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에 다시 본 비엔날레
본 자료는 2페이지 의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여 주세요.
닫기
  • 1
  • 2
  • 3
  • 4
  • 5
  • 6
  • 7
해당 자료는 2페이지 까지만 미리보기를 제공합니다.
2페이지 이후부터 다운로드 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개글

21살에 다시 본 비엔날레 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 광주의 수많은 인파 사이에 작품이 끼여있을 때는 그 철제원통에 가득찬 수지가 옷에 묻어나 당황스럽게 만드는 것이었다면, 중앙비엔날레의 국제조각/설치 미술전 '공간의 관조적 탐색'전에선 2층의 한적한 공간에 무겁게 자리잡아 우물과 같은 효과를 제대로 냈던 것이다. 광주에서 중앙으로 넘어오면서 확보된 이 '거리'는 바로 부와 교양을 상징하는 공간적 여유였다.
실제로도 전시장은 고급 사교계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유연한 예술감상이 가능할 정도의 적절한 조명과 음악이 갖추어져 있었다. 작품을 보며 낮은 목소리로 간간이 대화를 나누는 이 문화의 공간에 직접 등장한 백남준은 '절대명령' 따위는 전혀 내릴 것 같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동일한 작품이나 같은 작가가 광주에서 중앙으로 경계를 넘으면서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거칠게 표현하자면 없어진 것은 대중성이요 생겨난 것은 '예술성'이다. 그 둘은 서로 등을 마주 대고 서있다가, 대중을 향해서는 경계를 넘어야 한다는 말로 끌어들여서는 무시와 경멸의 어조로 다시 밀쳐내고, 한정된 문화적 귀족층을 상대해서는 공간의 관조적 탐색이라는 추상화된 말로 고도의 유희를 부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서로 기대고 있는 듯 보이는 이 두 전시를 오가다보니 예술은 사기라는 백남준의 말에 동의하고픈--그러나 그의 맥락과는 조금 다르게--생각이 저절로 든다. 그렇게 '사기당한' 160만의 대인파가 광주로 몰려들었지만 오히려 그 과정에서 작품과 예술가는 더욱 앙상해진 것 같다. 무엇보다 가장 기만당한 것은 바로 예술 그 자체인 것인지도 모른다.
3. 팜플렛으로 비엔날레 보기
두 가지 비엔날레를 보고 난 후 한참 지나서 무거운 작품도록들 몇 권을 천천히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작품들은 그 도록 속에서 이상할 정도로 안전해 보였다. 커미셔너의 글이나 작가의 주장과 함께 작품은 잘 정돈되어 있었고 덕분에 작품을 하나하나 체크하고 맘에 드는 것을 고를 수도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이 체계적으로 관리된 카타로그들이 마치 미술시장에서 작품을 고를 때 사용되는 일종의 디렉토리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현장의 생생한 체험과 다양한 반응이 걸러지고 정리된 후, 그 단정된 모습을 한 전시들이 갖게 되는 전력(前歷)으로서의 후광이 새로운 힘을 발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엔날레를 계기로 한국미술시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는 기사들은 이런 혐의를 강화시켜 준다. 광주와 중앙의 비엔날레는 서구 중심의 미술논의를 역전시키고 한국적 특수성을 부각시키려는 세계화적 의도와는 반대로,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서구미술시장의 '엘도라도'로 한국을 재발견하게끔 만든 것이다. 해외 미술품의 성공적 판매, 잇따른 기업주도형 미술관 설립 등의 심상치 않은 조짐에 매머드급 전시회의 활성화라는 결정적인 쐐기를 박음으로써 한국은 불황에 빠진 세계미술시장의 새로운 판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앙상해진 예술과 불어터진 정치가 만나는 순간, 다시 그 뒤에서 움직이고 있는 예술경제의 힘을 발견하게 되는 이 단순하고도 놀라운 진리!
  • 가격2,000
  • 페이지수7페이지
  • 등록일2012.03.13
  • 저작시기2008.10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781337
본 자료는 최근 2주간 다운받은 회원이 없습니다.
청소해
다운로드 장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