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소설의 문명 비판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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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서론

2. 과학의 이중성 인식

3. 이농민의 도시 정착과정

4. 인공정원의 한계 및 인륜 상실

5. 결론

본문내용

꾼인 형에 관해서도 '형님이 아버지의속을 썩였다고 그가 애초부터 망골은 아니'며, '남딸으지못할만치 지극히 효성스러'(356쪽)운 인물이었다고 두둔한다. 또한, 김유정은 여급보다는 오히려 기생에게 그 마음을 빼앗기는 인물이다. <따라지>에서 '여러 손님의 사랑에 고이며 이쁜 얼골'(294면)의 '아끼꼬'는 소설가 지망생 '톨스토이'에게 연애 편지를 부탁하기도 하며 그가 밀린 방세 독촉을 받을 때 기꺼이 나서서 주인과 맞서는 등 그에게 자신의 애정을 표현하고자 애를 쓴다. 하지만, '톨스토이'는 그 여급에게 별반 관심과 애정을 느끼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생의 반려>에서 드러나듯, 그보다 다섯 살이 많은 '기생으로는 한 고비를 넘은 시들은 몸'인데다가 '외모도 출중나게 남달리 두드러진 곳'(232쪽)도 없는 기생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여급 '아끼꼬'가 빼어난 미모와 어느 정도의 학력도 갖추고 있으면서 생활력이 뛰어난 현실적인 여성인 반면, 기생은 '그 모양이 세상고락에 몇벌 씻겨나온, 따라 인제는 삶의 흥미를 읽은 사람'(232쪽)에 불과한데, 김유정은 호기있는 생활자인 여급이 아닌 퇴락의 길로 접어든 기생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당시 여급이 도시를 형성하고 있는 새로움의 산물인 반면, 기생은 그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도시에 막 들어서기 시작한 까폐와 여급에게 밀려나가는 전통의 잔영이라 할 수 있을 터 인데 이처럼 김유정은 과거의 것에 더 많은 애착을 가진다. 그리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김유정은 자신의 개성 실현보다는 가족과 그들의 삶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문명보다는 전통의 수호에 주력하는 인물이라 할 것이다.
그러니 만큼 그에게 있어서 전통적인 질서를 위협하는 도시의 비정한 모습은 그 무엇보다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지>에서 김유정이 자신을 일컬어 문명과 발전에 대한 낙관론보다는 오히려 그 부정적 영향력에 주목한 '톨스토이'라 명명한 것에서 드러나듯, 그는 문명앞에 속수무책인 농민의 생활고에 주목하여 그들의 삶을 소설의 주된 테마로 설정하고 있다. 즉 그의 농촌과 산골을 배경으로 한 소설에 드러나는 농민들에 대한 애정은 도시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서 드러나는 문명에 대한 부정 의식과 대조를 보이면서 그의 주된 문학적 관심의 대상이 어디에 있는지 말해 준다.
) 유인순, 「김유정의 작품세계-문단활동 및 문학관」, 『김유정문학 연구』, 강원대학출판부, 1988. 19-21쪽에는 김유정의 문학관을 김유정의 독서 목록과 대비하여 상세히 제시해 놓았다.
김유정은 문명에 의한 소외와 물신풍조를 예감하고 이농민과 도시에 산재한 무수한 거지와 따라지들을 통해 문명에 대해 조소와 조롱을 아끼지 않는다.
이처럼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김유정 소설의 특성을 세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문명은 과학적 진보라는 긍정적 측면에 비해 그 실현에 있어서는 고루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둘째, 이농민의 교활한 도시 정착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 문명이 만든 인공 정원의 한계를 경험한 기층민들은 그 문명을 소유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모두 동원하기에 이르는데, 그 과정에서 그들은 인륜을 저버리고 물질만능의 비정한 인간이 되어간다. 즉, 문명은 과학의 이름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지만, 그 혜택을 고루 받을 수 없는 기층민의 소외를 조장하고 있으며 인간의 욕망을 부추겨 재화 생산력을 삶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으면서 전통적인 인륜을 파기하는 주범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김유정은 이제 이데올로기의 잣대를 벗어나, 당시 태동하고 자리를 굳혀나가던 도시와 그 문명에 대한 부정적 측면을 예리하게 직시한 문명비판자라는 점에서 주목받을 필요가 있다.
문명을 산출한 모태가 되는 근대는 진보와 파괴의 두 가지 속성을 공유하고 있는데, 이것은 흔히 진보주의적 낙관론과 파괴주의적 부정론의 형태로 드러난다. 엄밀히 말하자면, 근대를 기획한 이성은 '자기유지'와 아울러 '자기파괴'의 두 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는데
) 호르크하이머·아도르노, 김유동외 2인역, 「쥴리엣 또는 계몽과 도덕」, 『계몽의 변증법』, 문예출판사, 1995. 134-137쪽. 마샬버먼, 윤호병·이만식 역, 「제2장 마르크스, 모더니즘 및 현대화 : 견고한 모든 것은 대기속에 녹아 버린다」, 『현대성의 모험』, 현대미학사, 1995. 105-158쪽을 참고함.
, 과거 이광수가 관념적인 '자기유지'의 인식 범주에 머물러 있었다면, 김유정은 '자기파괴'의 관점에서 문명을 비판한다. 즉, '자기유지'를 위한 이성의 몸짓이 쌓아올린 욕망의 바벨탑이 종국에는 전통적인 인륜을 사장시키고 마는 '자기파괴'의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엄밀한 의미에서 김유정은 '자기파괴'의 관점에서 문명의 두 얼굴을 정확하게 직시한 문명 비판자이며, 서구가 아닌 1930년대 우리문학사에서 이처럼 문명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이뤄지고 있음은 뜻깊은 사실이 아닐 수 없다.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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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크하이머·아도르노, 김유동외 2인공역, 『계몽의 변증법』, 문예출판사,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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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2002.08.10
  • 저작시기2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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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번호#20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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