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비판과 시 - 이형기

목차

1. 산업화시대와 도시시의 등장

2. 이형기 시에 나타난 도시시 李潤敬, 『이형기 도시시 연구』, 동국대 석사학위논문, 1999 요약정리.
(1) 기술과 문명
(2) 환경과 생태
(3) 삶의 몰락과 자아 소멸

3. 마무리 글

본문내용

꾼 부부
폐농하고 서울로 이사를 와서는
별 수 있나, 손에 익은 「이삭줍기」
난지도에서 쓰레기를 주워 생계를 잇는다
그래도 해가 지면
예전처럼 일어서서 고개를 숙이지만
「만종」소리 어디서도 들려오지 않는다.
배경에는 멀리 도심에 용립한
고층, 고층,
또 고층빌딩……
밤보다 먼저
그들을 어둠 속에 삼켜버린다.
- 이형기, 「서울로 이사 온 밀레의 이웃」 전문
위 시는 농사일로는 생계의 위협을 느껴 어둡고 메마른 도시로 들어서야 하는 폐농인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도시에는 부를 갖춘 사람이 있는가 하면 번영의 그늘에서 빈곤의 어둠 속에서 생활하는 소시민들도 있다. 이처럼 도시에는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져 있는 것이다. 도시의 물질을 따라 서울로 이사 온 마지막 남은 농부는 척박한 삶의 터전에서 생계를 잇기 위해 손에 익은 ‘이삭줍기’를 한다. 이 도시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난지도에서 쓰레기’를 줍는 것이다 그리고 해가 지면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 ‘고개를 숙이지만’ 만종의 소리는 더 이상 어디서도 들려오지 않는다. 그들에겐 자연의 빛조차 고층빌딩에 가려 밤보다 먼저 어둠이 찾아온다. 삶의 뿌리인 전원을 버려두고 도시로 밀려온 소외계층의 열악한 조건과 비참한 생활과정을 통해 도시문명이 인간에게 주는 처참한 삶의 몰락을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정보를 종합 처리하는
고성능 전자두뇌
뚜뚜뚜…… 하고 자동으로 작동한다
우울증이나 심술이나
욱하고 치미는 파괴적 충동 같은 것은
어딘가 장기가 고장난 증거
병원이 아니라 조립공장으로 달려가서
문제의 장기를 갈아까우면 된다
- 이형기, 「6백만 불의 인간」 부분
문명이 이젠 인간에게도 가치를 요구한다. ‘우울증이나 심술 같은’ ‘파괴적 충동’을 없앤 고성능 전자제품으로 탈바꿈하기를 바란다. 그들은 감정이란 장기가 없어도 쉽게 사랑할 수 있고 사랑의 농도 또한 무한대로 올릴 수 있다. 문명사회에서 모든 ‘감정’은 불필요한 ‘문제의 장기’에 지나지 않는다. 감정이 앞세워진 인간보다 모든 사고가 단순한 인간이 우대를 받는 것이다. 현대인은 점점 로봇화되어 가는 기계적인 재생품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의 사고와 반응은 이미 인공화된 것뿐이다. 이미 그들은 무언가에 의해 감시당하고 고립되어 프로그램화된 현실에 길들여져 있는 지도 모른다. 이제 문명은 인간에게 오랜 기다림과 시련을 통해 도덕적 연마와 정신적 성숙으로 인한 성취감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귀한 맛이 전혀 없는 행복’한 삶을 살길 종용하는 것이다. 현대적 가치관에 대한 비판적 통찰을 통해 사라져 버린 인간의 감성을 이 시에서는 기계적 재생품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3. 마무리 글
이형기의 도시 이미지는 대부분 암울하기만 하다. 그의 도시시에는 희망적이며 진취적인 방향 제시는 엿보이지 않는다. 그저 도시 안에서 소외된 인산상과 문명, 환경, 생태로 인한 위기의식만 전해질 뿐이다. 그러나 시인은 세상으로부터 도태되고 소멸되어 가는 인간들의 모습과 문명 비판의 내용들을 비판적이고 교훈적으로 일깨우기 위해 쉬운 언어들로 풀어쓰고 있다. 거기에는 독자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시인의 의도와 사회 비판적 기능을 노리기 위한 의도가 함께 엿보이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시들이 평이한 시적 구조로 인해 긴장감이 약한 경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시인은 이러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해악을 역설과 패러디의 장치를 통해 형상화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시인은 독자에게 위기감을 조성하고 교훈적으로 비판 대상을 부각시키는 것은 시인이 한 사회에서 공존하며 해야 할 의무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형기의 도시시는 독자가 자각하지 못한 부분을 시를 통해 현실의위기 의식과 존재의 본질을 긴장감 있게 일깨워 주고 있어 시적 탐구 정신이 돋보인다. 李潤敬, 『이형기 도시시 연구』, 동국대 석사학위논문, 1999 요약정리.
시대의 변화와 함께 도시시도 과감한 형태 변화와 함께 다양화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위기의식과 비판으로 인한 종말론적 상상 등 삶의 닫힌 공간으로써의 표현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어두운 닫힌 공간 속에서 밝은 삶의 공간으로 회생할 수 있도록 도시시의 방향 모색이 필요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1. 산업화시대와 도시시의 등장
2. 이형기 시에 나타난 도시시 李潤敬, 『이형기 도시시 연구』, 동국대 석사학위논문, 1999 요약정리.
(1) 기술과 문명
(2) 환경과 생태
(3) 삶의 몰락과 자아 소멸
3. 마무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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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시의 등장,   산업화시대 등장,   시에 나타난 도시시,   삶의 몰락과 자아 소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