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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본문내용
는 아가씨가, 볼수록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손님들이 2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월킨스가 “러브조이 부인과 러브조이 양... 존 니덤 경과 동 부인... 웰드 양... 월시 씨” 하고 안쪽에 고했다. “아, 어서 오세요!”하고 클라리사는 말했다. 누구에게나 하는 말이었다. 아, 어서 오세요! 이럴 때 그녀는 최악이었다- 말만 번지르르하고 진심은 없었다. 온 것이 큰 실책이었구나. 호텔에서 책이나 읽을 것을, 하고 피터 월시는 생각했다.
파티는 잘 안되겠는데, 실팬가 봐, 하고 클라리사는 느꼈다. 클라리사는 피터가 구석에서 자기를 비판하는 듯 서 있는 것을 곁눈으로 슬쩍 보았다. 왜, 나는 이런 일을 할까? 어째서 사교계의 화려한 정점을 탐내고 이렇게 고통의 겁화에 빠져 있는가? 피터 월시가 와서 구석에 서 있기만 해도 이럴 지경이 참으로 기이했다.
리처드 댈러웨이가 정치가인 친구들과 얘기를 하고 있을 때, 누가 그의 팔꿈치를 잡았다. 피터 월시였다. 두 사람은 서로 어깨를 툭툭 치면서 방을 건너 저리로 가 버렸다.
클라리사는 들어오는 손님마다 누구하고나 대여섯 마디씩 말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클라리사로서는 너무도 힘에 겨운 일이었다. 그녀 자신은 파티를 즐길 경황도 없었다. 여기 서서 자기가 아니라, 개성이 없는 인간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었다. 이런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개성 없는 존재를 클라리사는 자랑으로 알고 있었다. 파티를 열 때마다 자기 자신이면서 자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떤 의미로선 훨씬 더 진실된 모습으로 생각되었다.
수상을 보고 비웃을 수는 없었다. 그는 지극히 평범하게 보였다. 처음에는 클라리사와 나란히, 이윽고 리처드의 호송을 받아, 인사하고 다니는 태도는 대단히 좋았다. 그러나 아무도 일부러 그를 보는 사람은 없었다. 브루톤 경 부인은 레이스 옷에 당당한 풍채로 가만히 그 곁으로 다가가더니 둘이서 함께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곧 사람들은 엿듣게 되고, 엿보았다. 좌중에는 눈에 보이도록 동요가 일어났다. 수상이야!
그 모습을 보고 피터는 속물근성에 쩔은 영국인들! 하고 생각했다. 저 꼴을 좀 보게. 수상과 브루톤 경 부인에게 절을 하는군. 저 부인과 말을 할 수 있다는 것, 사적으로 말할 수 있는 특권을 가졌다는 것을 과시하고 있군.
지금 클라리사는 수상의 뒤를 따라 위엄을 띠고, 의기양양하게 방안으로 걸어왔다. 그녀 역시 나이가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 줄기의 우아함은 아직도 그녀에게서 엿보였다. 형언하기 어려운 위엄과 절묘한 온정이 풍겨나 왔다. 피터는 클라리사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 수상이 와 준다는 것이 고맙다고 클라리사는 생각했다. 리처드가 만족해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중에 클라리사는 잠시 도취했다. 그녀는 나이가 들어가서 그런 지 모르지만, 이전처럼 이것으로 만족하지는 못했다.
해리 경은 이 날의 파티를 가지고 클라리사를 초조하게 했다. 브랜디가 없어서 섭섭하다고 했다. 그리고 온 손님들이 다 자기보다는 훌륭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클라리사를 좋아하고 존경했다. 그렇다고 상류 계급의 점잖은 교양을 지닌 클라리사 댈러웨이 보고 무릎 위에 앉으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어머... 정말 참 잘 오셨어요!” 하고 클라리사는 말했다. 그녀는 귀족들이 좋았다. 젊은 사람들이 좋았다. 낸시가 좋았다.
헬레나 숙모가 숄을 두르고 나타났다. 고모님과 피터는 참 사이가 좋았는데,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 피터가 오고 있었다. “이리 오셔서 헬레나 숙모님께 버마 얘기 좀하세요.” 하고 클라리사는 말했다. 그런데 피터는 오늘 저녁에 이때까지 클라리사와는 아직 한 마디도 말을 해 보지 못한 참이었다!
클라리사는 아까 수상이 브루톤 경 부인과 함께 들어갔던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파티의 영광이 허물어지고 난 지금 아름다운 옷에 싸여 혼자 돌아온 것이 클라리사는 이상한 기분이었다.
