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석의 「태(胎)」에 대하여 - 태(胎), 그 생명의 모순

목차

1. 들어서며.

2. 본론이야기.
① 역사적 소재를 가져온 까닭은??
② 태(胎)에 관한 두 가지 구조
③ 태(胎), 그 생명의 모순.

3. 나오기.

본문내용

만큼 역설적으로 많은 희생과 용서, 그리고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작가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태(胎)는 생명의 근원이며, 또한 희생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생명의 모순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3. 나오기.
오태석의 「태(胎)」를 처음 보았을 때는 익숙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낯설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사육신을 고문하고, 단종을 죽이는 이야기들은 전부 익히 들어왔던 이야기였지만, 그 구조는 매우 색다른 면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태(胎)」는 모순된 구조 속에서 돌고 도는 생명의 순환, 그 위대함에 관한 이야기를 한 작품이다. 충성으로 온 몸으로 보여준 사육신들, 대를 잇기 위해 시아버지를 살해하는 박중림의 손부, 자신의 아들을 기꺼이 받치어 상전의 대를 잇게 하는 종의 충성 등으로 인하여 생명은 힘겹게 이어져 간다. 이렇게 하여 태(胎)는 탄생이며, 계승의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생명의 소중함, 힘에 관하여 이야기한다는 것은 흔한 주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는 독특한 구조를 설정하여 우리에게 신선함을 던져준다. 작품 「태(胎)」의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지만, 복합적으로 짜여있다. 생(生)과 사(死)를 동시에 보여주는 구조는 극히 단순하게 보이지만, 그로 인하여 생(生)은 더욱 부각될 수 있었다.
유치환의 「생명의 서」라는 작품에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라는 부분이 있다. 자신의 생명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아라비아의 사막을 설정한 것은 극한의 상황에서는 생이 약동하고 있음을 더욱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그 극한의 상황에서 오히려 생명이 부각되는 것이다. 이 작품 역시 죽음의 공간인 단종과 세조의 이야기 구조에서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함으로써 생의 위대한 면모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구조를 통하여 작가는 역사적인 사건을 취하여 친근한 감정을 주면서, 오히려 역사성과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 자신의 주제를 잘 전달하였다고 할 수 있다.
사육신을 등장시키는 환상적인 구조 역시, 작가가 자신의 주장을 더욱 부각시킨 면이라 할 수 있다. 죽은 이들의 등장은 오래 전에 있었던 한 사건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는 인식을 확연하게 심어준다.
세상이 바쁘게 돌아갈수록 오히려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잃어버릴 수 있다. 또한, 항상 곁에 있는 것은 그것이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자꾸 잊어버리게 된다.
생명이라는 의미 역시 그러할 것이다. 우리를 살아 숨쉬게 하고 있지만, 그것이 어떻게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지에 관하여 우리는 자주 잃어버린다. 수많은 희생을 딛고 생명은 이어져 간다. 그렇게 돌고 도는 것이 생명의 순환이며, 힘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생명이 그렇게 이어져 가고 있었다는 인식을 우리에게 확실하게 보여준다. 그로써, 생명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느끼게 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이 독특한 것은 과거에 있었던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렇게 현재의 우리에게 많은 부분을 던져주고 있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생명의 순환성, 그 본질에 관하여 단적으로‘태(胎)’라는 제목으로 명하고, 이야기한 이 작품은 이러한 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 참고문헌.
오태석, 『오태석 희곡집』, 오상출판사, 1986
한국문화 예술진흥원 편, 『제10회 대한민국 연극제 희곡집』, 예니, 1987
한국문화 예술진흥원 편, 『제11회 서울 연극제 희곡집』, 예니, 1988
김길수 외, 『한국 극작가론』, 평민사. 1998
명인서·최준호 엮음, 『오태석의 연극세계』, 현대미학사, 1995

키워드

오태석,   태,   희곡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