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이라던가, 현대의학의 한계, 의료보험의 기준에 인한 문제들을 약간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죽을 고생을 해서 살려놓은 환자들에게 의료소송이 걸리는 것을 보면서, 아니면 수련의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고통을 보면서, 훌륭한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수양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환자를 대하는 데 진심이 없다면 그건 기술 좋은 능력자에 지나지 않는 것도 알았다. 전문의가 되는 과정을 훌륭하게 수료하였다면, 환자에게 질병에 대해서는 잘 설명해 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환자를 설득할 수는 없다는 것을 배웠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을 보면 먹고 살기 위해 하루에 4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는 가장이 있다. 그가 하루라도 일을 쉬게 되면 그 집은 생계를 꾸려나가기 힘이 든다. 하지만 일을 계속하면 과로로 병이 악화되어 손쓸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그 상황에서 의사의 진심이 없다면 어떻게 그 가장을 설득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의대를 수석 졸업하여 병원과장이 되는 길만이 진정한 의사가 되는 길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나 나름대로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의사가 되자고 결심했다.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그들의 상황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의사 말이다. 물론 마음만 있어서는 부족하고 혹독한 수련을 통해서 얻어지는 지식이나 능력도 필요하기 때문에 첫 번째 보기와 네 번째 보기의 혼합형, 사람을 진심으로 대할 줄 아는 능력 있는 의사를 목표로 삼았다.
그렇게 부푼 꿈을 안고 한양대의대에 지원했고 결국 합격증을 따내게 되었다. 그런데 새로운 대학생활에 대한 설렘을 안고 대학에 입학할 날만 하루하루 기다리던 중 감기몸살에 걸리게 되었다. 어머니께서는 겨울이 다 끝나가는 시점에 감기에 걸린 나에게 핀잔을 주셨지만 당시에 나는 밥을 못 넘길 정도로 아팠다. 그렇게 이틀을 끙끙 앓으면서 드는 생각이 있었다. 나는 이렇게 작은 병을 앓으면서 힘들다고 말하는데, 내가 과연 환자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것이었다. 사실 병원에서 근무하다 보면 감기로 입원하는 환자들은 거의 없다. 여러 가지 희귀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테고, 시한부인생을 선고 받으며 매일을 죽을 것 같이 힘든 투병생활로 보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곳에서 근무하다보면 환경에 익숙해져서 그런 환자들에게 무뎌지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남의 염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고, 저는 감기라는 사소한 병에도 힘들다고 칭얼대고, 눈물 흘렸다. 그래놓고 병원에서 환자들의 모습을 볼 때는 항상 접하는 흔한 모습이라고 가벼이 넘길지도 모른다.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감히 당신을 ‘이해한다’고 말 할지도 모른다. 직접 경험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그 사람들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을요? 환자의 가족이 되어보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그들에게 ‘당신의 심정을 이해하니 조금만 진정하세요’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다른 사람을 모방하면서 그것이 공감을 통한 감정전이로 이어져 선행으로 연결된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과연 의사로 존재하면서 그들을 모방하면서 그들에게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을까? 내가 힘이 든다고 그런 일들에서 도피하려고 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는 노숙자 이야기가 예시로 나왔다. 노숙자가 당신에게 부탁을 하는데 그것은 매우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당신은 노숙자가 구구절절이 자신의 사연을 말하기를 바라는가, 아니면 담담히 도움을 요청하기를 바라는가? 라는 질문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후자를 택했다고 말했다. 구구절절이 말하는 사연은 공감대를 형성해서 그 부탁을 거절하기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 능력 있는 의사가 되기 위한 수련과정만 힘든 것이 아니라,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은 환자들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는 의사가 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그들에게 친절하게 대한다고해서 진심이 담긴 말을 할 줄 아는 의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환자를 대할 때 필요한 것은 대인관계기술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말 한마디라는 것이다.
그리고 과연 이 두 가지의 의사가 양립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물론 능력 있는 의사와 환자를 진심으로 대하는 의사는 절대로 대립적인 관계라고 말할 수 없다. 서로 독립적으로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면서 환자들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고, 도와주며,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나는 아직 대학병원에서 일해보지 못했지만, 그곳은 한 번에 여러 고급 인력이 움직이며 운영되는 만큼 어쩔 수 없이 진료비용이 많이 나온다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부유하지 못한 서민층에게 대학병원, 그것도 입원은 정말 부담이 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도 장기간 입원과 대수술을 요하는 환자들의 가족에는 빚이 산더미처럼 쌓여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엄청나게 부과된 병원비를 보며 고민하는 환자에게 ‘저희는 당신에게 진심으로 다가갑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환자들의 불신이 쌓이고 쌓여서 그들이 ‘의사들은 돈을 벌기위해 불필요한 조사나 불필요한 수술을 강요한다’고 생각하면 그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그런 상황에서 의사들은 가난한 환자들을 돕기 위해서 자신의 사비로 환자들의 비용을 대주어야 하는 것일까. 그러면서 나는 의사들의 의무란 어디까지인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런 고민은 앞으로 대학을 다니면서든, 병원에서 근무를 하면서든, 진정한 의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짊어지고 가야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힘들다고 목표를 수정하기엔 아직 나는 어리다. 주어진 길을 걸어가면서 힘든 가시밭길도 있을 것이고, 질퍽한 진흙에 발이 빠지는 일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주저앉지 않겠다. 잠시 멈춰서 쉬는 일이 있을지는 몰라도 지쳐서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다. 병원에서 일하면서 환자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어렵다면 일주일에 한번, 한달에 한번이라도 의료봉사 활동을 다니며 내가 갖고 있다고 믿는 의무를 시행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런 꿈을 가지고 있는 한, 멋진 의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겠다.
