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제국주의(박지향)의 서평2개 감상문1개.
이방인이 본 조선 다시 읽기(신복룡)의 서평3개
이방인이 본 조선 다시 읽기(신복룡)의 서평3개
본문내용
는 다이제스트 판이다. 그렇다고 흥미 위주란 의미는 절대 아니다.
<하멜 표류기>, <대한제국의 비극/메켄지>,<대한제국멸망사/헐버트>,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비숍>등고 같이 한두 번 제목은 들어보았던 책도 있고, 전혀 생소한 <한국의 아동생활/와그너>, <한국의 야생동물지/베리만> 등과 같은 책들도 소개되어 있다.
이 책들 모두 19세기 말에서 20세기초에 우리 나라에 왔던 외국인들의 흥미진진한 견문기 내지 자서전 성격의 내용이다.
외국인들이 지적한 우리 나라의 문화 중에서 아주 인상적인 몇 가지를 간추려 본다.
첫째, 폭식증.
상류층의 폭식은 허례에 원인, 하층민의 폭식은 다가올 굶주림에 대한 비축.
부모가 자식들을 데리고 잔칫집을 찾아가 굴뚝 뒤에서 등을 두드리며 자식들을 억지로 먹이는 장면...<조선과 이웃나라들/비숍여사>
둘째, 지도층의 부패.
나라 망하는 것보다 족보 불타는 게 더 아까워!
을사조약이 체결되는 순간에도 이 나라를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통곡하고 자살하는 비분강개는 있어도 총을 들고 조국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은 미처 못하고 있었으며 국가를 구할 전략도 없었다.
양반들은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운명을 걱정하기에 앞서 족보가 불탄 것을 애통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서 매켄지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대한제국의 비극/매킨지>
셋째, 아동학대.
특히 여아에 대한 인권유린은 세계에 유가 없을 정도.
노골적으로 그가 아들이 아님을 의미하기 위해 '섭섭이'라고 부름으로써 평생토록 그의 가슴에 멍울을 남긴다. 그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했으며, 8촌 이내의 남자가 아니면 함께 말도 나눌 수 없을 만큼 철저하게 격리된 삶을 살았다. 초경도 치르기 전에 딸을 시집보내는 나라는 아마도 이 세상에서 한국밖에 없을 것..<와그너/한국의 아동생활>
넷째, 여성인권.
집(house)은 있어도 가정(home)은 없어.
양반은 아내가 죽어도 전혀(?)슬퍼하지 않는다.
다섯째, 미신숭배.
푸닥거리에 소비하는 비용이 엄청나다.
여섯째, 단일 아닌 혼혈민족.
쌍꺼풀의 남방계와 아닌 북방계를 비롯하여 최소한 30 개 종족...
끝으로,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왜 이제까지 이런 책들을 애써 외면(?)해 왔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지금도 외국인들이 우리 나라를 보는 시각은 불과 100년 전 이 책들 속에 기록된 시각의 연장 상에서 그리 멀지 않다는 부끄러운 느낌 또한 지울 수 없다.
3.
'삼천리 금수강산'식의 나르시쿠스적 한국사 인식은 자성하라!
「이방인이 본 조선 다시 읽기」는 백년 전 이 땅을 찾아온 서구인들의 시각을 통해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되짚어보고, 그들의 글과 사진을 통해 우리 자신의 빛 바랜 자화상을 되돌아보고 있다. 이 책은 백색우월주의에 젖어 있는 서구인들의 시각을 통해서 한국사를 다시 해석해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들의 눈에 비친 개항기 한국의 모습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바를 깨닫게 해주는데 크나큰 의의가 있다.
이 책에서 선교사들의 눈에 가장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가난과 불결이었고, 더욱 절망적으로 본 것은 상류 사회의 사치와 방탕이었다. 가령 어느 토호의 집 주인 마님은 남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있었고, 남편은 스코틀랜드 위스키와 프랑스의 샴페인과 꼬냑을 두루 갖춘 채 영국제 시거를 물고 있었으며, 집안은 수단제 카페트를 깔고 벽에는 프랑스제 시계와 독일제 거울이 걸려 있고 탁자는 미국에서 수입한 것 등 그 시대 얘기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우리를 놀라게 한다.
