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Ⅰ. 개요
Ⅱ. 전쟁이 인문학에 미친 영향
Ⅲ. 김수영의 전후문학
Ⅳ. 박경리의 전후문학
Ⅴ. 서기원의 전후문학
Ⅵ. 손창섭의 전후문학
Ⅶ. 장용학의 전후문학
참고문헌
Ⅱ. 전쟁이 인문학에 미친 영향
Ⅲ. 김수영의 전후문학
Ⅳ. 박경리의 전후문학
Ⅴ. 서기원의 전후문학
Ⅵ. 손창섭의 전후문학
Ⅶ. 장용학의 전후문학
참고문헌
본문내용
는 주인공의 반성적 행위가 아니라, 신뢰가 붕괴된 이데올로기의 허구에 대한 비판적 안목이며, 잘못된 이데올로기 인식에 대한 비판이다. 파시즘 정권에 동조하는 반공이데올로기적 글쓰기가 아니라,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기술적 근대로 인식한 한계를 지적한 내용이다.
Ⅳ. 박경리의 전후문학
먼저 박경리의 초기 단편소설(주로 50년대에 발표된)들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불신시대 (《現代文學》 8월호)는 제목 그대로 불신과 협잡으로 가득찬 전후 시대를 한 여인의 정신적 방황을 통해 예리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인공 진영은 9.28수복 전야에 남편을 잃는다. 진영에게서 남편을 앗아간 악몽과 같은 전쟁은 끝났으나 전쟁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또 다른 악몽이 도사리고 있다. 집터는 쑥대밭이 되어 축대조차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황폐화 되어 있었고 한 집안의 가장을 잃은 상태에서 이렇다 할 직업을 갖고 있지 않은 진영에게 현실은 암담할 뿐이다. 이런 어려운 처지에 아들 문수는 뇌수술 도중 의사의 무관심으로 생죽음을 당한다. 진영에게 있어서 남편과 자식의 죽음은 실로 엄청난 충격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진영은 전쟁에 의한 남편의 죽음보다 의사의 불성실한 진료로 인해 빚어진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평범한 여인에게 남편과 자식의 잇따른 죽음은 둘 다 똑같이 상처이겠지만 유독 아들의 죽음으로 괴로워하는 것은 이 소설이 전후 우리 사회의 한 면을 보여주고자 하는 쪽에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억울하게 생죽음을 당한 문수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진영은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려보지만 아무리 노력해 보아도 믿음이 가져지지 않는다. 미사가 끝날 무렵 연금주머니가 도는 것을 보면서 구경꾼 앞으로 돌아가는 풍각장이의 낡은 모자를 연상하는 것은 믿음이 가장 기본이 되어야할 종교(의식)마저도 (다소 과장되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돈을 목적으로한 수단임을 보여준다. 성당에서 드린 미사가 문수를 위한도 아니고 자신을 위한것도 안되자 (진영의)어머니는 문수를 절에 올려보자는 제의를 하고 적은 돈이나마 마련해 절에 가서 행사를 치루나 돈의 액수가 적다는 이유로 매우 무성의하고 초라하게 치뤄진다.
어머니는 향을 꽂고 빳빳한 은행에서 갓나온 듯한 십환짜리 스무장을 영전에 놓았다. 진영도 일어서서 향을 꽂았다. 그리고 돌아섰을 때 중이 목을 길게 뽑아 가지고 영전에 놓인 돈을 기웃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 빳빳한 새 돈은 흡사 백환권으로 보이는 것이었다. 진영은 송구스런 생각에서 고개를 푹 수그리고 말았다. 그릇을 들고 온 젊은 중이 돈을 옆으로 밀어 놓으면서 시무룩하게, 영가 노자가 너무 적군요. 이 세상이나 저 세상이나 그저 돈이 있어야지 동무하고 놀다가 돌아가지 않겠어요?
처음부터 돈이 개입된 거래였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험한 세상과는 그래도 뭔가 조금은 다를 줄 알았던 종교에 대한 믿음이 깨진 것이다.
근처에 사는 건달이 청진기를 든채 의사노릇을 하는 것, 주사 분량의 삼분의 일만 놓아주고 있는 Y병원, 외국제 주사약의 빈 병들을 파는 H병원, 중대한 뇌수술을 엑스레이도 찍지 않은 채 약준비도 해놓지 않고 도수장속의 망아지처럼 죽게한 의사의 무관심, 천주교 신자가 된 것처럼 위장을 하고 뒤로는 사기로 돈을 갈취하는 사람 등 모두 살기위해서 사기와 협잡도 마다하지 않는 병든 사회의 모습들이다. 진영은 아들의 영혼을 그런 사기꾼들의 소굴에 놔둘 수 없음을 알고 절에 안치한 문수의 사진과 위패를 돌려받아 불태운다. 이것은 어딘가 있을 것 같았던 죽은 아들에 대해 체념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산 위에 누추한 천막을 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이 하나의 사치스런 존재였다고 뉘우치는 부분은 후에 현재의 고통을 시인하고 체념하고자 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사진과 위패를 태우고 돌아오는 길에 진영은 새삼스럽게 아직 자신에게 생명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렇지 내게는 아직 생명이 남아 있었지. 항거 할 수 있는 생명이로 표현되는 결말부분은 서로를 의심하고 속이는 사회속에서도 아직 살아있는 생명으로 새로운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적인 암시를 준다.
