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전래
2. 창작된 배경
3. 작품의 내용
1) 「萬福寺樗蒲記」만복사 저포 놀이
2) 「李生窺墻傳」이생이 담 넘어 아가씨를 엿보다
3) 「醉遊浮碧亭記」홍생이 부벽정에서 취하여 놀다.
4) 「南炎浮洲志」박생의 저승 구경
5) 「龍宮赴宴錄」한생이 용궁 잔치에 초대를 받다.
4. 의미구조와 작가의식
5. 『금오신화』의 장르적 특성
6. 작품의 성격
7. 『금오신화』의 소설미학
8. 만복사저포기
1) 구성단계
2) 「만복사저포기」를 통해 본 작가의 의식
2. 창작된 배경
3. 작품의 내용
1) 「萬福寺樗蒲記」만복사 저포 놀이
2) 「李生窺墻傳」이생이 담 넘어 아가씨를 엿보다
3) 「醉遊浮碧亭記」홍생이 부벽정에서 취하여 놀다.
4) 「南炎浮洲志」박생의 저승 구경
5) 「龍宮赴宴錄」한생이 용궁 잔치에 초대를 받다.
4. 의미구조와 작가의식
5. 『금오신화』의 장르적 특성
6. 작품의 성격
7. 『금오신화』의 소설미학
8. 만복사저포기
1) 구성단계
2) 「만복사저포기」를 통해 본 작가의 의식
본문내용
서도 의연히 법도를 지키려는 노력이 엿보이고 있어 이들 여인들의 시는 여주인공이 갖고 있는 심리의 양면성을 표출시킨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그녀가 죽음과 바꾸었던 절의 정신과도 연관된다.
양생과 여인과의 만남과 이별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또다시 보련사의 플롯으로 이어진다. 이별에 앞서 “저를 버리시지 않는다면 저와 함께 절로 가서 저희 부모님을 뵙는 것이 어떨까요” 라는 여인의 의도는 비록 정상적인 결연은 아니지만 부모에게 마땅히 알려야 하는 부자간의 윤리의 준수라는 선에서 파악될 수 있다. 실제로 양생은 그 기회를 통해서 부모의 허락 하에 여인과 하룻밤을 보내고 결연의 신표로 그의 부모로부터 여인의 유산을 대신 받게 된다.
또한 보련사에서 여인이 양생에게 한 말 역시 주목된다. 그녀는 “저의 행동이 정도에 벗어난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어린 시절에 『시경』과 『서경』을 읽었으므로 대략 예의에 대해서는 알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이러한 여인의 도덕률에 대한 자기반성은 그녀의 절의 정신과 같은 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지만,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현상을 그 자체보다 그것을 지배하는 리(理)에 의해서 파악하는 주리적(主理的) 사고가 중요시된다. 여인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게 된 이면에는 그녀가 스스로 짝을 구한 그 본성적 행위가 인정을 받았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끝내 여인은 “애닯게도 업보는 바뀔 수 없어” 저승길을 떠나게 된다. 양생이 여인의 부모에게서 받은 재물을 팔아 사흘 계속 재를 올리자, 여인이 공중에 나타나 양생의 은덕으로 타국의 남자로 태어났음을 말하면서 양생에게 정업을 닦아 속세의 누를 벗어날 것을 부탁하면서 떠나간다. 그러나 양생은 정업을 닦는 대신 장가도 들지 않고 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고 살다가 후에 부지소종(不知所終)이 된다. 양생이 장가도 들지 않고 속세를 떠났다는 것은 그가 음계의 여인과의 결합을 한갓 장난이나 일시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진실하게 생각했던 것을 의미하며 그렇기 때문에 속세를 떠난 것은 그의 진실을 파괴하는 현실을 그 나름대로 거부하겠다는 의지로 간주할 수 있다.
이처럼 양생이 현실을 거부하면서 동시에 불교에 귀의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불교도 죽음의 횡포에서 그를 벗어나게 할 수 없다는 실망에서일 것이다. 「만복사저포기」에 묘사된 죽음 또는 저승(음계)은 ‘기한 있고’ 엄연한 질서를 갖춘 세계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것으로도 그 질서를 바꿀 수 없는, 인간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세계이다. 김시습은 이러한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으로 먼저 불교를 생각했던 것 같고, 실제로 양생이 사흘 간 재를 올린 후에 여자가 업보를 벗어난 것처럼 어느 정도 그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생이 진정으로 추구한 것은 현세에서의 행복이었고, 이것은 불력으로도 불가능하다는 깨달음이 결국 그가 정업을 닦는 것을 포기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이혜순, 같은 책, pp.12-14
이 작품은 죽음을 초월한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하던 양생의 비극적 좌절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왜 ‘자아에게 부리는 세계의 횡포를 죽음이라는 극한 상황으로 설정했을까?’하는 의문을 가져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조동일은 산 여자를 사랑하지 않고 죽은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세계와 화합하고자 하는 의지가 그 만큼 ‘처절한 지경’에 이르렀음이라 한다. 이혜순, 같은 책 안에서 재인용.
