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가미 나오코(荻上直子) 감독의‘안경’분석

소개글

오기가미 나오코(荻上直子) 감독의‘안경’분석에 대한 보고서 자료입니다.

목차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안경’ 분석


[도입]
[상승]
[정점]
[하강]
[결말]


[도입]
[상승]
[정점]
[하강]
[결말]

본문내용

끝난 것이다.
소주제 : 현실을 떠난 여행은 언제까지 계속 될 수 없다. 슬슬 뭔가가 끝나가고 있다는 걸 느끼는 타에꼬. 결국 사쿠라 상도 떠나고 그녀 자신도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현실을 무조건 회피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마지막 부분에서 타에꼬의 안경이 바람에 날라가 버린다. 지금까지 안경을 써야만 제대로 보이던 세상이 이제는 안경을 쓰지 않아도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홀가분해지는 기분. 이제 그 곳에 올 때보다 타에꼬는 훨씬 가벼워진 마음이다.
전환점 : 시간의 경과
[결말] : 다음 봄이 되고 이제는 하루나, 유지, 타에꼬가 팥빙수 집의 문을 열고 있다. 그리고 어김없이 찾아온 사쿠라. 또 타에꼬의 제자.
소주제 : 이제 타에꼬도 봄을 맞을 준비가 되어있다. 이제 그녀도 사색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 막연히 찾아왔던 작년과는 다르게 그 봄을 위해 시간을 내고 나머지 시간들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다시 한 번 그 바닷가에서 그들은 여유를 찾고 사색을 즐기고. 아마 매년 그런 봄이 계속될 것 같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미라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알 수는 없지만 누구나 아는 ‘사쿠라’ 라는 이름은 확실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벚꽃을 의미하는 사쿠라는 봄이 오면 나타난다. 봄을 제외한 여름, 가을, 겨울에는 어디서 뭘 하며 사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녀가 봄에 그 곳에 오기 위해 나머지 계절 동안 엄청나게 힘든 육체노동을 하는지, 다른 곳에서 역시 메르시 체조를 가르치는지 누구도 묻지 않는다. 봄은 갑작스럽지만 매년 빠지지 않고 찾아온다. 그리고 벚꽃이 그러하듯 사쿠라도 봄비가 후두둑 내리면 이내 사라진다. 다들 그녀의 자전거 뒷좌석에 타고 싶어 하고 그녀를 사모한다. 그녀는 벚꽃인 동시에 봄인 것이다. 긴 겨울 내내 사람들은 봄을 기다린다. 겨우 봄이 왔나 싶으면 어느새 사라져버리는 봄. 아주 짧고 그 시간동안 사람들은 일종의 환상처럼 몽롱해진다. 봄은 사색하기도 좋은 계절이라 자주 멍해진다. 갑작스럽게 여름이 찾아오면 다시 정신이 번쩍 들고 현실로 돌아간다. 봄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시간인 것이다.
영화에서 바닷가는 극히 비일상적인 공간이다. 그리고 타에꼬는 일반적인 사람을 나타낸다. 하루나와 유지는 현실적이면서 비일상적인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 항상 사색을 하고 여유가 있으며 그 곳에 녹아있는 그들은 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학교 선생님으로 민박집 주인으로 현실을 놓지 않고 있다. 현실을 팽개치고 그 곳을 찾은 타에꼬와는 다르다. 이렇듯 현실을 버리고는 어느 곳에서도 완전할 수 없다.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지만 이야기에 충분한 개연성이 있다. 이는 현실적인 인물인 타에꼬의 변화를 따라가는 구성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일반적인 타에꼬의 마음의 변화와 장소의 변화를 따라가면서 전환점마다 충분한 개연성이 있다. 물론 비가 오자 갑자기 사라지는 사쿠라는 논리적 개연성은 없지만 정서적인 개연성이 충분하다. 그리고 결말 부분에서 유지가 그 전 해에 타에꼬가 잃어버린 안경을 줍고 사쿠라는 타에꼬가 짜준 빨간 목도리를 하고 오고 돌아온다. 어떤 약속도 말도 하지 않았지만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통해 그들은 매년 봄이 되면 항상 그 자리에서 만날 것이다. 이 영화의 주제를 간단히 한 문장으로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굳이 말하자면 ‘자신과 다른 무엇인가에도 언제나 마음을 열 준비가 되어 있으면 똑같은 세상도 다르게 살아갈 수 있다.’ 정도로 정리 할 수 있다. 그 바닷가는 유명한 휴양의 도시도 아니고 번쩍거리는 현대의 문명도 하나도 없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의미를 만들고 그럼으로써 어느 누구도, 어떤 다른 장소도 주지 못할 평온함과 여유를 선물한다. 현실이 견디기 힘들다고 해서 무작정 떠나는 것은 잠시의 회피이지, 어떠한 해결책도 없다. 스스로 여유를 갖고 현실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분석을 통해서 영화를 볼 때는 막연하게 느꼈던 것들을 정확하게 파악 할 수 있었다. 영화가 줄려는 메시지도 확실히 전달 받았고 대강 보고 넘겼던 부분들을 알게 되니 영화가 더 제대로 보였다. 고전적이면서 동시에 대안적인 이 영화는 그런 형식의 의미를 떠나서 주제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두 형식을 골고루 섞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또한 그 주제의식이 나에게도 파고들어 여행에 대한 의미를 스스로 정립할 수 있었고 현실을 살아가는 자세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다음 영화가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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