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ose For Emily 해석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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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운 세대의 사람들이 마을의 중추 세력이 되어, 시대조류를 이끌어 가게 되었다.
그림 강습을 받던 아이들이 자라서 빠져나가게 되었지만, 자기 아이들에게까지 물감 통과 지겨운 붓들,
여성잡지에서 오려낸 그림들을 들고서 그녀를 찾아가게 하지는 않았다.
마지막 학생이 떠나자 현관 문은 다시 닫힌 채 그 후로는 영원히 열리지 않았다.
마을이 무료 우편배달 제도를 실시하게 되었을 때, 현관문 위쪽에 금속으로 된
번호판을 부착하는 일과 문짝에 우편함을 다는 일에 거부 의사를 표시한 것은 유일하게 그녀뿐이었다.
그녀는 도대체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았다.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가는 동안 우리는 내내 시장 바구니를 들고 드나들던 검둥이 하인의
머리가 점점 더 희어지고 허리가 굽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매년 12월이 되면 우리는 그녀에게 세금 고지서를 보냈고, 일주일 후에는
그것이 수취인 불명이라는 이유로 우체국을 통해 되돌아왔다.
이따금식 아래층 창문 안쪽에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명백히
집의 이층 부분은 폐쇄해 버린 것 같았다.
창을 통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벽면을 움푹 파놓고 그곳에다 세워 둔
상반신 조각품과도 같아 보였다.
그런데 창 밖을 향해 있는 그녀가 우리에게 눈길을 주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조차 알 수 없었다.
이리하여 그녀는 한 세대를 지내고 또 한 세대를 지내게 되었다.
모두에게 소중한 동시에 피할 수도 없고 어쩔 수도 없는 여인으로, 또한
냉정하고도 고집 센 여인으로 에밀리양은 세월을 비껴가며 살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녀가 세상을 떴다.
거들어 주는 이라고는 비틀거리는 늙은 검둥이 하인 하나밖에 없는 집에서,
먼지와 그림자로 가득찬 바로 그 집에서 그녀는 병이 들었던 것이다.
우리는 심지어 그녀가 아프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검둥이 하인에게
무언가 정보를 얻으려는 시도조차 포기한 지 오래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가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것처럼
거칠고 녹슬어 있었던 것을 보면, 심지어 에밀리양과도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해볼 수 있다.
그녀는 아래층에 있는 어느 한 방에서, 커튼이 드리워진 육중한 오도나무 침대 위에 누워 숨을 거두었다.
세월과 햇빛의 부족으로 누렇게 곰팡이가 낀 베개 위에 그녀의 잿빛 머리를 얹은 채.
검둥이 하인이 첫 번재로 찾아온 부인네들을 현관에서 맞이하여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목소리를 죽인 채 수군거리면서 호기심 어린 시선을 재빨리 여기저기로 던지는
부인네들을 남겨놓은 채 하인은 사라졌다.
그는 집 안을 가로질러 뒷문을 통해 나가서는 다시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에밀리양의 사촌인 두 여인이 즉각 왔다.
그들은 이틀째 되던 날에 장례식을 거행했는데, 마을 사람들은 가게에서 사온
한 아름의 꽃속에 파묻혀 있는 에밀리양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찾아왔다.
크레용으로 그린 그녀 아버지의 얼굴이 관 위쪽에서 깊고 깊은 명상에 잠겨 있었고,
부인네들은 으스스한 표정으로 소곤소곤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아주 늙은 사람들이
베란다와 잔디에서 마치 에밀리양이 그들과 같은 또래의 사람인 양 그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 몇몇은 남군의 군복을 손질해서 차려 입고 있었다.
그들은 한 때 그녀와 춤을 추기도 했고 어쩌면 구혼을 했는지도 모른다고 믿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노인네들이 흔히 그러하듯이 시간은 수학적으로 정확히 진행되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흔히 노인네들은 모든 과거는 사라져 가는 희미한 길이 아니라 겨울의 손길이
전혀 닿은 적이 없는 광활한 초원으로 생각하고, 그 초원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는
최근의 십여 년이라는 세월이 병목처럼 그 사이를 죄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지 않은가.
이미 우리들은 지난 40년동안 아무도보지 못한 구역이 위층에 있으며
그곳에 방이 하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또한 그 방을 열려면 힘을 써야
할지 모른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격식을 갖추어 에밀리양을 땅에 묻을 때까지 사람들은 기다렸다가 마침내 그 방을 열게 되었다.
문을 거칠게 부수어 여는 바람에 먼지가 일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무덤의 곤 덮개와도 같은 엷고 매캐한 먼지가 신혼 첫날밤을 위해 꾸미고
장식한 이 방 어디에나 덮여 있었다. 침대를 장식한 희미하게 퇴색된 장밋빛 빛깔의 커튼 위에도,
장밋빛 전등 갓 위에도, 화장대 위에도, 일련의 섬세한 크리스탈 그릇과
변색된 은으로 감싸인 남성용 화장 도구 위에도 엷고 매캐한 먼지가 덮여 있었다.
남성용 화장 도구의 은은 너무도 심하게 변색되어 그 위에 새겨진 글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 물건들 사이에 장식용 옷깃과 타이가 마치 방금 벗어 놓은 것 같은 상태로 놓여 있었다.
그것을 들자 가구 표면 위에 희미한 초승달과도 같은 자국이 먼지 한 가운데에서 드러났다.
의자에는 정성들여 개킨 양복 한 벌이 놓여 있었으며, 의자 밑에는 벗어 던진 양말과 함께
한 켤례의 구두가 말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남자 자신도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육탈(肉脫)이 되어 심오한 웃음을 짓는 듯한 해골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우리는 오랫동안 그곳에 그저 서 있었을 뿐이었다.
분명히 남자는 한 때 포옹의 자세를 취한 채 누워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제 사랑보다 오래 계속되는 길고 긴 잠이, 고통에 일그러진 사랑까지도
정복해 버린 잠이 그를 능멸하고 있었다.
잠옷이었던 천조각 아래에 그가 남긴 육체의 흔적이 보였는데, 그것은
그가 누워 있는 침대와 뗄 수 없을 만큼 뒤엉켜 붙어 있었다.
그리고 그의 몸 위에, 그리고 옆에 놓여 있는 베개 위에도 끈질긴 먼지가 고르게 덮여 있었다.
우리는 두 번째 베개 위에 누군가 누워 있었던 것처럼 움푹 들어가 있는 것에 주목하게 되었다.
우리들 가운데 누군가가 거기에서 무언가를 들어올렸다. 그 희미하고
눈에 잘 뛰지 않는 마르고 매캐한 먼지를 콧구멍으로 느끼면서 우리는 몸을 굽힌 채 들여다보았다.
그것은 철회색을 띤 길다란 머리카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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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10.06.13
  • 저작시기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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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619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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