어떤 것도 만족스럽게 느끼도록 서서히 지나가지 않았으며, 또한 너무 오래 지속되지도 않았다. 의자를 바로 놓고 책을 한 권 책장에 밀어 넣으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청춘 시절 같은 환희를 가지고 이렇게 책을 밀어넣고, 일상 생활 속에 골몰하여 자기 자신을 잃고 살아가다가, 해가 뜨고 날이 저무는 것을 보다 문득 기쁨의 충동을 느끼며 자신을 발견하는 것에 필적할 만한 즐거움은 없었다. 모두들 모여 이야기 하고 있을 때, 자기는 몇 번이고 밖에 나가서 하늘을 바라보지 않았던가. 저녁 식탁에 앉아서는 사람들 어깨 너머로, 그리고 런던에서 잠 못 이루는 밤에 하늘을 바라보지 않았던가. 지금 클라리사는 창가로 걸어갔다.
셰익스피어의 말이 생각났다. 이제는 뜨거운 햇빛을 두려워 말라! 이제 손님들에게 돌아가 봐야 했다. 어쩐지 클라리사는 자살한 청년이 몹시 좋아지는 것만 같았다. 청년이 저지른 행동, 생명을 내버린 것이 기뻤다. 시계가 치고 있었다. 이제 들어가서 샐리와 피터를 찾아봐야 했다. 클라리사는 작은 방에서 나왔다.
피터는 샐리와 소파에 앉아있었다. 엘리자베스가 나왔다. 클라리사의 결혼은 성공이지요? 샐리가 물었다. 이 처녀는 조금도 클라리사를 닮지 않았군요, 하고 피터는 말했다.
클라리사처럼 결혼하는 것은 여러 모로 봐서 어리석은 짓이라고 피터는 말했다.
샐리는 피터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왜 클라리사는 이리 와서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피터는 그것을 갈망하고 있는데. 나는 알고 있어. 줄곧 클라리사만을 생각하며, 주머니칼을 만지작거리고 있잖은가.
인생은 단순한 것이 아니더라고, 피터는 말했다. 클라리사와의 관계도 단순하지 않았고, 그것이 자기의 생애를 망쳐 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을 두 번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샐리가 작별인사를 하려 했다. “나도 가야죠.”하고 피터는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잠시 그냥 앉아 있었다. 이 공포가, 이 황홀이 무엇이냐? 하고 그는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나를 극도의 흥분으로 충만하게 하는 이것이 무엇이냐?
그것은 클라리사다, 하고 그는 말했다.
클라리사가 저기 있으니 말이다.
손님들이 2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월킨스가 “러브조이 부인과 러브조이 양... 존 니덤 경과 동 부인... 웰드 양... 월시 씨” 하고 안쪽에 고했다. “아, 어서 오세요!”하고 클라리사는 말했다. 누구에게나 하는 말이었다. 아, 어서 오세요! 이럴 때 그녀는 최악이었다- 말만 번지르르하고 진심은 없었다. 온 것이 큰 실책이었구나. 호텔에서 책이나 읽을 것을, 하고 피터 월시는 생각했다.
파티는 잘 안되겠는데, 실팬가 봐, 하고 클라리사는 느꼈다. 클라리사는 피터가 구석에서 자기를 비판하는 듯 서 있는 것을 곁눈으로 슬쩍 보았다. 왜, 나는 이런 일을 할까? 어째서 사교계의 화려한 정점을 탐내고 이렇게 고통의 겁화에 빠져 있는가? 피터 월시가 와서 구석에 서 있기만 해도 이럴 지경이 참으로 기이했다.
리처드 댈러웨이가 정치가인 친구들과 얘기를 하고 있을 때, 누가 그의 팔꿈치를 잡았다. 피터 월시였다. 두 사람은 서로 어깨를 툭툭 치면서 방을 건너 저리로 가 버렸다.
클라리사는 들어오는 손님마다 누구하고나 대여섯 마디씩 말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클라리사로서는 너무도 힘에 겨운 일이었다. 그녀 자신은 파티를 즐길 경황도 없었다. 여기 서서 자기가 아니라, 개성이 없는 인간 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었다. 이런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개성 없는 존재를 클라리사는 자랑으로 알고 있었다. 파티를 열 때마다 자기 자신이면서 자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떤 의미로선 훨씬 더 진실된 모습으로 생각되었다.
수상을 보고 비웃을 수는 없었다. 그는 지극히 평범하게 보였다. 처음에는 클라리사와 나란히, 이윽고 리처드의 호송을 받아, 인사하고 다니는 태도는 대단히 좋았다. 그러나 아무도 일부러 그를 보는 사람은 없었다. 브루톤 경 부인은 레이스 옷에 당당한 풍채로 가만히 그 곁으로 다가가더니 둘이서 함께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곧 사람들은 엿듣게 되고, 엿보았다. 좌중에는 눈에 보이도록 동요가 일어났다. 수상이야!
