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구두 동화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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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나비 같았다. 땅에 스치는 듯 되떨어지는 발꿈치, 온화한 나선을 그리는 팔. 추위에 발이 붓고 맨땅에 쓸려 까져도 그녀는 춤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어머니의 장례식 날, 빨강 구두가 그녀에게 지금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행운을 가져다 준 후에는 특히 빨강구두를 신고 춤을 추는 것을 좋아했다. 열정적으로 춤을 추고 난 후에 쿵쾅거리는 심장, 급속도로 몸 안을 꿰뚫어버릴 듯 질주하는 피.
나이팅게일의 심장을 관통하여 피어난 장미도, 어두운 밤을 꿰뚫어버리는 불의 정수도 빨강색을 품고 있다. 심지어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흘렸다는 보혈조차도 그야말로 선연한 빨강. 그녀에게 빨강은 생명의 상징이었다. 어째서 빨간 구두를 신고 교회에 가서는 안 된다는 걸까. 이렇게도 나를 돋보이게 해 주는데.

“아가씨. 그 빨간 구두는 춤을 출 때나 어울릴 거 같은데. 빨간 구두를 신고 교회에 들어가면 안 돼. 벌을 받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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