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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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관리제'는 왜 실패했으며, 이와 연관된 간부정책의 내용은 무엇이었는가? 북한에서는 '유일관리제'가 1949년에 공식성을 획득하였으나 이러한 '유일관리제'가 요구하는 '과학적 관리'를 실현할 수 있는 훈련된 경제계산 일군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가, 전쟁으로 인한 자원제약 상황과 계획경제 자체가 발생시키는 모순으로 항상적인 공급의 불안정 상태가 지속되어 실패했으며, 간부정책에 있어서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전문적 능력을 갖춘 간부층의 빈곤은 간부배치사업의 혼란을 낳았고, 빈번한 대숙청으로 말미암아 엘리트의 탈락과 진입의 폭이 커지게 되는 상황에서 지도의 전문성이 지켜지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결국 간부선택의 기준이 전문성보다는 당성이 되었다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즉 간부층의 부족은 실무능력만 뛰어난 간부들의 우대현상을 낳았고, 엘리트 층의 불안정성은 당의 정체성의 질을 떨어뜨리게 되어, 행정실무능력보다는 당성을 강화하는, 즉 '專'보다는 '紅'을 강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좀 더 살펴보자면, 간부선발에서 정치적 기준, 즉 당성이 배타적으로 강조되게 된 계기는 55년 4월 전원회의였다. 이후 56년 8월 종파사건을 거치면서는 간부선발배치에서 당성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58년 제1차 당대표자회 문헌은 "간부의 선발 배치 및 육성에서 그들의 당성에 제1차적 의의를 부여하는 것은 어느 부문의 간부문제를 해결하든지 일관된 원칙"임을 분명히 했다. 이렇듯 전반적인 간부선택의 기준이 당성에 있었다는 사실은 정치관련 간부(당)의 권위가 기술간부의 권위보다 훨씬 우위에 서도록 한 것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는 북한의 간부정책의 변천과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中川雅彦에 의하면, 북한은 1955년 4월의 김일성의 [모든 힘을 통일독립과 공화국북반부에서의 사회주의건설을 위하여-우리 혁명의 성격과 과업에 관한 테제](4월테제)에서 사회주의 기초건설을 제기하고, 같은 시기에 '당내계급교양사업'을 강화하는 것을 제기했다. 이와 동시에 '당성단련'을 제기했는데, 이는 당조직 강화와 허가이 등의 소련파 숙청, 박헌영 등의 남조선로동당파의 잔재청산이라는 두가지 목적이 있었다. 한편 1956년의 후르시초프의 스탈린 비판의 영향으로 인해, '수정주의'에 반대하는 의도로서 사상사업을 특별히 중요시했으며, 1960년대에 들어와서는 남한의 박정희정권의 등장과 한-일수교로 인한 '한-미-일 3각동맹'의 등장으로 북한의 '혁명기지'로의 규정과 '간부의 혁명화'를 통해 사상사업을 더욱 강화해 나갔다. 한편, 조선로동당 간부의 제일의 표징은 '당과 수령, 혁명에 대한 충실성'이지만, 실무적 수준도 요구되어 있다고 지적하면서 1980년대에 들어 이러한 실무적 수준이 더욱 요구되어 행정경제간부의 지위상승이 있었고 앞으로도 그러한 경향이 강화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북한에서는 '紅 對 專'의 문제가 그다지 격렬하게 제기되지 않았지만, 이것은 북한의 절충주의적 성격이라기 보다는 북한의 산업화과정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즉 소련식 '유일관리제'도입의 실패와 이에 따른 당성·사상성의 일차적인 강조가 초기 산업화 과정 이후 줄곧 제기되어 온 것에 기인하는 것이라 파악된다. 간부정책의 변화과정에서도 보았듯이, 북한은 '紅 & 專'의 동시추구라기보다는 사상성의 선차적인 중요성을 언제나 강조해오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한가지 더 고려해야 할 요인은 권력투쟁적인 측면이다. 중국과는 달리 북한에서는 한국전쟁과 56년 8월 종파사건을 경과하면서 의미있는 반대세력으로서의 정치세력이 존재하지 않았음도 이러한 북한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에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키워드

북한,   주체사상,   유일사상,   정통적 권리,   사회주의,   민족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