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피터드러커 자서전
본문내용
에게 그 결과를 보고해 달라고 부탁해도 흔쾌히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GM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모두 내게 정중한 태도를 보이고, 기꺼이 만나주고, 내가 하는 어떤 질문에도 관대했으며 전체적으로 협조적이었다. 도널드슨 브라운이 나를 후원해 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고위 관리 가운데 단 한 사람만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바로 찰스 E. 윌슨, GM의 사장이자 최고운영책임자였다. 나는 두 가지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하나는 노동비용의 유동성과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해치지 않고 고용주에게 수입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훗날 명명했던 '자체관리 공장 커뮤니티'의 필요성이었다. 하지만 이런 아이디어에 대해서 경영진과 노조 모두 거부감과 적의를 드러냈다. 그때 그 장점들에 관심을 보인 유일한 사람이 바로 윌슨이었다.
GM의 중역들이 아무리 능력 있고 흥미로운 사람들일지라도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 그들은 정말이지 '조연'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점점 강해졌다. '슈퍼스타'는 바로 앨프레드 슬론이었다. 중역들이 "슬론씨는 이렇게 생각하십니다"라고 말할 때는 마치 성서를 인용하는 것처럼 들렸고 그들이 내게 자기들의 과거를 이야기해 줄 때면 슬론이 각자의 삶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관련됐던 에피소드를 늘어놓기 일쑤였다. 슬론은 내 연구를 인정하지도 않았고 한 번도 그것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끝까지 지원해 주고 내가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내가 만약 그의 충고를 잘 지켜서 절대 타협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마도 GM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는 때때로 말도 안 될 만큼 오랫동안 인내심을 발휘했다. 그는 1947년에서 1952년까지 『제너럴모터스와 함께 한 나의 삶』이라는 제목의 책을 썼다. 슬론은 각각의 GM 이사들에게 그들의 이름이 거명된 부분을 일일이 보여주고 책에 인용된 사실들을 확인시켜주었다. 하지만 그는 책에 우호적으로 묘사되지 않은 사람들이 모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책을 발행하지 않고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슬론은 그때 일흔 여덟 살이었으며, 그가 가장 바라는 것은 자기가 살아 있는 동안 책을 출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예전 동료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대신 출판을 하기까지 10년을 더 기다렸다. 그는 자기가 책 속에 언급했던 모든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살았고, 책이 출판되어 베스트셀러가 되고 난 1년 후인 아흔 한 살에 세상을 떠났다.
슬론은 전문가에 의해 경영되는 첫 번째 거대조직을 세운 사람, 진정한 전문관리자 1호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헨리 포드는 여전히 소유주의 위치에 있었다. 슬론은 그것이 바로 헨리의 회사가 혜성처럼 떠오르다가 그의 인생 마지막 20년 동안 급속하게 내리막길을 치달았던 이유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GM은 슬론의 본보기와 지도 덕분에 전문적인 회사가 되었다. 그리고 슬론은 전문경영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후대 사람들에게 분명히 제시해 주는 것이 자기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그에게 전문가란 자신의 관심사와 신념과 사생활을 공적인 업무와 분리할 수 있는 사람을 뜻했다. 언젠가 그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어떤 외과 의사가 맹장을 제거할 때는 그가 맹장수술에 능해서라거나 수술 자체를 좋아해서 그러는 게 아니오. 그가 맹장을 제거하는 이유는 환자를 진단한 결과가 그것을 요구하기 때문이에요." 슬론의 책은 바로 진단에 대한 책이다.
어느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언젠가 나와 슬론이 참석했던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고등교육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자 슬론이 거칠게 대꾸했다. "당신은 대기업의 고위관리직에 있으니 제1법칙을 알고 있겠죠. 권위와 책임은 반드시 일치해야 하고, 서로 균형이 잡혀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권위를 원하지도, 그것을 가져야 할 필요도 없다면, 책임에 대해서는 말하지 맙시다. 또한 당신이 책임을 원하지도 않고 책임질 이유도 없다면 권위에 대해서 논하지 맙시다." 이런 슬론의 생각은 경영의 원리에 바탕을 둔 것이다. 책임 없는 권위는 부조리한 것이고, 반대로 권위 없는 책임도 마찬가지다.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독재의 길로 갈 가능성이 있다. 슬론은 전문경영인들에게 좀 더 많은 권위를 주고 싶어했고, 따라서 그들이 높은 책임감을 보여주기를 바랐다.