그러므로 신분의 문제나 빈부의 차이 그리고 탐관의 횡포 등 당시 자아가 문제삼을 수 있었던 세계는 다양하게 묘사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시습이 자신과 어긋나고 있는 세계를 죽음처럼 극한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양생과 여인과의 만남과 이별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또다시 보련사의 플롯으로 이어진다. 이별에 앞서 “저를 버리시지 않는다면 저와 함께 절로 가서 저희 부모님을 뵙는 것이 어떨까요” 라는 여인의 의도는 비록 정상적인 결연은 아니지만 부모에게 마땅히 알려야 하는 부자간의 윤리의 준수라는 선에서 파악될 수 있다. 실제로 양생은 그 기회를 통해서 부모의 허락 하에 여인과 하룻밤을 보내고 결연의 신표로 그의 부모로부터 여인의 유산을 대신 받게 된다.
또한 보련사에서 여인이 양생에게 한 말 역시 주목된다. 그녀는 “저의 행동이 정도에 벗어난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어린 시절에 『시경』과 『서경』을 읽었으므로 대략 예의에 대해서는 알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이러한 여인의 도덕률에 대한 자기반성은 그녀의 절의 정신과 같은 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지만,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현상을 그 자체보다 그것을 지배하는 리(理)에 의해서 파악하는 주리적(主理的) 사고가 중요시된다. 여인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게 된 이면에는 그녀가 스스로 짝을 구한 그 본성적 행위가 인정을 받았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끝내 여인은 “애닯게도 업보는 바뀔 수 없어” 저승길을 떠나게 된다. 양생이 여인의 부모에게서 받은 재물을 팔아 사흘 계속 재를 올리자, 여인이 공중에 나타나 양생의 은덕으로 타국의 남자로 태어났음을 말하면서 양생에게 정업을 닦아 속세의 누를 벗어날 것을 부탁하면서 떠나간다. 그러나 양생은 정업을 닦는 대신 장가도 들지 않고 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고 살다가 후에 부지소종(不知所終)이 된다. 양생이 장가도 들지 않고 속세를 떠났다는 것은 그가 음계의 여인과의 결합을 한갓 장난이나 일시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진실하게 생각했던 것을 의미하며 그렇기 때문에 속세를 떠난 것은 그의 진실을 파괴하는 현실을 그 나름대로 거부하겠다는 의지로 간주할 수 있다.
이처럼 양생이 현실을 거부하면서 동시에 불교에 귀의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불교도 죽음의 횡포에서 그를 벗어나게 할 수 없다는 실망에서일 것이다. 「만복사저포기」에 묘사된 죽음 또는 저승(음계)은 ‘기한 있고’ 엄연한 질서를 갖춘 세계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것으로도 그 질서를 바꿀 수 없는, 인간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세계이다. 김시습은 이러한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으로 먼저 불교를 생각했던 것 같고, 실제로 양생이 사흘 간 재를 올린 후에 여자가 업보를 벗어난 것처럼 어느 정도 그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생이 진정으로 추구한 것은 현세에서의 행복이었고, 이것은 불력으로도 불가능하다는 깨달음이 결국 그가 정업을 닦는 것을 포기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이혜순, 같은 책, pp.12-14
이 작품은 죽음을 초월한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하던 양생의 비극적 좌절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왜 ‘자아에게 부리는 세계의 횡포를 죽음이라는 극한 상황으로 설정했을까?’하는 의문을 가져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조동일은 산 여자를 사랑하지 않고 죽은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세계와 화합하고자 하는 의지가 그 만큼 ‘처절한 지경’에 이르렀음이라 한다. 이혜순, 같은 책 안에서 재인용.
그러므로 신분의 문제나 빈부의 차이 그리고 탐관의 횡포 등 당시 자아가 문제삼을 수 있었던 세계는 다양하게 묘사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시습이 자신과 어긋나고 있는 세계를 죽음처럼 극한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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