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복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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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이성복론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1❚ 서정의 재정의
2❚ 아픈 시대의 시인
― ‘사랑’으로의 시적 치유 (󰡔뒹구는 돌󰡕, 󰡔남해󰡕)
3❚ 세계와 만나다
― 조응으로 열리는 세계 (󰡔여름󰡕, 󰡔호랑가시󰡕)
4❚ 몸의 아픔
― 또는 아픔의 육화 (󰡔입󰡕, 󰡔달󰡕)
5❚‘당신은 어느 문으로 나오겠는가’

본문내용

4 문득 그런 모습이 있다(입)에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개를 바라보다가 “당신의 일부가 저렇게 버티고 있는 것을”, 그러한 “당신의 일부가 (중략) 멍청하게/ 일어날 줄 모르고”있는 것을 발견한다. 무기력해 보이는 저 개가 바로, ‘나’임을 깨닫는 순간 “명치끝까지 올라오는 아득함”을 느끼는 것이다. 이처럼 개와 다를 바 없는 육체를 지닌 인간으로서 가지게 되는 아득함과 허무함이 있지만, “곧추세운 개의 허리는/ 개의 의지가 우둔하고/ 완강하고 뻔뻔하게 그의 삶을 버티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듯이 화자도 육체로 삶을 버텨내고 있는 것이다.
이성복은 이처럼 육체로 아파하고 육체로 세계를 감각하는 방식으로 ‘몸의 언어’를 만들어 낸다. “머리에 선풍기 바람을 쐬게 해서는 안 된다. 머리는 감기도/ 잘 걸리고 생각도 많이 해야 하기 때문”(24 다리야, 넌 참 좋겠다, 달)에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몸의 언어’를 믿는 것이다. 이때 시인의 말은 존재의 근저에서 울려 나오고 시는 입(또는 머리)이 없는 것들의 말이 된다. 입이 없는 것들을 대변하는 말이 아니라, 입의 분열이 입 없음의 통합된 힘을 얻는 말이 된다. 황현산, 잘 표현된 불행, 문예중앙, 2012, 647면.
이성복의 시어가 긴장감과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가 이 새로운 언어(몸의 언어)를 끊임없이 지향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모든 건 자세의 문제이다. 자루 빠진 도끼라야 하늘 떠/ 받칠 나무 기둥 찍어낼 수 있다.
현명한 산파라면 아이를/ 받아낸 텅 빈 자궁을 그냥 두지 않으리라. 내장 후벼낸/ 닭의 갈빗대
밑에 인삼, 대추 섞은 찹쌀 주머니를 쑤셔넣듯/ 이, 아이를 파낸 식은 아궁이에 명란젖 같은
알주머니 다/ 시 집어넣으리라. 문제는 생의 건더기와 기름기 뜨는 국/ 물을 다시 바꾸는 것.
문제는 다른 뚝배기 속에 생을 다시 끓/ 여내는 일. 하루 종일 내 정신은, 뱃가죽 불어터진
꽁초/를 흰 담배로 바꾸려고 낑낑거리는, 허리 잘록한 콜라병/ 같다.
―97 모든 건 자세의 문제이다, 달전문
“아이를 받아낸 텅 빈 자궁”을 텅 빈 채로 두는 것이 아니라, “찹쌀 주머니를 쑤셔넣듯” 무언가를 다시 집어넣어야 한다. 그리하여 “생의 건더기와 기름기 뜨는 국물을 다시 바꾸”어야 하고, “다른 뚝배기 속에 생을 다시 끓여내”야 하는 것이다. ‘구멍’난 ‘육체’에 무엇으로든지 채워 넣어야 하는 것인데, 이러한 작업은 “부풀고 꺼지고를 되풀이하는”(112 부풀고 꺼지고 되풀이하면서, 입) 허무함으로 변질되기 쉽다. ‘구멍’난 자리가 바로 ‘욕망’의 자리이기에 어떠한 대체물로도 ‘구멍’을 메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인은 ‘돌’에다 자신을 비유한다.
