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진은 서울 명동 한 백화점 정육코너에서 쇠고기를 손질하고 있는 직원. 광우병을 유발하는 육류사료를 사용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장철규 기자
어느 쪽이 바람직할까? 정답은 세 번째 베건이다. 왜 그런가? 저자들이 칠면조 농장에 취업해서 똥구멍을 까고 인공수정 작업을 직접 해볼 만큼(하룻만에 나가떨어졌지만) 현장실사를 통해 그 걸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입증해가는 게 이 책이다.
예컨대 한국과 일본에 많이 수출되는 미국산 쇠고기 생산과정을 보자. 어미한테서 분리된 송아지는 좁은 축사로 옮겨진 뒤 귀 뒤쪽에 합성호르몬 임플란트를 이식받는다. 운동선수들 근육강화용 테스토스테론 대체제와 비슷한 약물인데, 유럽에선 금지돼 있다. 미국은 소한테는 투여해도 된다. 먹이는 주로 옥수숫대고 거기에 항생제가 들어간다. 항생제를 먹이지 않고는 위확장증 간염 따위 질병으로 죽을 가능성이 높다. 사육환경이 훨신 좋은 오스트레일리아 소들도 주로 한국과 일본에 파는 수출용만은 끔찍한 사육장 생활이 미국만큼 길다고 한다.
보통 20년을 사는 젖소들이 5~7만에 죽을 정도로 혹사하는 잔혹한 우유생산, 낳자마자 다수가 쓰레기장으로 가는 숫송아지들(동물사료가 된다) 얘기가 잔인하다. 한국계 박미연씨가 이끄는 단체 ‘죽이기 전에 동정을’로 세상에 드러난 지옥 같은 닭 사육장·산란장과 처참한 도살, 소비과정은 이미 악명이 높다. 저자들은 90마리의 동료들을 기억하는 닭뿐 아니라 물고기도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을 전문가들 실험을 끌어와 보여준다. 그럼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는 건 노예제 같은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주의 심리와 다름없는 ‘종차별주의’다.
오직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이런 대량 사육과 과잉소비가 생태환경 파괴를 얼마나 가속하고 있는지 생생하게 지적하지만, 초점은 인간 식생활의 비윤리성에 맞춰져 있다. 이젠 동물을 잡아먹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세상이 됐는데 왜 끔찍한 짓을 계속하느냐고 저자들은 묻고 있다. 그건 잘사는 당신네들한테나 적용되는 것 아니냐, 식물은 생명체가 아니냐,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간주되는 생명체는 죽여도 괜찮은가, 인간의 생존 자체가 다른 생명체의 파괴 위에 비로소 가능한 것 아니냐 따위의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비윤리적인 동물파괴가 정당화될 순 없다. 그 점을 이 책은 설득력 있게 논증한다. / 한승동 선임기자 [한겨레신문 200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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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죽음의 밥상 주절주절
http://blog.naver.com/sara0521/10030904639
철학자와 농부의 만남이 낳은 놀라운 책이다
매일 말로만 들었던 우리네 먹거리에 관해서 좀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고 할까....
한 끼의 식사를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좁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새삼 깨달았다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 마트의 식료품코너에서 나름대로 신중하게 고른다고 고른 식재료의
깔끔하게 맛깔스러워 보이는 외양뒤에 생각보다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의 실정이라고 스스로를 달래보려고 했지만
지금 매일 사람들이 외치는게 그거 아닌가
미국산 소, 미친 소.....
