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비유
2. 직유
3. 은유
4. 은유의 문제
2. 직유
3. 은유
4. 은유의 문제
본문내용
병치의 형식에 따라 구성된 보기를 들면
심장과 그 성난 고동소리
피 속의 검은 말
눈먼 망아지 고삐 풀린 망아지
밤의 축제행진 공포의 수레바퀴
벽을 향한 절규와 빨간 불꽃
걸어온 길은
걷지 않은 길
날을 곤두세운 사념과 육박전
날마다 심문을 해도 대답 없는 아픔
이름도 부피도 없는 아픔
핀 하나가 뚫고 나간 동공
고생 많았던 날의 동공
때묻은 시간 침 뱉은 사랑
미친 웃음과 지독한 거짓말
고독과 세상
걸어온 길은
걷지 않은 길 ―옥따비오 빠스, 「되풀이」(민용태 역) 일부
과 같다. 이 시는 연 구분 없이 모두 49행으로 되어 있고, ‘걸어온 길은/ 걷지 않은 길’이라는 진술이 시속에 네 번, 그것도 알맞게 균형을 이루어 네 번 되풀이된다. 이 시에서 시인이 말하려는 것은 ‘걸어온 길은/ 걷지 않은 길’이라는 실존적 고뇌, 곧 ‘이성으로 풀리지 않는 삶의 미궁’이지만 그러한 의미는 어디까지나 시행들의 병치, 혹은 상호교환을 통해 암시되고 있을 뿐이다. 인용한 부분에서도 각 시행은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다른 시행과 병치됨으로써 독특한 의미의 공간을 전개하고 있다.
병치은유를 이루는 사물들은 서로가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이질적인 존재들이지만 그것을 선택하고 종합하는 시인의 독특한 심리과정이나 경험을 통해 생성되는 제3의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죽은 은유
은유에는 죽은 은유(dead metaphor)가 있다. 은유의 구조이기는 하나, 이미 상식화되어 있는 것들을 말한다. 새롭지 못한 은유는 죽은 은유이다. 그러나 모든 은유가 다 새로운 언어는 아니다. 처음 만들었을 때 새로웠던 은유도 되풀이해 쓰다 보면 헌 것이 되고 마침내는 습관화된다. 이른바 죽은 은유인 것이다. ‘사랑의 불꽃’도 죽은 은유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도 죽은 은유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교통 전쟁’, ‘입시 지옥’, ‘증권 파동’, ‘무거운 침묵’, ‘달콤한 말’, ‘자연의 숨결’ 등 예를 들자면 많다.
4. 은유의 문제
비유는 참신하고 독창적이어야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타당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시인이 발견한 사물의 동일성이 많은 독자의 공감을 얻을 수 없거나, 지나치게 편협하여 독선에 가까울 때는 시를 난해하게 한다.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이해하기는 쉽지만 통속적 표현이 될 우려가 많고 반대로 거리가 너무 멀면 독자의 이해와 공감을 얻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약점을 벗어나지 못한다.
현대시가 어렵다는 말을 듣는 중요한 이유의 하나도 실은 그 사용하는 비유의 T와 V의 거리가 자꾸만 멀어져 간다는 데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T와 V의 거리를 적당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1. 송하섭 外, 『문학에의 초대』, 단국대학교 출판부, 1999.
2. 오세영 外, 『시창작 이론과 실제』, 시와시학사, 1998.
3. 이승훈, 『시작법』, 문학과 비평사, 1988.
4. 이향아, 『詩의 이론과 실제』, 청아출판사, 1993.
5. 이형기, 『당신도 시를 쓸 수 있다』, 문학사상사, 2000.
6. 조태일, 『시창작을 위한 시론』, 나남출판, 1994.
심장과 그 성난 고동소리
피 속의 검은 말
눈먼 망아지 고삐 풀린 망아지
밤의 축제행진 공포의 수레바퀴
벽을 향한 절규와 빨간 불꽃
걸어온 길은
걷지 않은 길
날을 곤두세운 사념과 육박전
날마다 심문을 해도 대답 없는 아픔
이름도 부피도 없는 아픔
핀 하나가 뚫고 나간 동공
고생 많았던 날의 동공
때묻은 시간 침 뱉은 사랑
미친 웃음과 지독한 거짓말
고독과 세상
걸어온 길은
걷지 않은 길 ―옥따비오 빠스, 「되풀이」(민용태 역) 일부
과 같다. 이 시는 연 구분 없이 모두 49행으로 되어 있고, ‘걸어온 길은/ 걷지 않은 길’이라는 진술이 시속에 네 번, 그것도 알맞게 균형을 이루어 네 번 되풀이된다. 이 시에서 시인이 말하려는 것은 ‘걸어온 길은/ 걷지 않은 길’이라는 실존적 고뇌, 곧 ‘이성으로 풀리지 않는 삶의 미궁’이지만 그러한 의미는 어디까지나 시행들의 병치, 혹은 상호교환을 통해 암시되고 있을 뿐이다. 인용한 부분에서도 각 시행은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다른 시행과 병치됨으로써 독특한 의미의 공간을 전개하고 있다.
병치은유를 이루는 사물들은 서로가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이질적인 존재들이지만 그것을 선택하고 종합하는 시인의 독특한 심리과정이나 경험을 통해 생성되는 제3의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죽은 은유
은유에는 죽은 은유(dead metaphor)가 있다. 은유의 구조이기는 하나, 이미 상식화되어 있는 것들을 말한다. 새롭지 못한 은유는 죽은 은유이다. 그러나 모든 은유가 다 새로운 언어는 아니다. 처음 만들었을 때 새로웠던 은유도 되풀이해 쓰다 보면 헌 것이 되고 마침내는 습관화된다. 이른바 죽은 은유인 것이다. ‘사랑의 불꽃’도 죽은 은유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도 죽은 은유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교통 전쟁’, ‘입시 지옥’, ‘증권 파동’, ‘무거운 침묵’, ‘달콤한 말’, ‘자연의 숨결’ 등 예를 들자면 많다.
4. 은유의 문제
비유는 참신하고 독창적이어야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타당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시인이 발견한 사물의 동일성이 많은 독자의 공감을 얻을 수 없거나, 지나치게 편협하여 독선에 가까울 때는 시를 난해하게 한다.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이해하기는 쉽지만 통속적 표현이 될 우려가 많고 반대로 거리가 너무 멀면 독자의 이해와 공감을 얻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약점을 벗어나지 못한다.
현대시가 어렵다는 말을 듣는 중요한 이유의 하나도 실은 그 사용하는 비유의 T와 V의 거리가 자꾸만 멀어져 간다는 데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T와 V의 거리를 적당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1. 송하섭 外, 『문학에의 초대』, 단국대학교 출판부, 1999.
2. 오세영 外, 『시창작 이론과 실제』, 시와시학사, 1998.
3. 이승훈, 『시작법』, 문학과 비평사, 1988.
4. 이향아, 『詩의 이론과 실제』, 청아출판사, 1993.
5. 이형기, 『당신도 시를 쓸 수 있다』, 문학사상사, 2000.
6. 조태일, 『시창작을 위한 시론』, 나남출판, 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