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그리고 리얼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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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한 만해 한용운을 기리는 마음에서 이 작품을 그렸다고 한다. 이후 한국은 《해당화》에서 바라던 해방을 맞이 하게 되는 동시에 한국전쟁 이라는 참혹한 현실과 다시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해방은 되었지만 여전히 식민지적 사회구조의 반복, 이데올로기의 갈등은 예술가들에게 다양한 예술적 화두를 제시했고, 그 결과 기존과는 또 다른 ‘신 사실주의’화풍으로 발전하기에 이른다.
침략과 전쟁 그리고 식민지라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사실주의 화풍의 작품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역사적 기능을 하게 된다. 자칫하면 지배층에서 피지배층으로 문화가 전달되고 종속된다는 의미의 문화종속이론의 실예가 될 수도 있는 식민 치하에서, 현실을 인정하고 또 그 현실을 적극적으로 재창조해 갔다는 측면에서 식민지 시절의 화가들은 일종의 독립투사들이 아니였을까.
식민지 시절을 겪였던 나라의 국민으로서 식민주의의 부당함은 익히 배워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든 긍정적인 측면을 찾고자 한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비록 암흑기에 해당하는 식민지 시절이 우리에게 고통을 주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고 할지라도 그로 인해 근대문물을 도입할 수 있었고, 앞서 살펴본바와 같이 미술에서는 서양식 사실주의 기법 또한 받아 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시기를 온전히 겪었기 때문에 지금의 한국미술이 존재하지 않을까. 식민 치하에서도 문화가 종속되지 않고, 그 나라만의 고유한 문화로 남을 수 있었던 데에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비록 받아들이긴 힘들지라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담담히 담아내려 했던 사실주의 화가들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키워드

리얼리즘,   식민지,   아시아,   사실주의,   미술사,   미술,   미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