정말 잠깐사이에 우리 밥상을 채우게 될 수많은 수입 식재료가 과연 안전한지
매일 떠들썩하지 않은가 말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두 사람 피터 싱어와 짐 메이슨이 쓴 이 책 [죽음의 밥상]은
크게 3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가장 일반적인 미국가정이 대표하는 전형적인 현대식 식단
양심적인 잡식주의자, 완전한 채식주의자등 세 가정이 모델로 등장한다
미국인들이 즐겨먹는 감자와 고기요리, 바쁠때 이용하는 패스트푸드는 전형적인 현대식 식단이다
저자는 깔끔하게 포장된 소고기, 돼지고기,닭고기, 달걀등등
저렴하게 구입할수 있는 이 식재료들이 과연 싼것인지 묻는다
우리식탁에 올라오는 값싼 식재료는 누군가가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것이다
마트에 갈때면 주의깊게 유통기한을 살피고 방부제가 덜 사용되고 저렴한 제품을 고른다
지금까지 내가 고민했던것은 겨우 그런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거기에 윤리적인 문제를 안겨주었다
우리가 먹는 고기들이 결국은 살아있는 동물이었다는것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 동물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지 궁금해한 적은 없다
그냥 옛날 사람들이 키우던 방식과 크게 다르진 않을거라 막연했을 뿐이다
공산품을 찍어내는 공장처럼 소나 돼지, 닭들은 한곳에 몰아넣고 가장 큰 수익을 내는데 집중하느라
말할수 없는 고통을 주는 기업들의 얘기가 충격이었다
생의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는 소들과
몸을 돌릴 여유조차없는 좁은 우리에서 평생을 보내는 돼지
한 마리당 A4용지 한 장의 공간만에서 날개를 펴거나 돌아다닐수 없는 닭장속의 닭들...
동물들이 불필요한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기업들을 압박하는 사람들은
오랜기간 열심히 싸워서 조금씩 성과를 보고 있지만
아직 미미하기만 하다
많은 사람들이 공장식 농장의 실상을 알고는 육식을 포기하기도 한다
저자는 육고기뿐 아니라 물고기들이나 채소나 과일들을 구입하는데도
환경등을 고려해서 선택할 것을 권하고 있다
3번째 장에서 모델로 등장하는 완전한 채식주의자 가정은
베건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우유나 달걀, 꿀등 어떠한 동물성 음식도 거부한다
환경을 해치는 농약이나 제초제들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채소들을 먹고
노동력착취등 인권문제가 없는 제품을 선택한다
사실 환경이나 동물들의 권익등을 생각할 때 채식주의는 완벽한 해결책처럼 보인다
고기먹기를 즐기는 이유로 이 책을 읽는동안 많이 고민했다
고상하게 윤리적인 문제를 고민한것이 아니라
채식주의자가 되지않고 양심도 아프지않으면서 고기를 마음놓고 먹을수는 있을까...
지금 내가 골라서 장바구니에 담는 음식때문에 더 큰 환경적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생각하면서 앞으로 갈길이 멀다고 느꼈다
어느 쪽이 바람직할까? 정답은 세 번째 베건이다. 왜 그런가? 저자들이 칠면조 농장에 취업해서 똥구멍을 까고 인공수정 작업을 직접 해볼 만큼(하룻만에 나가떨어졌지만) 현장실사를 통해 그 걸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입증해가는 게 이 책이다.
예컨대 한국과 일본에 많이 수출되는 미국산 쇠고기 생산과정을 보자. 어미한테서 분리된 송아지는 좁은 축사로 옮겨진 뒤 귀 뒤쪽에 합성호르몬 임플란트를 이식받는다. 운동선수들 근육강화용 테스토스테론 대체제와 비슷한 약물인데, 유럽에선 금지돼 있다. 미국은 소한테는 투여해도 된다. 먹이는 주로 옥수숫대고 거기에 항생제가 들어간다. 항생제를 먹이지 않고는 위확장증 간염 따위 질병으로 죽을 가능성이 높다. 사육환경이 훨신 좋은 오스트레일리아 소들도 주로 한국과 일본에 파는 수출용만은 끔찍한 사육장 생활이 미국만큼 길다고 한다.
보통 20년을 사는 젖소들이 5~7만에 죽을 정도로 혹사하는 잔혹한 우유생산, 낳자마자 다수가 쓰레기장으로 가는 숫송아지들(동물사료가 된다) 얘기가 잔인하다. 한국계 박미연씨가 이끄는 단체 ‘죽이기 전에 동정을’로 세상에 드러난 지옥 같은 닭 사육장·산란장과 처참한 도살, 소비과정은 이미 악명이 높다. 저자들은 90마리의 동료들을 기억하는 닭뿐 아니라 물고기도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을 전문가들 실험을 끌어와 보여준다. 그럼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는 건 노예제 같은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주의 심리와 다름없는 ‘종차별주의’다.
