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쿤과 과학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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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하나를 정당화하면서 그 분야를 새롭게 일으키는 일을 자신의 주요 작업으로 할 필요가 없게 된다. 그것은 교과서의 저자에게 맡겨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의 교과서가 주어지면 창의적인 과학자는 그 책이 끝나는 곳에서 연구를 시작할 수 있으며, 따라서 그가 속한 과학자집단의 관심을 끄는 자연 현상의 가장 미묘하고 해득하기 어려운 측면에 전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정상과학은 과학자사회를 외부로부터 고립시킨다. 쿤은 설사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들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퍼즐풀이 형태로 환원할 수 없다면 이는 무시되며, 패러다임의 개념적·도구적 조망 외부에 있는 것은 무엇이건 연관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과학에 대한 쿤의 접근은 본질적으로 '휘그적 역사 해석(Whiggish interpretation of history, 역사는 자유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온 선형적 진보의 과정이며 현재는 그 정점이라는 식의 사고)'에 대한 대응이었다. 휘그적 역사는 [과거를 그 자체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관점에서 과거를 거꾸로 읽어들어가며 현재는 과거의 성취들이 누적된 산물이라고 파악한다. 과학사에서 휘그적 역사를 추방한 것은 그 누구보다 알렉산드르 코아레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쿤은 코아레에게 커다란 지적 영향을 받았음을 밝히고 있다. 쿤은 하나의 역사적 전통이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전통을 형성하는 데 관여했던 이들의 사회적 행위를 이해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했다. 이에 대해 배리 반즈는 이렇게 쓰고 있다: "바로 이런 통찰력이 그의 역사적 감수성과 더불어 쿤의 연구에 독창성과 중요성을 부여해 주는 요소인 것이다. 주어진 형태의 문화가 존속된다는 것은 그 속에서 사회화와 지식 전달의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고, 수용된 의미들과 재현의 범위를 나타내 주는 절차들이 존재하며, 수용가능한 혁신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그 정당성을 공인해 주는 방법이 있음을 의미한다. 주어진 문화의 개념과 재현들이 계속 존재하기 위해서는 이런 모든 것들이 그 문화의 구성원들 자신에 의해 기능이 유지되어야 한다. 주어진 문화 형태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면, 거기에는 인식적 권위와 통제의 원천이 존재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쿤은 과학 연구가 연구자 공동체, 그것이 물려받은 권위적 전통, 그리고 그것이 처한 환경, 이 3자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의 산물이라고 보았다. 연구 과정 전체를 통틀어 볼 때 '이성'과 '논리'가 과학 지식의 진보를 위한 유일한 기준이 되는 지점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과학혁명의 구조』가 처음 출간되었을 때 이 책은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과학자들로부터 나온 반응은 그리 놀라운 것이 아니었다: 결국 쿤이 한 일은 영웅적이고 개방적인 자세를 지녔으며 특정한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은 절대진리의 추구자이자 자연과 실재의 탐구자라는 과학자에 대한 기존 관념을 밑바닥부터 뒤엎은 것이 아니었던가. 그리고 그의 설명에 대한 패러디들이 잘 보여주었듯, 쿤은 과학을 지루한 순응적 활동이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다가 갑자기 비합리적 일탈에 의해 단절되는 것에 지나지 않는 무언가로 축소시켰다. 그러나 [과학자뿐 아니라] 과학철학자들도 쿤에 대해 적대적이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때까지 과학 연구와 그 진보의 본질에 대한 설명을 만들어내는 책임을 맡아 왔기 때문이다. 과학철학자들의 공식화되고 이상화된 연구결과에 비추어 볼 때, 쿤의 설명은 거의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신학, 종교적 개종, 정치혁명과의 비교는 과학자들과 과학철학자들 모두를 질겁하게 만들었다. 철학자들은 또한 쿤의 상대주의에 거부감을 보였다. 과학사 및 과학철학 학계에서 『과학혁명의 구조』는 독창적이지 못하고 건조하며 뒤죽박죽인 저작으로 묘사되었다. 실증주의적 사실 수집의 이미지에 대한 대응으로는 스티븐 툴민이 이미 '틀 구조(framework)'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바 있었고, 역사가이자 철학자인 R. G. 콜링우드도 예전에 유사한 생각을 도입한 적이 있었다. 특히 하버드의 실용주의 철학자인 C. I. 루이스는 세계관의 공약불가능성에 관한 쿤의 가장 급진적인 진술들 중 많은 것들을 이미 예견했다.
그러나 1960년대 말이 되자 『과학혁명의 구조』는 과학철학에서 혁명적인 저작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이 책은 20개 국어로 번역되어 100만 부 이상이 팔려나갔으며, 20세기의 가장 영향력있는 학술서적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이 책이 제시한 패러다임 전환의 개념은 정치학이나 경제학과 같은 분야들에서도 쓰이기 시작했다. 특히 사회학에서 이 책은 열광적으로 수용되었고,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비판적 과학사회학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등장했다. 과학사학자 이언 해킹에 따르면 『과학혁명의 구조』는 다음과 같은 관념들의 종말을 초래했다.
실재론: 과학은 하나의 실재 세계에 관해 알아내고자 하는 시도이다; 세계에 관한 진리는 사람들이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무관하게 진리이다; 과학의 진리는 실재의 어떤 측면을 반영한다.
경계설정: 과학 이론과 여타의 신념 체계 유형 사이에는 선명한 구분이 존재한다.
누적: 과학은 누적적이며 이미 알려진 것 위에 쌓아가는 것이다. 예컨대 아인슈타인 이론은 뉴튼 이론의 일반화이다.
관찰자-이론 구분: 관찰 보고와 이론 진술 사이에는 매우 현저한 차이가 있다.
토대: 관찰과 실험은 가설과 이론을 위한 토대와 정당화를 제공한다.
이론의 연역적 구조: 이론들의 검증은 이론적 전제로부터 관찰 보고들를 연역해 냄으로써 진행된다.
정확성: 과학적 개념들은 매우 정확하며 과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은 고정된 의미를 갖는다.
발견과 정당화: 발견의 맥락과 정당화의 맥락은 별개이며, 우리는 발견이 행해지는 심리적 또는 사회적 환경을, 발견된 사실들에 대한 믿음을 정당화하는 논리적 근거와 구분해야 한다.
과학의 단일성: 하나의 실재 세계에 관해서는 하나의 과학만 있어야 한다; 덜 심오한 과학은 더 심오한 과학으로 환원가능하다; 예컨대 심리학은 생물학으로, 생물학은 화학으로, 화학은 물리학으로 각각 환원될 수 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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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지수14페이지
  • 등록일2002.05.24
  • 저작시기2002.05
  • 파일형식한글(hwp)
  • 자료번호#19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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