붕대로 머리 싸맨 아폴리네르처럼 이끼 낀 돌이 있다./ 애초에 괴로울 ‘苦’ 자를 닮은 돌, 이미 괴로웠던 것 아니/ 고 무작정, 무한정 괴로운 돌. 제 옆의 누구와도 제 괴로/ 움 공유할 수 없다고 겨드랑이까지 팔 치켜올린 돌. 전봇/ 대 가로 막대처럼 제 목을 받치고 깍지 풀지 않는 돌. 비/ 늘 돋은 혓바닥으로 마른 입천장 핥으며 몇 안 되는 이빨/을 밀어도 보는 돌. 그러나 돌은 이끼 낀 제 움집에서 빠/ 져 나올 생각이 없다. 온몸이 집이라면 당신은 어느 문으/ 로 나오겠는가.
―50 당신은 어느 문으로 나오겠는가, 달전문
괴로울 ‘苦’의 모양을 닮은 돌을 묘사하고 있는데, ‘풀 초()’ 글자 아래에 돌 모양을 닮은 ‘입 구(口)’가 놓여있다. 시인에게 “겨드랑이까지 팔 치켜올”리고 있는 돌은, “이끼 낀 제 움집에서 빠져 나올 생각이 없”어 보이는 것이다. 그러면서 “온몸이 집이라면 당신은 어느 문으로 나오겠는가.”라고 묻고 있는데, 육체로 생을 버티는 화자가, 결국은 육체 안에 스스로 갇혀 출구를 찾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출구 없음’으로 인해 그의 시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삶에는 육체에는, ‘구멍(결여)’은 있어도 ‘출구’는 없다. 그래서 시의 언어들은 자꾸 미끄러진다.
말레이시아에서 나는 별 모양의 열대과일을 보았다. 피망 썰 듯이 써는 족족/ 별이 되는 과일, 꼭다리 끝까지 썰어도 별이 나오는 과일, 하늘―화채 그릇 속에 떠도는 초록 별―열매. 그러/ 나 하늘의 별은 별 모양이 아니고, 해삼처럼 미끄러워 잘/ 썰리지도 않는다.
―100 별 모양의 열대 과일, 달부분
썰면 별 모양이 되는 과일이 있다. 여기서의 ‘별’을 ‘시(詩)’로 봐도 무방할 때, 썰리는 ‘별’은 그러나 “하늘의 별” 모양과는 같지 않다. 현실세계를 몸으로 부딪는 시인이지만, ‘언어’ 그 자체는 한계를 가지고 있어 온전히 세계를 재현해 낼 수는 없다.
또한, “하늘의 별”, 진정한 시는 “해삼처럼 미끄러워”(기표가 기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영원히 미끄러지는 것처럼) “잘 썰리지도(씌어지지도) 않는다.” 이 시는 결국 ‘언어의 근원적 불가능성’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도연, 이성복 시에 나타난 시적 언어의 가능성과 구원의 문제-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을 중심으로, 한국문예창작학회, 한국문예창작제 10권 2호, 2011년 8월, 219면.
5‘당신은 어느 문으로 나오겠는가’
세계를 ‘진흙 천국’으로 보고 ‘육체’로 세계와 조응하는 시인은, 결국 자신의 구멍 난 육체에 어느 것도 채울 수 없음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어느 문으로 나오겠는가”하고 자문하는 것인데, ‘욕망’은 어떤 것으로도 메울 수가 없기에, 시인의 시 쓰기도 그 원동력으로 인해 지속가능한 것이다.
그의 시 속에는 비루한 것들, 아름답지 않은 것들이 등장하는데, 이성복이 언급 이성복, 나의 시를 말한다-당집 죽은 대나무의 기억, 이성복 시선-정든 유곽에서, 문학과지성사, 1996.
한대로, “시가 우리 삶의 더러운 것들을 기억하고 스스로 더러운 기억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은 삶 자체가 병들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가 삶이라는 병을 치유할 것으로 믿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시의 역할은 삶의 병을 유지시키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그의 ‘병’이 지속되고 그가 계속 아파하는 한, 이성복 시(詩)의 힘은 유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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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13.01.21
  • 저작시기20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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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829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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