에필로그
나는 어린 시절부터 인간의 다양성에 매료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름대로 흥미로운 점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그가 얼마나 보수적인지, 아니면 지적으로 능력이 떨어지는지 등과는 상관없이, 일단 그가 자신의 일이나 지식, 흥미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그는 나에게 매력적인 존재로 돌변하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결국 개별적인 존재다. 나는 인간이 다양성과 다원성을 가지며, 모든 인간은 나름대로 독창성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이미 50여 년 전에 나온 첫 번째 작품에서부터 내 모든 책 속에 내재돼 있는 핵심은 바로 이런 신념이다. 나는 언제나 개념보다는 인간에 더 흥미를 느꼈다. 이 책은 인간에 대한 책이며, 따라서 나 자신을 위해 쓴 책이다. 20년에 걸쳐 나는 내가 기억하는 인물들과 함께 살았고, 꿈속에서 그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걸으며, 대화를 나누다가 잠을 깼다.
이 책은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것이고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 연관성이 없다. 하지만 이 책은 사회적 초상화를 제공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이야기가 어떤 '의미'를 갖기 때문에, 또한 그들이 '위대하거나 유명해서' 선택한 것이 아니다. 그 조건에 해당하는 인물은 지그문트 프로이트뿐이다. 나는 그를 잘 알지도 못했으며 내가 여덟 살 때 단 한 번 만났을 뿐이다. 이 책에 기술된 인물들은 내게 중요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선택됐다. 그들이 내게 중요했던 것은 자신들이 속한 사회를 내게 반사하거나 굴절시켜 보여 주였던 방식 때문이다. 이 모든 이야기를 한데 합치면, 개인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가 구성된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다.
GM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모두 내게 정중한 태도를 보이고, 기꺼이 만나주고, 내가 하는 어떤 질문에도 관대했으며 전체적으로 협조적이었다. 도널드슨 브라운이 나를 후원해 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고위 관리 가운데 단 한 사람만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바로 찰스 E. 윌슨, GM의 사장이자 최고운영책임자였다. 나는 두 가지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하나는 노동비용의 유동성과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해치지 않고 고용주에게 수입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훗날 명명했던 '자체관리 공장 커뮤니티'의 필요성이었다. 하지만 이런 아이디어에 대해서 경영진과 노조 모두 거부감과 적의를 드러냈다. 그때 그 장점들에 관심을 보인 유일한 사람이 바로 윌슨이었다.
GM의 중역들이 아무리 능력 있고 흥미로운 사람들일지라도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 그들은 정말이지 '조연'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점점 강해졌다. '슈퍼스타'는 바로 앨프레드 슬론이었다. 중역들이 "슬론씨는 이렇게 생각하십니다"라고 말할 때는 마치 성서를 인용하는 것처럼 들렸고 그들이 내게 자기들의 과거를 이야기해 줄 때면 슬론이 각자의 삶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관련됐던 에피소드를 늘어놓기 일쑤였다. 슬론은 내 연구를 인정하지도 않았고 한 번도 그것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끝까지 지원해 주고 내가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내가 만약 그의 충고를 잘 지켜서 절대 타협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마도 GM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는 때때로 말도 안 될 만큼 오랫동안 인내심을 발휘했다. 그는 1947년에서 1952년까지 『제너럴모터스와 함께 한 나의 삶』이라는 제목의 책을 썼다. 슬론은 각각의 GM 이사들에게 그들의 이름이 거명된 부분을 일일이 보여주고 책에 인용된 사실들을 확인시켜주었다. 하지만 그는 책에 우호적으로 묘사되지 않은 사람들이 모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책을 발행하지 않고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슬론은 그때 일흔 여덟 살이었으며, 그가 가장 바라는 것은 자기가 살아 있는 동안 책을 출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예전 동료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대신 출판을 하기까지 10년을 더 기다렸다. 그는 자기가 책 속에 언급했던 모든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살았고, 책이 출판되어 베스트셀러가 되고 난 1년 후인 아흔 한 살에 세상을 떠났다.
