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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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상실의 시대를 읽고

상실의 시대 감상문

본문내용

레이코를 만나,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
또 주목할만한 점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한결같이 자폐성을 지니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자폐증의 인물은 나오코다. 그녀는 마음의 병을 앓고 멀리 떠나 숲속에 유폐된 정신 병원에 입원하여, 스스로를 모든 것으로부터 단절하고 굳게 문을 닫아버린다. 나오코의 마음의 병은 어릴적부터의 이성친구이자 연인이었던 기즈키가 어느날 아무런 전조도 말도없이 돌연 자살하고 만데서 입게된 마음의 상처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기즈키와 가장 가까운 친구이며, 나오코 자신도 친구처럼 지내던 사이인 ‘나’와의 심적 갈등도, 그녀의 실종과 자살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짐작할 수 있다. 기즈키는 ‘나’와 신나게 당구를 치고 집에 돌아간 날 밤, 차안에서 가스 자살을 하고 만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지막장면은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미도리를 뜨겁게 사랑하면서 그녀의 적극적인 성적 유혹에도 동요하지 않던 ‘나’가 어떻게 19세 연상의 여인과 성적인 향연을 벌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두 번을 읽었지만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면서 '미도리'를 향해 계속 '온 세계에서 너밖에 구하는 게 없다'고 호소하는 '나'의 모습은 비장한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왠지 우스꽝스런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정신병원을 퇴원하여 홋카이도로 가려고 하는 '레이코 여사'와 하룻밤을 보낸 '내'가, '미도리'에게 '너밖에는 구하는 게 없다'고 호소하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이러한 주인공의 모습에서 우리는 변화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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