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가르치는 것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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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말은 금세 고갈된다

2. 세계는 너무도 견고하다

3. 읽으면 선득해지는 시가 있다

4. 시를 가르치는 것이 싫다

본문내용

도 때문이 아니다.
나는 시를 가르치는 것이 싫다. 내가 아이들에게 시에 대해 뭔가 말하고 나면, 그것은 공식적인 권위를 지니게 되는데, 그렇다면 나는 그 시에 대한 내 자신의 감상을 말할 수가 없게 된다. 시를 가르치기 위해서, 마치 외과 의사처럼 시에 메스를 들이대고 팔, 다리, 오장육부를 잘라내고 들어내는 짓은 정말 하기 싫다, 할 줄도 모른다. 그 뿐이랴. 시험 문제를 낸답시고, 네모 상자 안에다가 (가), (나), (다), (라) 몇 편의 시를 우겨 넣은 뒤에 ‘다음 중 위 작품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적절하지 않은 것은?’하고 물어야만 하는 상황이 되면, 나는 참담한 심정에 빠지게 된다. 내가 시에 대해 하는 말이, 어느 참고서에 나온 말과 같은가,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상하고 상세하게 가르쳤는가, 시험 문제로 내기에 적절한가, 이런 걸 고민하는 것은 정말 끔찍하다.
그래서 나는 시를 가르치는 것이 싫다. 왜 좋아하지도 않는 걸, 좋아하라고, 감상하고 느끼고 이해하라고 강요해야 하나. 왜 나는 내 개인의 기호와 취미를 남들에게도 강요해야 하나. 첫 눈에 반한 사랑처럼, 아이들도 시와 그렇게 만나야 하지 않나. 시로써 세상에 반응하고 자기 삶을 말하고, 이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또 사랑하게 되어야 하지 않나 말이다.
어느 시인이 낸 책의 제목처럼 시는 그저 어느 날, ‘내게로 왔’고, 아이들도 나처럼, 예상치도 못한 어느 날, 문득, 시와 만났으면 좋겠다. 그래야 사랑이 되지, 운명적인 사랑.
그래도 가르쳐야 한다고?
이런.
취미로 업(業)을 삼은 이의, 박복한 팔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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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5페이지
  • 등록일2011.09.16
  • 저작시기2011.9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70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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