선교사들의 눈에 비친 조선 사회의 또 하나 충격적인 것은 끔찍한 아동 학대였다. 한국의 아동생활에 많은 관심을 보인 와그너의 관찰에 의하면 한국의 아동 학대는 다른 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모의 주벽(酒癖)이나 후진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위생적 양육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가장 비과학적인 사회적 편견에서 온다는 것이다. 예컨대 서구인으로서 참으로 견딜 수 없는 것은 아들 선호에 따른 여아의 학대였다. 한국에서 태어난 딸은 시집갈 때까지 아버지와 함께 같은 밥상에서 식사를 하며 인간적인 대화를 할 기회가 없다는 것을 와그너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책에서 이방인들은 조선 사회의 유교적 가치관에 입각한 가족 또는 씨족 중심의 소집단 이기주의를 지적하고 있다. 가족이 살갑게 사는 모습은 아름다울 수 있지만 한국에는 집(house)은 있어도 가정(home)은 없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600-700년에 걸친 주자학적 가치관이 가정에서 여인의 존재를 매몰시켰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또한 선교사들은 한국 사회가 지나치게 보수적인 것을 우려했다. 지나친 중화사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한글이 지식인들로부터 외면당하고 하천한 계급이나 정규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한 여인들의 문자로 전락했다고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저자의 말
백년 전의 한말 풍운을 되돌아보면서 지금을 반추해 보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의 취지이며, 특이 그 당시 이땅을 찾아온 서구인들의 시각을 통해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되짚어 보려는 것은 역사의 윤회가 주는 교훈 때문이다. 그들의 글과 사진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빛바랜 자화상을 되돌아봄으로써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글이 '삼천리 금수강산'식의 나르시쿠스적인 한국사의 인식에 자성의 계기를 제공해 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저자 소개
신복룡(申福龍) : 충북 괴산 출신.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동대학원 수료(정치학 박사). 총무처고등고시위원 역임. 한국정치학회 이사·감사 역임.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회장(1999~2000). 미국 조지타운 대학교 객원교수. 건국대학교 중앙도서관장·대학원장 역임. 대한민국학술원상 심사위원(1990). 현재 독립운동사전편찬위원회 편찬위원. 현재 건국대학교 교수. 저서로 「한국분단사연구(1943-1953)」「한국의 정치사상가」「전봉준평전(역사속에살아있는인간탐구 13)」「한국정치사상사」「한국사 새로보기」등이 있다.
<하멜 표류기>, <대한제국의 비극/메켄지>,<대한제국멸망사/헐버트>,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비숍>등고 같이 한두 번 제목은 들어보았던 책도 있고, 전혀 생소한 <한국의 아동생활/와그너>, <한국의 야생동물지/베리만> 등과 같은 책들도 소개되어 있다.
이 책들 모두 19세기 말에서 20세기초에 우리 나라에 왔던 외국인들의 흥미진진한 견문기 내지 자서전 성격의 내용이다.
외국인들이 지적한 우리 나라의 문화 중에서 아주 인상적인 몇 가지를 간추려 본다.
첫째, 폭식증.
상류층의 폭식은 허례에 원인, 하층민의 폭식은 다가올 굶주림에 대한 비축.
부모가 자식들을 데리고 잔칫집을 찾아가 굴뚝 뒤에서 등을 두드리며 자식들을 억지로 먹이는 장면...<조선과 이웃나라들/비숍여사>
둘째, 지도층의 부패.
나라 망하는 것보다 족보 불타는 게 더 아까워!
을사조약이 체결되는 순간에도 이 나라를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통곡하고 자살하는 비분강개는 있어도 총을 들고 조국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은 미처 못하고 있었으며 국가를 구할 전략도 없었다.
양반들은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운명을 걱정하기에 앞서 족보가 불탄 것을 애통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서 매켄지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대한제국의 비극/매킨지>
셋째, 아동학대.
특히 여아에 대한 인권유린은 세계에 유가 없을 정도.
노골적으로 그가 아들이 아님을 의미하기 위해 '섭섭이'라고 부름으로써 평생토록 그의 가슴에 멍울을 남긴다. 그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했으며, 8촌 이내의 남자가 아니면 함께 말도 나눌 수 없을 만큼 철저하게 격리된 삶을 살았다. 초경도 치르기 전에 딸을 시집보내는 나라는 아마도 이 세상에서 한국밖에 없을 것..<와그너/한국의 아동생활>
넷째, 여성인권.