오직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이런 대량 사육과 과잉소비가 생태환경 파괴를 얼마나 가속하고 있는지 생생하게 지적하지만, 초점은 인간 식생활의 비윤리성에 맞춰져 있다. 이젠 동물을 잡아먹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 세상이 됐는데 왜 끔찍한 짓을 계속하느냐고 저자들은 묻고 있다. 그건 잘사는 당신네들한테나 적용되는 것 아니냐, 식물은 생명체가 아니냐,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고 간주되는 생명체는 죽여도 괜찮은가, 인간의 생존 자체가 다른 생명체의 파괴 위에 비로소 가능한 것 아니냐 따위의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비윤리적인 동물파괴가 정당화될 순 없다. 그 점을 이 책은 설득력 있게 논증한다. / 한승동 선임기자 [한겨레신문 200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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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죽음의 밥상 주절주절
http://blog.naver.com/sara0521/10030904639
철학자와 농부의 만남이 낳은 놀라운 책이다
매일 말로만 들었던 우리네 먹거리에 관해서 좀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고 할까....
한 끼의 식사를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좁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새삼 깨달았다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 마트의 식료품코너에서 나름대로 신중하게 고른다고 고른 식재료의
깔끔하게 맛깔스러워 보이는 외양뒤에 생각보다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의 실정이라고 스스로를 달래보려고 했지만
지금 매일 사람들이 외치는게 그거 아닌가
미국산 소, 미친 소.....
정말 잠깐사이에 우리 밥상을 채우게 될 수많은 수입 식재료가 과연 안전한지
매일 떠들썩하지 않은가 말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두 사람 피터 싱어와 짐 메이슨이 쓴 이 책 [죽음의 밥상]은
크게 3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가장 일반적인 미국가정이 대표하는 전형적인 현대식 식단
양심적인 잡식주의자, 완전한 채식주의자등 세 가정이 모델로 등장한다
미국인들이 즐겨먹는 감자와 고기요리, 바쁠때 이용하는 패스트푸드는 전형적인 현대식 식단이다
저자는 깔끔하게 포장된 소고기, 돼지고기,닭고기, 달걀등등
저렴하게 구입할수 있는 이 식재료들이 과연 싼것인지 묻는다
우리식탁에 올라오는 값싼 식재료는 누군가가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것이다
마트에 갈때면 주의깊게 유통기한을 살피고 방부제가 덜 사용되고 저렴한 제품을 고른다
지금까지 내가 고민했던것은 겨우 그런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거기에 윤리적인 문제를 안겨주었다
우리가 먹는 고기들이 결국은 살아있는 동물이었다는것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 동물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지 궁금해한 적은 없다
그냥 옛날 사람들이 키우던 방식과 크게 다르진 않을거라 막연했을 뿐이다
공산품을 찍어내는 공장처럼 소나 돼지, 닭들은 한곳에 몰아넣고 가장 큰 수익을 내는데 집중하느라
말할수 없는 고통을 주는 기업들의 얘기가 충격이었다
생의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는 소들과
몸을 돌릴 여유조차없는 좁은 우리에서 평생을 보내는 돼지
한 마리당 A4용지 한 장의 공간만에서 날개를 펴거나 돌아다닐수 없는 닭장속의 닭들...
동물들이 불필요한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기업들을 압박하는 사람들은
오랜기간 열심히 싸워서 조금씩 성과를 보고 있지만
아직 미미하기만 하다
많은 사람들이 공장식 농장의 실상을 알고는 육식을 포기하기도 한다
저자는 육고기뿐 아니라 물고기들이나 채소나 과일들을 구입하는데도
환경등을 고려해서 선택할 것을 권하고 있다
3번째 장에서 모델로 등장하는 완전한 채식주의자 가정은
베건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우유나 달걀, 꿀등 어떠한 동물성 음식도 거부한다
환경을 해치는 농약이나 제초제들을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채소들을 먹고
노동력착취등 인권문제가 없는 제품을 선택한다
사실 환경이나 동물들의 권익등을 생각할 때 채식주의는 완벽한 해결책처럼 보인다
고기먹기를 즐기는 이유로 이 책을 읽는동안 많이 고민했다
고상하게 윤리적인 문제를 고민한것이 아니라
채식주의자가 되지않고 양심도 아프지않으면서 고기를 마음놓고 먹을수는 있을까...
지금 내가 골라서 장바구니에 담는 음식때문에 더 큰 환경적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생각하면서 앞으로 갈길이 멀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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