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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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정치’는 실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김동인의 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위기인가 위인인가를 떠나 학문(이론)은 실제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미 유목적적으로 학문을 바라보는 것은 내재된 의미를 음미하지 못하고, 유용한 가치에만 집착하게 되기 때문이다. 조선 교육사에서 이러한 현상은 과거제도에 대한 불합리한 가치전도 현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론의 고유한 가치를 뿌리채 뒤흔든다.
그렇다면 이론의 고유한 가치가 대체 무엇이며, 왜 학교에서는 이론에 중점을 두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맛좋은 간장을 십 수년간 만들어오신 할머니는 어떤 수량적 기준이 없이 ‘감’만으로 간장을 만든다. 이론은 실천을 바라보는 하나의 체계를 만드는 작업인 것 같다.어떻게 이 맛이 나오는가에 대해 자료를 수량화(할머니가 집으신 소금의 무게를 잰다)하고, 그 안에 있는 일관된 원리를 설명해 낼 수 있다. 실천의 현상을 바라보는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론은 며느리에게 간장 담그는 법을 전수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손녀, 그 손녀에게도 전해지는 하나의 유산의 형태로 승화되는 것이다. 할머니가 무덤에 가지고 들어갔을지도 모르는 간장의 비밀을 ‘재생 가능한 실천’으로 바꾸는 일은 이론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일이다. 그리고 이론의 안목을 기르는 것은, 실천에 비해 학습자 스스로 하기에 어려운 깨달음의 과정이다. 가치나 지식 전달이라면 각종 언어 자료가 해결할 수 있으나, 살아있는 학습과정인 대화는 교사만이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깨달음을 직접 해주지는 못하는 교사이지만 존재의 이유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키워드

교육,   교사,   교육사,   조선,   유교,   학교,   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