집(house)은 있어도 가정(home)은 없어.
양반은 아내가 죽어도 전혀(?)슬퍼하지 않는다.
다섯째, 미신숭배.
푸닥거리에 소비하는 비용이 엄청나다.
여섯째, 단일 아닌 혼혈민족.
쌍꺼풀의 남방계와 아닌 북방계를 비롯하여 최소한 30 개 종족...
끝으로,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왜 이제까지 이런 책들을 애써 외면(?)해 왔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지금도 외국인들이 우리 나라를 보는 시각은 불과 100년 전 이 책들 속에 기록된 시각의 연장 상에서 그리 멀지 않다는 부끄러운 느낌 또한 지울 수 없다.
3.
'삼천리 금수강산'식의 나르시쿠스적 한국사 인식은 자성하라!
「이방인이 본 조선 다시 읽기」는 백년 전 이 땅을 찾아온 서구인들의 시각을 통해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되짚어보고, 그들의 글과 사진을 통해 우리 자신의 빛 바랜 자화상을 되돌아보고 있다. 이 책은 백색우월주의에 젖어 있는 서구인들의 시각을 통해서 한국사를 다시 해석해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그들의 눈에 비친 개항기 한국의 모습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바를 깨닫게 해주는데 크나큰 의의가 있다.
이 책에서 선교사들의 눈에 가장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가난과 불결이었고, 더욱 절망적으로 본 것은 상류 사회의 사치와 방탕이었다. 가령 어느 토호의 집 주인 마님은 남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있었고, 남편은 스코틀랜드 위스키와 프랑스의 샴페인과 꼬냑을 두루 갖춘 채 영국제 시거를 물고 있었으며, 집안은 수단제 카페트를 깔고 벽에는 프랑스제 시계와 독일제 거울이 걸려 있고 탁자는 미국에서 수입한 것 등 그 시대 얘기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우리를 놀라게 한다.
선교사들의 눈에 비친 조선 사회의 또 하나 충격적인 것은 끔찍한 아동 학대였다. 한국의 아동생활에 많은 관심을 보인 와그너의 관찰에 의하면 한국의 아동 학대는 다른 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모의 주벽(酒癖)이나 후진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위생적 양육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가장 비과학적인 사회적 편견에서 온다는 것이다. 예컨대 서구인으로서 참으로 견딜 수 없는 것은 아들 선호에 따른 여아의 학대였다. 한국에서 태어난 딸은 시집갈 때까지 아버지와 함께 같은 밥상에서 식사를 하며 인간적인 대화를 할 기회가 없다는 것을 와그너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책에서 이방인들은 조선 사회의 유교적 가치관에 입각한 가족 또는 씨족 중심의 소집단 이기주의를 지적하고 있다. 가족이 살갑게 사는 모습은 아름다울 수 있지만 한국에는 집(house)은 있어도 가정(home)은 없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600-700년에 걸친 주자학적 가치관이 가정에서 여인의 존재를 매몰시켰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또한 선교사들은 한국 사회가 지나치게 보수적인 것을 우려했다. 지나친 중화사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한글이 지식인들로부터 외면당하고 하천한 계급이나 정규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한 여인들의 문자로 전락했다고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저자의 말
백년 전의 한말 풍운을 되돌아보면서 지금을 반추해 보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의 취지이며, 특이 그 당시 이땅을 찾아온 서구인들의 시각을 통해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되짚어 보려는 것은 역사의 윤회가 주는 교훈 때문이다. 그들의 글과 사진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빛바랜 자화상을 되돌아봄으로써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글이 '삼천리 금수강산'식의 나르시쿠스적인 한국사의 인식에 자성의 계기를 제공해 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저자 소개
신복룡(申福龍) : 충북 괴산 출신.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동대학원 수료(정치학 박사). 총무처고등고시위원 역임. 한국정치학회 이사·감사 역임.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회장(1999~2000). 미국 조지타운 대학교 객원교수. 건국대학교 중앙도서관장·대학원장 역임. 대한민국학술원상 심사위원(1990). 현재 독립운동사전편찬위원회 편찬위원. 현재 건국대학교 교수. 저서로 「한국분단사연구(1943-1953)」「한국의 정치사상가」「전봉준평전(역사속에살아있는인간탐구 13)」「한국정치사상사」「한국사 새로보기」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