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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흔들며 박수의 답례 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볼 때 이런 감상문을 쓴다는 건 참으로 고약하고 나쁜 행위라 생각되어지지만, 고생하는 배우들을 위해서 좀 더 뜻깊은 공연, 관객과 소통할수 있는 공연이 되어지길 바래서였다. 공연이 끝나고 지인과 함께 현재 재개발이 한창인 피맛골 근처를 걸어갔다. 피맛골 연가는 진정 이 소리를 듣길 바란다. 두 남녀의 사랑 뿐만이 아닌 이 속에 진하게 우러나고 있는 돼지머리 육수처럼 질척하게 반죽되어 철판위에 부쳐지는 해물 파전처럼 구수한 우리네 인생사 재미난 이야기들을 듣길 바란다. 사랑도 중요하다 하지만 해외 떠나 돈번다고 고생하는 아들을 기다리고 있는 홀어머니도 있으며, 아침에 반찬 투정하다 우유 한잔마시고 훌쩍 떠난 남편을 위해 된장찌개를 끓이며 기다리는 마누라도 있으며, 취직못해 우는 친구의 어깨를 다독여주는 10년지기 친구도 있다. 그들에겐 사랑이 있고 이야기가 있고 그들이 함께 한 시대가 있다. 대형 뮤지컬이라 하여 내용을 간과하고 많은 배우들과 많은 전시물,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뮤지컬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 이번 주가 지나고 나면 시간을 내어 파고다 공원 어르신께 그 옛날 피맛골 이야기를 들으러 가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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