그래서 나는 나 나름대로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의사가 되자고 결심했다.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그들의 상황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의사 말이다. 물론 마음만 있어서는 부족하고 혹독한 수련을 통해서 얻어지는 지식이나 능력도 필요하기 때문에 첫 번째 보기와 네 번째 보기의 혼합형, 사람을 진심으로 대할 줄 아는 능력 있는 의사를 목표로 삼았다.
그렇게 부푼 꿈을 안고 한양대의대에 지원했고 결국 합격증을 따내게 되었다. 그런데 새로운 대학생활에 대한 설렘을 안고 대학에 입학할 날만 하루하루 기다리던 중 감기몸살에 걸리게 되었다. 어머니께서는 겨울이 다 끝나가는 시점에 감기에 걸린 나에게 핀잔을 주셨지만 당시에 나는 밥을 못 넘길 정도로 아팠다. 그렇게 이틀을 끙끙 앓으면서 드는 생각이 있었다. 나는 이렇게 작은 병을 앓으면서 힘들다고 말하는데, 내가 과연 환자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것이었다. 사실 병원에서 근무하다 보면 감기로 입원하는 환자들은 거의 없다. 여러 가지 희귀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테고, 시한부인생을 선고 받으며 매일을 죽을 것 같이 힘든 투병생활로 보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곳에서 근무하다보면 환경에 익숙해져서 그런 환자들에게 무뎌지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남의 염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고, 저는 감기라는 사소한 병에도 힘들다고 칭얼대고, 눈물 흘렸다. 그래놓고 병원에서 환자들의 모습을 볼 때는 항상 접하는 흔한 모습이라고 가벼이 넘길지도 모른다.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감히 당신을 ‘이해한다’고 말 할지도 모른다. 직접 경험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그 사람들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을요? 환자의 가족이 되어보지도 않았으면서 어떻게 그들에게 ‘당신의 심정을 이해하니 조금만 진정하세요’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다른 사람을 모방하면서 그것이 공감을 통한 감정전이로 이어져 선행으로 연결된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과연 의사로 존재하면서 그들을 모방하면서 그들에게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을까? 내가 힘이 든다고 그런 일들에서 도피하려고 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는 노숙자 이야기가 예시로 나왔다. 노숙자가 당신에게 부탁을 하는데 그것은 매우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당신은 노숙자가 구구절절이 자신의 사연을 말하기를 바라는가, 아니면 담담히 도움을 요청하기를 바라는가? 라는 질문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후자를 택했다고 말했다. 구구절절이 말하는 사연은 공감대를 형성해서 그 부탁을 거절하기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 능력 있는 의사가 되기 위한 수련과정만 힘든 것이 아니라,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은 환자들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는 의사가 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그들에게 친절하게 대한다고해서 진심이 담긴 말을 할 줄 아는 의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환자를 대할 때 필요한 것은 대인관계기술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말 한마디라는 것이다.
그리고 과연 이 두 가지의 의사가 양립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물론 능력 있는 의사와 환자를 진심으로 대하는 의사는 절대로 대립적인 관계라고 말할 수 없다. 서로 독립적으로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면서 환자들의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고, 도와주며,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나는 아직 대학병원에서 일해보지 못했지만, 그곳은 한 번에 여러 고급 인력이 움직이며 운영되는 만큼 어쩔 수 없이 진료비용이 많이 나온다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부유하지 못한 서민층에게 대학병원, 그것도 입원은 정말 부담이 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도 장기간 입원과 대수술을 요하는 환자들의 가족에는 빚이 산더미처럼 쌓여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엄청나게 부과된 병원비를 보며 고민하는 환자에게 ‘저희는 당신에게 진심으로 다가갑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환자들의 불신이 쌓이고 쌓여서 그들이 ‘의사들은 돈을 벌기위해 불필요한 조사나 불필요한 수술을 강요한다’고 생각하면 그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그런 상황에서 의사들은 가난한 환자들을 돕기 위해서 자신의 사비로 환자들의 비용을 대주어야 하는 것일까. 그러면서 나는 의사들의 의무란 어디까지인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런 고민은 앞으로 대학을 다니면서든, 병원에서 근무를 하면서든, 진정한 의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짊어지고 가야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힘들다고 목표를 수정하기엔 아직 나는 어리다. 주어진 길을 걸어가면서 힘든 가시밭길도 있을 것이고, 질퍽한 진흙에 발이 빠지는 일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주저앉지 않겠다. 잠시 멈춰서 쉬는 일이 있을지는 몰라도 지쳐서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다. 병원에서 일하면서 환자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어렵다면 일주일에 한번, 한달에 한번이라도 의료봉사 활동을 다니며 내가 갖고 있다고 믿는 의무를 시행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런 꿈을 가지고 있는 한, 멋진 의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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