슬론은 전문가에 의해 경영되는 첫 번째 거대조직을 세운 사람, 진정한 전문관리자 1호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헨리 포드는 여전히 소유주의 위치에 있었다. 슬론은 그것이 바로 헨리의 회사가 혜성처럼 떠오르다가 그의 인생 마지막 20년 동안 급속하게 내리막길을 치달았던 이유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GM은 슬론의 본보기와 지도 덕분에 전문적인 회사가 되었다. 그리고 슬론은 전문경영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후대 사람들에게 분명히 제시해 주는 것이 자기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그에게 전문가란 자신의 관심사와 신념과 사생활을 공적인 업무와 분리할 수 있는 사람을 뜻했다. 언젠가 그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어떤 외과 의사가 맹장을 제거할 때는 그가 맹장수술에 능해서라거나 수술 자체를 좋아해서 그러는 게 아니오. 그가 맹장을 제거하는 이유는 환자를 진단한 결과가 그것을 요구하기 때문이에요." 슬론의 책은 바로 진단에 대한 책이다.
어느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언젠가 나와 슬론이 참석했던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고등교육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자 슬론이 거칠게 대꾸했다. "당신은 대기업의 고위관리직에 있으니 제1법칙을 알고 있겠죠. 권위와 책임은 반드시 일치해야 하고, 서로 균형이 잡혀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권위를 원하지도, 그것을 가져야 할 필요도 없다면, 책임에 대해서는 말하지 맙시다. 또한 당신이 책임을 원하지도 않고 책임질 이유도 없다면 권위에 대해서 논하지 맙시다." 이런 슬론의 생각은 경영의 원리에 바탕을 둔 것이다. 책임 없는 권위는 부조리한 것이고, 반대로 권위 없는 책임도 마찬가지다.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독재의 길로 갈 가능성이 있다. 슬론은 전문경영인들에게 좀 더 많은 권위를 주고 싶어했고, 따라서 그들이 높은 책임감을 보여주기를 바랐다.
에필로그
나는 어린 시절부터 인간의 다양성에 매료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름대로 흥미로운 점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그가 얼마나 보수적인지, 아니면 지적으로 능력이 떨어지는지 등과는 상관없이, 일단 그가 자신의 일이나 지식, 흥미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그는 나에게 매력적인 존재로 돌변하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결국 개별적인 존재다. 나는 인간이 다양성과 다원성을 가지며, 모든 인간은 나름대로 독창성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이미 50여 년 전에 나온 첫 번째 작품에서부터 내 모든 책 속에 내재돼 있는 핵심은 바로 이런 신념이다. 나는 언제나 개념보다는 인간에 더 흥미를 느꼈다. 이 책은 인간에 대한 책이며, 따라서 나 자신을 위해 쓴 책이다. 20년에 걸쳐 나는 내가 기억하는 인물들과 함께 살았고, 꿈속에서 그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걸으며, 대화를 나누다가 잠을 깼다.
이 책은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것이고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 연관성이 없다. 하지만 이 책은 사회적 초상화를 제공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이야기가 어떤 '의미'를 갖기 때문에, 또한 그들이 '위대하거나 유명해서' 선택한 것이 아니다. 그 조건에 해당하는 인물은 지그문트 프로이트뿐이다. 나는 그를 잘 알지도 못했으며 내가 여덟 살 때 단 한 번 만났을 뿐이다. 이 책에 기술된 인물들은 내게 중요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선택됐다. 그들이 내게 중요했던 것은 자신들이 속한 사회를 내게 반사하거나 굴절시켜 보여 주였던 방식 때문이다. 이 모든 이야기를 한데 합치면, 개인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가 구성된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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