이 소설에서는 결국 아들의 죽음 그 자체로 고통스러워하는 진영을 그리고자 한 것이 아니라 아들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그리고 죽은 후, 편안한 안식을 위한 정성도 물질에 의해 좌우되는 물질만능주가 팽배한 사회를 고발하고자 한 것이고 그런 사회 곳곳에 서로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마저 없어진 매마른 인간관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전후 혼란한 시대상을 보여주는 박경리의 단편들 중에는 《불신시대》와 거의 비슷한 작품들이 많이 있는데 일년 후 발표된 《암흑시대》는 내용에서 뿐만 아니라 문장 자체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문수가 명수로, 문수와는 달리 명수는 뇌수술을 받게 된 원인이 분명히 나타나 있다는 점(육촌 할아버지와 뒷산으로 놀러갔다가 넘어지는 바람에)외에는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두 작품 모두 비라도 쏟아질 듯이 뭉뭉한 더운 바람이 불어오는 장마 시기를 택하고 있고 죽은 아들을 붕대를 칭칭감은 눈도, 코도, 입도 보이지 않는이라는 말로 동일하게 표현하는 점)
《불신시대》와 마찬가지고 명수는 병원측의 무성의함으로 인해 뇌수술 도중 죽게 되는데 《불신시대》보다 그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원측의 무책임한 행동들을 많이 보여주었을 뿐이다.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를 침대에 눕혀 놓고 의사는 물론 간호원 한명도 들어와 상태를 보지 않고 훨씬 후에야 겨우 들어온 ‘실습생인지 또는 조수인지’모를 젊은 사람은 혈액 검사조차 해보지 않고 피를 사와야 수술을 할 수 있다는 말을 할 뿐이다. 의사로서 당연히 지녀야 할 책임감이나 의무감은 전혀 찾아 볼 수 없고 수술을 해도 가망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병원은 ‘계산’에 앞서 무모한 수술을 한다.
“그거 댁에서는 경험이 없어서 그래요. 우리도 오늘로 일곱 병째 피를 사왔는데 처음에는 혈액은행에 가 봤읍죠. 그랬더니 번번이 없다고 그러는 구려. 그래서 슬그머니 교섭을 했지요. 직원들 호주머니 속에 천 환도 넣어주고, 담배도 사서 주고 그래 사왔지요. 그랬더니 내일
Ⅳ. 박경리의 전후문학
먼저 박경리의 초기 단편소설(주로 50년대에 발표된)들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불신시대 (《現代文學》 8월호)는 제목 그대로 불신과 협잡으로 가득찬 전후 시대를 한 여인의 정신적 방황을 통해 예리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인공 진영은 9.28수복 전야에 남편을 잃는다. 진영에게서 남편을 앗아간 악몽과 같은 전쟁은 끝났으나 전쟁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또 다른 악몽이 도사리고 있다. 집터는 쑥대밭이 되어 축대조차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황폐화 되어 있었고 한 집안의 가장을 잃은 상태에서 이렇다 할 직업을 갖고 있지 않은 진영에게 현실은 암담할 뿐이다. 이런 어려운 처지에 아들 문수는 뇌수술 도중 의사의 무관심으로 생죽음을 당한다. 진영에게 있어서 남편과 자식의 죽음은 실로 엄청난 충격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진영은 전쟁에 의한 남편의 죽음보다 의사의 불성실한 진료로 인해 빚어진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평범한 여인에게 남편과 자식의 잇따른 죽음은 둘 다 똑같이 상처이겠지만 유독 아들의 죽음으로 괴로워하는 것은 이 소설이 전후 우리 사회의 한 면을 보여주고자 하는 쪽에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억울하게 생죽음을 당한 문수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진영은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려보지만 아무리 노력해 보아도 믿음이 가져지지 않는다. 미사가 끝날 무렵 연금주머니가 도는 것을 보면서 구경꾼 앞으로 돌아가는 풍각장이의 낡은 모자를 연상하는 것은 믿음이 가장 기본이 되어야할 종교(의식)마저도 (다소 과장되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돈을 목적으로한 수단임을 보여준다. 성당에서 드린 미사가 문수를 위한도 아니고 자신을 위한것도 안되자 (진영의)어머니는 문수를 절에 올려보자는 제의를 하고 적은 돈이나마 마련해 절에 가서 행사를 치루나 돈의 액수가 적다는 이유로 매우 무성의하고 초라하게 치뤄진다.
