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목차

□ 제 목 : 홍루몽
□ 총 페이지수 : 10
□ 목 차:

1. 작가
2. 작품세계
3. 홍루몽의 시대적 배경
4. 주요인물 분석
5. 중국 소설상의 위치
6. 홍루몽의 의의
7.줄거리

본문내용

라지만 그것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문득 또다시 태허환경을 몽유하면서 금릉십이채의 운명이 적힌 그림과 시구를 다시 본 그는 자신의 비극적인 사랑이 인간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운명임을 깨닫고 홍진세계의 모든 현상이 결국은 허무한 꿈에 불과함으로 깨닫게 된다(116회). 그는 마침내 중대한 결의를 다지게 되고 과거시험을 보러 떠나면서 의미심장한 고별사를 남긴다(119회). 그의 출가는 남아있는 보채를 또한 불행하고 외로운 여자로 만들어 버리고 만다. 세 사람의 사랑과 결혼의 갈등 과정은 결국 아무도 승자가 없는 모두의 패배로 끝나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해서 보채는 현실적으로 맺어진 아내로서, 또 대옥은 진심을 주고 받았던 연인으로서 두 사람 모두가 보옥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홍루몽≫속에서 언제나 보채와 대옥이 병칭되고 묘사대목이 경중(輕重)을 나눔이 없이 번갈아 이어서 나타나는 것도 이 같은 두 사람의 위치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보옥이 꿈 속에서 태허환경을 노닐며 금릉십이채의 운명이 적힌 책자를 보았을 때도 보채와 대옥은 하나로 동시에 묘사되고 있었고, 홍루몽십이곡의 첫 대목에도 '이로써 금과 옥을 그리워하고 애도하는 홍루몽을 연출하도다)'의 구절이 있어 작자가 결코 어느 한쪽을 높이고 낮추려넌 포폄이나 경중의 의사가 없음을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
유평백이 일찍이 '채대합일론'을 주장하자 보채의 봉건적 잔재를 공격하는 일부 학자들은 이를 반대하였지만 역시 작자의 본 뜻은 누가 현실적 사고방식을 가졌고 누가 보수적 입장에 서 있었던 것인가를 밝히는 데 있지 않고, 그 모두가 불행한 결과를 맞이한 사람들이라는 데에 한없는 연민과 회한을 드러내고자 했던 것으로 이해된다.
보옥을 둘러싼 직접적인 사랑의 대상은 대옥과 보채로 압축되지만 좀더 넓은 의미에서 그의 관심은 대관원(大觀園) 안의 모든 젊은 여성들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 앞에서 말한 금과 옥도 보채와 대옥을 포함하는 모든 여성으로도 볼 수 있다. 보옥은 결코 천박한 호색가가 아니며 여성숭배론자이다. 어려서부터 그는 '여자는 물로 만든 골육이고 남자는 진흙으로 만든 골육이다'라고 갈파한 바 있으니 철없는 어린아이의 말로 치부하기엔 보다 깊은 의미가 들어있다고 볼 수 있으며 작자의 여성관이 이러한 형식을 빌어 표출된 것임에 틀림없다. ≪홍루몽≫에 등장하는 젊은 여성들은 모두 주인공인 가보옥의 눈을 통해서만 묘사되고 있으며 어떤 형태로든 그와 한가닥 감정교류의 과정을 겪도록 안배되어 있는 점이 주목된다.
≪홍루몽≫의 내용 전개에 있어서 보옥과 대옥, 보채와의 사랑과 결혼이라는 중심축 이외에 이를 둘러싸고 폭넓게 발전하는 또다른 이중구조는 가씨 집안의 흥망성쇠이다. 가씨 집안은 녕국공과 영국공이 가세를 일으킨 이래 백년망족의 명문거족으로서 보옥이 태어날 무렵에는 극에 달한 사치와 낭비로 이미 쇠퇴의 기운이 드러나기 시작했을 때였다. 그러나 곧 이어 보옥의 누나인 원춘(元春)이 귀비(貴妃)에 책봉되면서(16회) 다시 일시적으로 흥성하게 되고, 그녀의 친정들이를 위해 지어진 대관원은 후에 보옥을 비롯한 여러 자매들의 거처로 제공된다(23회). 그들은 이 대관원 속에서 외부 세계의 온갖 풍파를 모르는 채 평화롭고 감미로운 분위기 속에서 사춘기 시절을 보내게 되지만 대가족제도하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부조리와 갈등이 차츰 표면화되고 가부 전체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한다. 집안을 이끌어 가야 할 가부의 남성들은 누구 하나 장래를 걱정하려는 이가 없이 끝없는 사치와 낭비 속에 황음을 일삼고 있을 분이었다. 녕국부와 영국부의 가사를 실질적으로 책임 맡은 가진과 가련이 그 중에서도 더욱 심하였으니 자연히 가풍으로 흐려지고 말았다. 그러던 중 가씨 집안의 후견인이었던 원춘이 젊은 나이에 사망하고(95회), 국법을 어긴 죄를 물어 금의군에 의해 녕국부가 가택 수색을 당하며(105회), 가진과 가사 및 가련 등의 죄가 드러나 각가 세직을 박탈당하고 귀양보내지는 등 가씨 집안은 급격한 몰락의 길을 걷는다. 안살림을 맡으며 사사로운 권력을 마음대로 휘둘렀던 왕희봉도 충격으로 인해 몸져 누웠다가 마침내 죽음을 맞이하고(114회), 가부의 영화를 일생동안 누리다가 만년에 불행한 모습을 목격하게 되는 가모(賈母)도 83세를 일기로 눈을 감는다(110회).
자신의 주위에 있던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가보옥은 서섯히 인간만사에 대한 허무를 느끼고 마침내 대관원을 떠나기로 마음먹게 된다.
≪홍루몽≫에는 이상주의와 현실주의, 유토피아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가 공존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천상 세계의 태허환경과 지상 세계의 가부가 대조적으로 묘사되고 다시 주인공 가보옥의 여러 자매들이 살고 있는 절대 청정의 세계인 대관원 안의 세계와 대관원 밖의 세계가 선명하게 대비된다. 대관원은 지상에 있는 유토피아의 세계인 것이다. 하나는 아직 세상의 때에 물들지 않은 절대 순수, 절대 청정의 세계요, 다른 하나는 온갖 추악한 인간 세태가 난무하는 오탁과 음란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관원의 세계는 가부의 몰락과 함께 차츰 오염되고 결국은 와해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지상에서의 이상 세계가 무너졌을 때 주인공은 마침내 깨달음을 얻고 그곳을 떠나고 만다. 작자는 또다시 진과로써 세계를 양분시키며 이 양면 세계의 대비를 통해 인간의 각종 풍파를 허환으로 승화시키고 인간 현실을 무상과 허무로 종결짓고 있다.
작자는 이 소설의 처음과 끝, 그리고 중간중간에 낭만주의적인 기법을 활용하여 신비적이고 초월적인 색채를 깔면서 실제로 구체적인 묘사에서는 지극히 세밀한 사실주의 수법을 사용하여 등장 인물 모두를 살아서 숨쉬는 인물로 부각시켜 놓았다. ≪홍루몽≫의 인물과 사건은 결코 역대의 다른 소설에서처럼 과장되거나 거창한 영웅호걸의 일을 설정하지 않았고 일상 생활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평범한 인간사의 단면을 다루었지만 치밀하고 정묘한 묘사 기법으로 주인공의 애절한 사랑을 비롯하여 등장 인물간의 미묘한 관계에서 야기되는 심리적인 갈등과 방황까지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키워드

홍루몽,   시대적 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