그 모습을 보고 피터는 속물근성에 쩔은 영국인들! 하고 생각했다. 저 꼴을 좀 보게. 수상과 브루톤 경 부인에게 절을 하는군. 저 부인과 말을 할 수 있다는 것, 사적으로 말할 수 있는 특권을 가졌다는 것을 과시하고 있군.
지금 클라리사는 수상의 뒤를 따라 위엄을 띠고, 의기양양하게 방안으로 걸어왔다. 그녀 역시 나이가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 줄기의 우아함은 아직도 그녀에게서 엿보였다. 형언하기 어려운 위엄과 절묘한 온정이 풍겨나 왔다. 피터는 클라리사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 수상이 와 준다는 것이 고맙다고 클라리사는 생각했다. 리처드가 만족해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중에 클라리사는 잠시 도취했다. 그녀는 나이가 들어가서 그런 지 모르지만, 이전처럼 이것으로 만족하지는 못했다.
해리 경은 이 날의 파티를 가지고 클라리사를 초조하게 했다. 브랜디가 없어서 섭섭하다고 했다. 그리고 온 손님들이 다 자기보다는 훌륭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클라리사를 좋아하고 존경했다. 그렇다고 상류 계급의 점잖은 교양을 지닌 클라리사 댈러웨이 보고 무릎 위에 앉으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어머... 정말 참 잘 오셨어요!” 하고 클라리사는 말했다. 그녀는 귀족들이 좋았다. 젊은 사람들이 좋았다. 낸시가 좋았다.
헬레나 숙모가 숄을 두르고 나타났다. 고모님과 피터는 참 사이가 좋았는데,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 피터가 오고 있었다. “이리 오셔서 헬레나 숙모님께 버마 얘기 좀하세요.” 하고 클라리사는 말했다. 그런데 피터는 오늘 저녁에 이때까지 클라리사와는 아직 한 마디도 말을 해 보지 못한 참이었다!
클라리사는 아까 수상이 브루톤 경 부인과 함께 들어갔던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파티의 영광이 허물어지고 난 지금 아름다운 옷에 싸여 혼자 돌아온 것이 클라리사는 이상한 기분이었다.
어떤 것도 만족스럽게 느끼도록 서서히 지나가지 않았으며, 또한 너무 오래 지속되지도 않았다. 의자를 바로 놓고 책을 한 권 책장에 밀어 넣으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청춘 시절 같은 환희를 가지고 이렇게 책을 밀어넣고, 일상 생활 속에 골몰하여 자기 자신을 잃고 살아가다가, 해가 뜨고 날이 저무는 것을 보다 문득 기쁨의 충동을 느끼며 자신을 발견하는 것에 필적할 만한 즐거움은 없었다. 모두들 모여 이야기 하고 있을 때, 자기는 몇 번이고 밖에 나가서 하늘을 바라보지 않았던가. 저녁 식탁에 앉아서는 사람들 어깨 너머로, 그리고 런던에서 잠 못 이루는 밤에 하늘을 바라보지 않았던가. 지금 클라리사는 창가로 걸어갔다.
셰익스피어의 말이 생각났다. 이제는 뜨거운 햇빛을 두려워 말라! 이제 손님들에게 돌아가 봐야 했다. 어쩐지 클라리사는 자살한 청년이 몹시 좋아지는 것만 같았다. 청년이 저지른 행동, 생명을 내버린 것이 기뻤다. 시계가 치고 있었다. 이제 들어가서 샐리와 피터를 찾아봐야 했다. 클라리사는 작은 방에서 나왔다.
피터는 샐리와 소파에 앉아있었다. 엘리자베스가 나왔다. 클라리사의 결혼은 성공이지요? 샐리가 물었다. 이 처녀는 조금도 클라리사를 닮지 않았군요, 하고 피터는 말했다.
클라리사처럼 결혼하는 것은 여러 모로 봐서 어리석은 짓이라고 피터는 말했다.
샐리는 피터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왜 클라리사는 이리 와서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피터는 그것을 갈망하고 있는데. 나는 알고 있어. 줄곧 클라리사만을 생각하며, 주머니칼을 만지작거리고 있잖은가.
인생은 단순한 것이 아니더라고, 피터는 말했다. 클라리사와의 관계도 단순하지 않았고, 그것이 자기의 생애를 망쳐 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을 두 번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샐리가 작별인사를 하려 했다. “나도 가야죠.”하고 피터는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잠시 그냥 앉아 있었다. 이 공포가, 이 황홀이 무엇이냐? 하고 그는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나를 극도의 흥분으로 충만하게 하는 이것이 무엇이냐?
그것은 클라리사다, 하고 그는 말했다.
클라리사가 저기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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