영복을 입은 유원지의 마네킹 300여 명 가량이 갑자기/물에 예배하는 엄숙한 자세로 서서 번뜩이는 강을 바라보는/지금은 오후 3시 17분 59초. 산중턱 무덤지기 돌말은/툭 불거진 돌맹이눈으로 파라솔 색색인 유원지를 굽어보며/벙어리 말 울음을 운다. 누가 선그라스를 깨뜨린다. 뜨거운/자갈들이 노른자도 없이 이글거리는 태양을 품었다.
- 시, 최승호 「초현실적인 유원지」
▶ 우리는 이 시가 강에서 익사자를 건져내는 장면을 무덤덤하게 묘사한 것을 보며 무언가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그 건조한 묘사에 어이없음을 동반한 쓴 웃음을 짓게 된다.
탐 린치가 있는데 그는 여든 다섯의 홀아비로 늘 맹장에 까닭 모를 통증을 느껴 침상을 떠나지 못했고, 아직 살아 있는 세 아들 중 조는 예순 다섯에 관절염으로 절름발이이며, 짐은 예순 넷의 꼽추에 술주정뱅이이며, 빌은 예순 셋의 홀아비로 어쩌다 넘어져 미끄러지는 바람에 두 다리를 잃어 행동에 크게 제약을 받고 있고, 딸 중에 유일한 생존자인 메이 샤프는 예순 둘의 과부로 앞을 못 봐서 그렇지 모든 다른 신체 기능은 멀쩡했다. 또한 조의 부인이 있는데 그녀는 처녀 때 이름이 도일리 바이언으로 예순 다섯 살이며 수전증으로 팔은 마비되었으나 건강이 아주 좋고, 짐의 부인 케이트는 원명이 샤프로 예순 네 살인데 어쩐 일인지 질질 고름이 흐르는 종기가 온몸을 뒤덮은 것 말고는 건강이 아주 좋았다.
- 소설, 쌔무얼 바케트 「왓트」
▶ 우리는 린치네 가족의 흉하게 일그러진 모습에서 너무 끔찍한 상황에서 오는 공포와 끔찍함을 경험한다. 동시에 아무 일 아니라는 듯 유쾌한 서술로 인해 희극적인 감정을 동시에 가질 수 있게 된다.
5. 몽타주 윤시향, 「생소화 기법으로서의 몽타주」, 서울대학교 독일어문화권연구회 2000
채연숙, 「무차별성의 표현으로서의 몽타주기법」, 한국독어독문학회 1999
변재길, 「제임스 조이스, 에이젠슈테인, 몽타주 시학」, 신영어영문학회 2003
몽타주는 원래 ‘조립하는 것’을 의미하는 프랑스어로, ‘영화는 촬영되는 것이 아니라 조립되는 것’이라는 영화이론에서 시작되었다. 이것은 단일관점이나 논리 중심의 플롯을 배격하며, 서사의 연속보다도 장면, 단편적인 의미 조각, 일상의 편린 등을 병치하여 관객이 플롯에 빠져드는 것을 방지한다. 또한 몽타주는 하나의 고정된 효과를 지닌 것이 아니므로 독자들을 능동적으로 비판적인 작업에 참여하게 된다.
3부 현대인과 소격효과
과거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문학은, 좀 더 능동적인 독자의 감상을 원해왔다. 문학이 새로운 느낌을 준다는 것, 그것은 독자에게 새로운 것을 환기시킨다는 것이고, 독자는 그 새로운 것을 자신의 체계 속에서 풀이해 나가기 위해 사고하게 된다. 소격효과 역시 이런 흐름 속에 자리하고 있다. 독자로 하여금 객관적인 거리를 갖게 함으로써, 작품에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다. 무분별한 정보 속에 파묻힌 현대인에게, 보이지 않는 이데올로기 속에 갇힌 현대인에게 있어 비판적인 사고는 아주 중요하다. 소격효과는 우리에게 끝임 없이 ‘정신 차리기’를 요구한다. 다만, 소격효과라는 것이 작품 전체에서 기능하지 못하고, 한 부분에서 새로운 느낌을 환기하는 데에만 그친다면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고 할 것이다.
※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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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산, 『현대시학』, 새미 1996
윤시향, 「생소화 기법으로서의 몽타주」, 서울대학교 독일어문화권연구회 2000
채연숙, 「무차별성의 표현으로서의 몽타주기법」, 한국독어독문학회 1999
변재길, 「제임스 조이스, 에이젠슈테인, 몽타주 시학」, 신영어영문학회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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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mson Philip 저, 김영무 역, 『그로테스크』, 서울대학교 출판부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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