어머니는 향을 꽂고 빳빳한 은행에서 갓나온 듯한 십환짜리 스무장을 영전에 놓았다. 진영도 일어서서 향을 꽂았다. 그리고 돌아섰을 때 중이 목을 길게 뽑아 가지고 영전에 놓인 돈을 기웃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 빳빳한 새 돈은 흡사 백환권으로 보이는 것이었다. 진영은 송구스런 생각에서 고개를 푹 수그리고 말았다. 그릇을 들고 온 젊은 중이 돈을 옆으로 밀어 놓으면서 시무룩하게, 영가 노자가 너무 적군요. 이 세상이나 저 세상이나 그저 돈이 있어야지 동무하고 놀다가 돌아가지 않겠어요?
처음부터 돈이 개입된 거래였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험한 세상과는 그래도 뭔가 조금은 다를 줄 알았던 종교에 대한 믿음이 깨진 것이다.
근처에 사는 건달이 청진기를 든채 의사노릇을 하는 것, 주사 분량의 삼분의 일만 놓아주고 있는 Y병원, 외국제 주사약의 빈 병들을 파는 H병원, 중대한 뇌수술을 엑스레이도 찍지 않은 채 약준비도 해놓지 않고 도수장속의 망아지처럼 죽게한 의사의 무관심, 천주교 신자가 된 것처럼 위장을 하고 뒤로는 사기로 돈을 갈취하는 사람 등 모두 살기위해서 사기와 협잡도 마다하지 않는 병든 사회의 모습들이다. 진영은 아들의 영혼을 그런 사기꾼들의 소굴에 놔둘 수 없음을 알고 절에 안치한 문수의 사진과 위패를 돌려받아 불태운다. 이것은 어딘가 있을 것 같았던 죽은 아들에 대해 체념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산 위에 누추한 천막을 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이 하나의 사치스런 존재였다고 뉘우치는 부분은 후에 현재의 고통을 시인하고 체념하고자 하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사진과 위패를 태우고 돌아오는 길에 진영은 새삼스럽게 아직 자신에게 생명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렇지 내게는 아직 생명이 남아 있었지. 항거 할 수 있는 생명이로 표현되는 결말부분은 서로를 의심하고 속이는 사회속에서도 아직 살아있는 생명으로 새로운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적인 암시를 준다.
이 소설에서는 결국 아들의 죽음 그 자체로 고통스러워하는 진영을 그리고자 한 것이 아니라 아들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그리고 죽은 후, 편안한 안식을 위한 정성도 물질에 의해 좌우되는 물질만능주가 팽배한 사회를 고발하고자 한 것이고 그런 사회 곳곳에 서로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마저 없어진 매마른 인간관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전후 혼란한 시대상을 보여주는 박경리의 단편들 중에는 《불신시대》와 거의 비슷한 작품들이 많이 있는데 일년 후 발표된 《암흑시대》는 내용에서 뿐만 아니라 문장 자체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문수가 명수로, 문수와는 달리 명수는 뇌수술을 받게 된 원인이 분명히 나타나 있다는 점(육촌 할아버지와 뒷산으로 놀러갔다가 넘어지는 바람에)외에는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두 작품 모두 비라도 쏟아질 듯이 뭉뭉한 더운 바람이 불어오는 장마 시기를 택하고 있고 죽은 아들을 붕대를 칭칭감은 눈도, 코도, 입도 보이지 않는이라는 말로 동일하게 표현하는 점)
《불신시대》와 마찬가지고 명수는 병원측의 무성의함으로 인해 뇌수술 도중 죽게 되는데 《불신시대》보다 그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원측의 무책임한 행동들을 많이 보여주었을 뿐이다.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를 침대에 눕혀 놓고 의사는 물론 간호원 한명도 들어와 상태를 보지 않고 훨씬 후에야 겨우 들어온 ‘실습생인지 또는 조수인지’모를 젊은 사람은 혈액 검사조차 해보지 않고 피를 사와야 수술을 할 수 있다는 말을 할 뿐이다. 의사로서 당연히 지녀야 할 책임감이나 의무감은 전혀 찾아 볼 수 없고 수술을 해도 가망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병원은 ‘계산’에 앞서 무모한 수술을 한다.
“그거 댁에서는 경험이 없어서 그래요. 우리도 오늘로 일곱 병째 피를 사왔는데 처음에는 혈액은행에 가 봤읍죠. 그랬더니 번번이 없다고 그러는 구려. 그래서 슬그머니 교섭을 했지요. 직원들 호주머니 속에 천 환도 넣어주고, 담배도 사서 주고 그래 사왔지요. 그랬더니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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