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이해하는 아홉가지 단어

소개글

인간을 이해하는 아홉가지 단어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1. 인간이란 무엇인가?
2. 인간을 이해하는 아홉 가지 단어
2. 1. 인권
2. 2. 인정
2. 3. 가족
2. 4. 기술
2. 5. 이기주의
2. 6. 욕망
2. 7. 개인
2. 8. 덕
2. 9. 사이보그
3. 인간의 삶을 아홉 단어로?

본문내용

그런데 윤리적 상대주의는 문화적 차이에 관한 사실로부터 도덕의 지위에 관한 결론을 이끌어 내는 자연주의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비판받기도 한다. 또한 상대주의적 입장에 서면 타인의 규범에 대해서 비판하지 않듯이 자신의 규범마저도 비판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 하지만 윤리적 상대주의가 서구의 가치와 윤리를 보편적인 것으로 강요하는 제국주의적 시각에 제동을 건 것은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 사회는 규범 윤리학의 전통을 추구하거나 ‘덕 윤리’의 부활을 추진한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공리주의는 규범 윤리로 선 또는 좋음에 대한 이론이다. 공리주의에서는 쾌락을 증진하고 고통을 피함으로써 얻게 되는 유용성을 공리와 동일시했다. 그러나 ‘무엇에 유용한가?’라는 물음이 그들의 최대의 난제였다. 유용성 문제에 있어서 공리주의는 개인의 문제보다는 공공정책이라는 주제에서는 설득력을 갖는다.
한편 ‘덕 윤리’의 부활을 외친 사람은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이다. 그는 “나는 어떤 규범에 따라 행동하고 판단할 것인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 이런 ‘덕 윤리’는 아리스토탈레스부터 시작되었는데, 근대 이후에는 이를 경시했다. ‘덕 윤리’는 행위자 중심의 윤리이다. ‘덕 윤리’는 행위보다는 덕이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먼저 성품을 함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덕 윤리’가 다시 부활한 것은 공동체 때문이다. ‘덕’은 독자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전통과 가치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도덕은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도덕을 귀찮은 것, 힘든 것으로 여긴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도덕적 거울에 성인군자로 비쳐지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고, 그저 괴물로 비쳐지지 않기만을 바란다. (280)
다원주의, 다문화 사회로 갈 수밖에 없는 오늘날 현실에서 자신이 어떤 인간인가를 묻고 그 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도덕은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야만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최소한 괴물은 아닐 것이다.
2. 9. 사이보그
사이보그(cyborg)는 자동 제어 장치를 의미하는 ‘cybermetics’와 유기체를 의미하는 ‘ organism’의 합성어이다. 좁은 의미의 사이보그는 한 개체의 몸 안에 자연과 기술이 결합된 형태이지만 넓은 의미의 사이보그는 기술과학에 둘러싸인 자연문화적 환경 전체를 말한다. 해러웨이의 견해를 따르자면 기술과 매개된 자연 문화 내의 인터페이스 전체를 의미한다. 이렇게 보면 사이보그는 인간 삶의 모든 부분에 걸쳐 있다.
이처럼 현대의 과학기술은 인간의 몸을 사이보그화 하는데, 이것과 관련된 몇 가지 입장이 있다. 먼저 조건부 찬성으로 이 입장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경우에만 사이보그화를 인정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몸의 사이보그화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과학 기술을 민주적 방식으로 통제하고 발전시킨다면 인간의 더 나은 진보를 보장할 수 있다는 생각도 깔려 있다. 이에 비해 몸의 사이보그화를 반대하는 입장은 다음과 같은 근거를 들고 있다. 첫째, 몸의 사이보그화는 인간의 실존적 조건에 위배된다고 생각한다. 둘째, 인간의 생명인 몸을 수단으로 삼기 때문이다. 셋째, 미래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 때문이다.
해러웨이와 같은 사람들은 몸의 사이보그화가 여성 해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는 기계와 인간의 이분법적 구분은 현대 사회에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한다. 사이보그화로 인해 여성이 생식과 가사노동에서 자유로워지면 지금의 가부장적 가족과는 다른 형태의 가족이 탄생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기술의 주체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비해 요나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생물학적 기술은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위험천만하며, 따라서 기술문명에 관한 막연한 희망보다는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는 공포를 기반으로 한 책임감이 요구된다.(327)
하나의 유전자가 하나의 형질을 발현하는 것이 아니다. 유전자는 다른 유전자와 상호작용하면서 특정 형질을 발현시킨다. 인간은 아직 여기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고 앞으로 가질 수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미래 사회를 담보해서 현재의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해러웨이는 사이보그를 기술과 매개된 자연 문화 내의 인터페이스 전체라고 했다. 그렇다면 현대 사회에서 사이보그는 불가피한 것이다. 하지만 생식, 유전, 죽음 등은 인간의 자연적 조건이다. 인간은 이러한 조건을 받아들일 때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방향을 성찰할 수 있다. 나아가 인간 생존의 전제가 되는 자연과 협력할 수 있다. 또한 이미 생명공학과 관련된 기술은 자본과 소수의 권력에 집중되어 있는 현실이기에 몸의 사이보그화는 현재와 미래의 인간과 자연에 재앙일 뿐이다. “몸의 자연성 안에서 유기체적 존재로 실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인간의 삶을 아홉 단어로?
‘인간을 이해하는 아홉 가지’라는 이 책의 제목은 아주 도발적이다. 이 책은 21세기를 사는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로 소수자, 인정(認定), 가족, 기술, 이기주의, 욕망, 개인, 덕(德), 사이보그 등을 들고 있다. 하지만 이 단어들은 인간과 관련된 소수자, 인정, 가족, 이기주의, 욕망, 개인, 덕과 과학 기술과 관련된 기술, 사이보그로 나눌 수 있다. 한편, 이기주의와 욕망, 덕은 ‘개인’의 윤리적 문제이지 않은가? 사이보그 또한 기술과 관련된 하위개념으로 볼 수는 없는가? 그리고 소수자의 문제는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아홉 개의 단어로 현대 사회의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포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물론 “아홉 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인간 사전”으로 인간이라는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에는 도움은 될 수 있다. 책에서 인용한 한나 아렌트의 주장처럼 또 다른 전체주의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책은 인간을 아홉 개의 단어로 이해하려 한다.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라는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고자 하는 철학의 무한한 역량을 지향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스럽다. 그래서 다른 의미에서 ‘전체주의적’ 경향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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