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경제] 유교와 여성 그리고 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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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여자의 유비를 통해 사회적인 규범인 남존여비를 산출해낸 것은 음양이론 발달의 한 과정에 불과하다. 이론의 역사는 우리에게 이론 그 자체에 절대적인 논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요구에 따라 내용이 다르게 구성되어 왔음을 말해준다. 이들은 그 자체에 다양한 전개의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시대의 요청에 따라 이론의 재구성이 가능하며, 역사적 전개과정에서의 왜곡된 부분의 비판을 통해 본래의 기능이 회복될 수 있다. 이들 이론은 관계성을 중시하는 논리구조를 지니고 있어 이론 재구성을 통해 남녀의 바람직한 관계를 위한 실천 프로그램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음양이론은 음양을 이원화하여 각각에 특정한 성질을 부여하면서 양강의 남성적 특성이 음유의 여성적 특성에 비해 우월한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음양을 통해 전개될 수 있는 한 측면, 특정한 세계관의 반영이다. 한편으로는 음양 각각의 특정한 성질을 인정한다하더라도 양과 강함을 우위에 둔 것은 역시 특정한 세계관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 음유와 여성적 가치를 우위에 두는 도가의 이론은 유가의 양강과 남성위주의 가치관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조화이론은 원래 다양성과 차이성, 대립면을 인정하면서 그 갈등을 통해 통일을 추구하는 것이다. 초기유가가 활동했던 시기의 문헌은 남녀관계의 조화를 진지하게 검토한 노력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조화이론을 통한 남녀관계의 모색 작업은 차이와 대립, 갈등을 남녀 각자가 인정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전제되었을 때 현실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동시에, 여성의 요구가 남성의 그것과 동등한 수준으로 반영될 수 있는 사회로의 변화는 그 변화를 이끌어갈 새로운 이론을 요청한다. 전통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는 기존의 남녀관계를 규정해왔던 이론들의 논리적 오류에 대한 비판과 그것을 통한 이론 재구성의 작업이 특별히 요청될 것이다. 이러한 필요성은 유교를 부흥시키는 노력이나 유교를 폐기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단순 논리로 끝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현실에 맞는 모습으로서 유교를 이해하려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과 현실이 조화되어 우리의 삶의 모습을 분석해낸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삶을 더욱 자세히, 깊게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참고자료 : 철학과현실 1999년 가을호(통권 제42호) / 153~166쪽(총14쪽) / 한국의 유교 문화와 여성 / 김세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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