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을 감상한 후 종교적 관점의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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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을 여기서 진하게 느꼈다.

신애의 내면을 드러내기 위한 보조 역할이면서 드라마가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것을 방지하는 캐릭터. 그의 유머스러운 캐릭터가 드라마의 긴장감을 유연하게 풀어낸다. 실제 인생을 살면서도 이러한 넘들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신애 같이 자기 안에 갇혀 있는 여자에겐 이런 무식한 넘의 순정이 꼭 필요하다.

무식한 넘의 순정이 잘 표현된 장면. 사랑하는 여자의 머리결도 차마 만지지 못하고 여인의 향기만으로도 족하다.

애써 외면했던 현실, 도피할 수 있을 때까지 도망다니기만 했던 신애는 이제 더는 자기를 포장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 그녀는 절망하고 분노한다. 그것은 자학으로 이어진다. 자신을 종교로 안내한 집사의 남편을 유혹하여 정사를 갖는가 하면 자신의 집으로 심방 온 목사에게 냉대한다. 그리고 신애를 위한 기도회를 향해 돌을 던지는가 하면, 대규모 야외 기도회장에 몰래 들어가 ‘거짓말이야’라는 대중가요를 틀어놓음으로써 신과 인간들의 위악 놀이를 조롱한다. 이러한 상황들은 표면적으로는 자학이며 하나님에 대한 반항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보다는 존재감을 갖고 있는 한 인간의 정당하고 당연한 분노라고 여겨진다. 신애가 밀양으로 내려오려고 마음 먹었을 때부터 시작된 가식과 위악의 깊이만큼 그녀는 자신과 주변의 위악을 학대한다. 이러한 변화는 신애를 비로소 사람으로 만들어 놓는다.

영화의 상당 부분이 기독교에 대한 비판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런 것보다는 한국식 종교적 속성을 통해 신애의 각성 혹은 현실인식을 일깨웠다는 느낌이 든다. 종교에의 귀의가 대단한 동기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식으로 별다른 성찰 없이 가봐야 그것은 자기 최면 이상은 될 수 없다. 신애는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현실을 잊기 위해, 그녀 자신 안에 아무도 모르게 숨겨져 있는 가식을 감춘 채로 종교에 의탁하지만 마지막에 보게 되는 것은 결코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다. 바로, ‘남편 잃고 자식마저 잃은 여자’라는 자리.... 그 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녀는 비로소 인간의 눈물을 흘린다. 비로소 사람처럼 울게 된다.

자살을 기도한 신애는 그러나 즉시 밖으로 나와 살려달라고, 살고 싶다고 외친다. 오래 쓰고 있던 가면을 벗고, 고통 앞에 마주한 신애는 비록 극단적인 선택을 했지만 삶의 본질이 주는 생에의 맹목성을 숨기지 않는다. 신애는 고통을 피하지 않고 통과했기에, 그 아팠던 만큼 살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을 느꼈다고 본다. 손목을 긋는 그 자체는 어떤 면에서는 지리하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현실의 종착점, 통과제의의 마지막 관문이며 의식이 아닐까 싶다. 과거는 이제 과거 속으로 흘러가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실낱 같은 희망...

마지막 장면은 관습적이긴 하지만 참 마음에 든다. 머리를 깎는다는 것, 그것은 밥을 먹는 것처럼 사람이 살기 위해서 해야 하는 가장 작은 단위의 행동이다. 사람은 밥도 먹고, 머리도 깎아야 하니까.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신애가 과연 앞으로 평온할 것인가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그녀는 더 이상 피하지 않고 자기 내면을 똑바로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부정한 남편한테 욕을 할 수도 있고, 살인범을 용서하겠다는 엄청난 가식도 더 이상 부리지 않을 것이다. 원점으로 돌아왔지만 사람의 인생은 원점일 수 있어야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살 것이다.

밀양으로 가는 이 긴 여정은 바로 그녀 내면으로 향하는 고통의 길이기도 하다.
사람은 고통을 피하지 않음으로서 역설적으로 스스로의 구원에까지 이르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는 정말 연출이 잘 된 씬들이 많다. 신애가 교도소에서 살인범과 마주하는 장면도 그렇고, 아들이 납치된 후 송강호를 찾아갔다가 돌아오는 장면도 그렇고, 살인범의 딸이 골목길에서 구타를 당하는 상황도 그렇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내내 남는 것은 미장원에서 그 딸을 다시 마주할 때다. 신애의 머리를 손대면서 그 딸의 눈은 빨개지고 있다. 그 애의 마음이 느껴져 순간적으로 눈물이 찔끔 나올 뻔했다. 살인범의 딸이라는 딱지, 그 주홍글씨는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다. 그 딸도 미용사로 새출발을 했지만 피하고 싶고 잊고 싶은 대상을 이렇게 예고없이, 느닷없이, 갑자기 마주치게 된다. 사람의 의지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이러한 현실은 참 슬프고 슬픈 숙명이다. 용서를 하고 용서를 받는 것과 상관없다. 사람은 법적인 용서를 받았다고 마음이 편해지는 그런 단순한 동물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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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8.10.01
  • 저작시기20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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