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계 석탑에 관한 연구

목차

Ⅰ. 구 성

Ⅱ. 내 용

Ⅲ. 맺는말

본문내용

병행해 그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이같은 견해에 따라 필자는 신라계절충양식은 10세기, 순수백제계승양식인 비인오층석탑과 계룡산 남매탑은 11세기 초, 장하리삼층석탑은 11세기 중엽, 은선리산층석탑은 13세기, 죽산리삼층석탑과 귀신사삼층석탑은 14세기, 탑신괴임대형 석탑은 담양읍내리오층석탑.곡성가곡리오층석탑.남원 만복사지오층석탑의 순으로 11세기 후반에서 13세기, 세장고준형 석탑은 고려후기에 운주사석탑은 11세기에서 14세기에 걸쳐 조성되었다는 연대관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필자는 백제계석탑의 건립하한을 11세기 중엽이전으로 보았는데, 이 시기에 해당하는 석탑은 순수백제계승양식인 비인오층석탑, 계룡산남매탑, 장하리삼층석탑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13세기 이후의 건립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일부 신라계절충양식과 순수백제계승양식의 석탑을 제외한 나머지 백제계석탑은 고려시대 전반에 걸쳐 폭 넓게 건립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라계절충양식이 순수백제계 내지는 백제계절충양식보다 먼저 건립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문화는 특정한 정책의 시행으로 소멸되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연속성이란 중요한 특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백제계석탑은 그 유형에 관계없이 전체를 모방하는 것과 일부 양식만을 도입해 기존의 양식에 매치시키는 방법으로 지속적인 건립이 진행된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결국 백제의 옛 영토에서 진행된 백제로의 회귀는 문화로써 대변되었고, 이는 옛 백제의 영토 전 지역에서 고려시대 전반에 걸쳐 유지된 것으로 볼 때 구태여 백제계석탑의 건립하한을 못박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예는 본문에서 거론한 1237년(고종 24)에 담양을 중심으로 일어난 李延年의 亂에서 보듯이 아무리 중앙정부에서 지방조직에 대한 정비를 통해 중앙집권정책을 시행한다해도 면면히 이어지는 '백제에로의 회귀'라는 지역정서와 저항정신은 저지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문제는 필자가 11세기에서 14세기에 걸쳐 건립된 것으로 주장한 운주사의 석탑에서 백제계.신라계.고려식.특수형 석탑등 다양한 양식의 석탑이 검출되고 있어 이를 반증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백제계석탑의 건립은 특정시기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고려시대 전반에 깔린 기층민의 의식을 대변하며 고려 전 시기에 걸쳐 건립된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Ⅲ. 맺는말
우리나라의 석탑에 대한 연구는 우현 고우섭선생 이래 그 맥이 이어지면서 주로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에 집중되어 왔다. 이같은 경향에 따라 그간 발표된 석탑관련 연구실적은 이 시대의 것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고려시대의 석탑에 대한 연구는 그리 활발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학계의 동향을 볼 때 천득염선생의 역저인 『백제계석탑 연구』가 이 방면 연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대단한 것이라 생각된다. 필자는 이 연구를 위해 실제로 현장을 답사하고, 각 유물에 대한 정밀 실측도를 작성해 미술사 연구에 있어 가장 기초적인 자료를 축적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연구성과를 모두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필자 나름대로의 명쾌한 논리를 전개해 누구나 백제계석탑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석조미술은 공부하는 후배의 한 사람으로써 이 연구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던 필자의 노고와 성의에 경의를 표한다.
누구를 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아직도 학문에 더 매진해야 할 입장에 있는 본인 보다 더 연륜이 깊고, 많은 업적을 남긴 분들의 글에 대해 이런 저런 평을 가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모순이라 생각된다.

키워드

백제,   석탑,   양식,   석탑사,   문화,   삼국시대